감사합니다! 책 골라주세요~~

알라딘 플래티넘 더블 등급도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책을 사는 엄마와는 반대로, "도서관에서 빌려읽으면 된다니까요."를 하는 첫째 아이. 세실님께서 책을 보내주신다 하셨을 때 번쩍 손을 들며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선택했다.    

다른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데, 이 책은 신간이라 아직 도서관에 없다며 ... ^^  

<<톰 소여의 모험>>도 즐겁게 읽더니,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도 단숨에 읽어내리고는 뚝딱 독후감을 썼다. (자발적으로 뚝딱 독후감을 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에요. 독후감을 쓰고도 두세 번을 복습을 하며 읽었어요~ ^^)

 

   
  [초등 4, 용이 독후감. 2008.12.] 

이 책머리에는 어떤 육군 대장이 저자의 명령에 따라 '이 이야기의 주제를 찾으려는 사람은 고소 당할 것이고, 교훈을 찾으려면 추방 당하고 줄거리를 찾으려는 사람은 총살 당할 것이다.'라고 써놓았다.  그러나 나는 명령을 어기고 총살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이 독서록을 쓴다.   

허클베리 핀이 흑인 노예 짐을 구해주러 일어난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전 인류가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는데 같은 인간인데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채찍질을 당하는 노예제는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노예를 거래하는 것은 거래하는 사람을 재판에 고소하여 법에 따라 처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 독서록을 읽는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떠한지?
  (이 마지막 문장은 엄마가 종종 제 독서록을 읽고 서재에도 글을 올린다는 것을 알고 쓴 구절인 듯하다. ^^;) 
 
   

그런데, 독후감을 쓰고 나서는 하는 말이 "엄마,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서로 말하는 방법이 달라요. '톰 소여의 모험'은 작가가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이 책에서는 주인공 허클베리 핀이 직접 이야기를 하네요."란다.  

아,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주인공 시점?!  
결국 까마득한 기억을 더듬다가 사전까지 확인해 가며 아이에게 용어를 정확하게 알려주었더니, 아이가 독후감 말미에 몇 마디를 덧붙였다.   

   
  덧붙이는 말. 이 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썼다. 반면에 톰소여의 모험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써졌다. 전지적 작가시점이란 것은 작가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야기를 쓰는 것이고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이 이야기를 보는 것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주인공이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 의해 알게 된다.   
   

아하,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는 주인공이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알게되는구나.
난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 엄마보다 네가 낫다. :)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ookJourney 2008-12-2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덕분에 아이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어요.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__)

마노아 2008-12-29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두꺼운 책을 자발적으로 읽다니! 게다가 이 수준 높은 독서기록까지! 용이는 벌써 난 녀석이라니까요. ^^

bookJourney 2008-12-30 22:49   좋아요 0 | URL
엄마가 읽으라고 하는 책이 아니면 두께에 관계없이, 즐겁게 읽는답니다. (심지어는 우리집에 새로 들어온 모든 가전제품의 매뉴얼까지도 ... ^^;)
그리고, 사실은요 ... 나름 신통한 독서기록은 어쩌다 한 번 쓰는거에요. ^^

2008-12-30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30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8-12-3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말 똑똑한 용이에요. 일학년때는 공부 안시키셨다구요, 흥=3=3=3

bookJourney 2008-12-30 22:51   좋아요 0 | URL
가끔 똑똑한 소리를 하기도 해요. ^^*
정말이에요, 1학년 떄는 공부 안 시켰다니까요. ㅋㅋ

가시장미 2008-12-3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했는데. 그런 비교를 하다니, 꽤 영리하네요. ^^ 가끔보면 아이들이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묻는 것도 너무 귀엽네요. 자신의 생각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귀기울이는 것. 정말 중요하지만 쉽게 키워지지 않는 태도나 자세라고 생각하는데, 안 가르쳐줘도 알아서 잘 하다니.크크 대견하시겠어요~!

bookJourney 2008-12-30 22:55   좋아요 0 | URL
아이랑 얘기하다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답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것들도 많고요.
이런 질문으로 의견을 묻는 것까지는 좋은데, 종종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해서 곤란해지고 있어요. (엄마의 무식함이 마구마구 드러나는 질문들이 느네요. ^^;)
엄마들은 누구나 고슴도치에요. 어느날은 말 안 들어서 속상해 하다가도, 작은 일 하나에 감동하고, 아이가 대견해 보이고 그렇지요. 가시장미님도 희망이의 모든 행동, 말을 그렇게 느끼실 날이 곧 올 거에요. ^^

순오기 2009-01-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벌써 시점도 파악하고 나름 정확한 이해와 명쾌한 해석까지 하는군요.
우리 애들도 엄마가 읽으라고 하는 책은 잘 안 읽어요.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은 두께에 상관없이 보더라고요. 역시 독서도 자율이 중요하죠.^^
추천은 시점을 구별하는 용이에게~ ^^

bookJourney 2009-01-05 00:10   좋아요 0 | URL
자율과 취사선택할 줄 아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것, 엄마 몫이겠지요? ^^
님께서 추천해주신 거 알면 용이가 좋아할거에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