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기구의 기능에 혹해서 사놓고 묵혀두었던 경험이 있어서, 칩메이커를 보고도 조금 망설였다. 이걸 사서 몇 번이나 해먹을까, 혹시 다기능 채칼처럼 구석에 묵혀두었다가 언젠가 방출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주문한 상품을 받고 보니 ...
일단 부피가 작고,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 용기들이 딱딱 들어맞는 것이 마음에 든다. 자주 사용하든, 가끔 사용하든 부피 때문에 천덕꾸러기 될 일은 없겠다.
시험 삼아 감자랑 고구마를 채칼로 썰어보았는데 깔끔하게 잘린다. 처음에 힘조절이 잘 안되어 두께가 살짝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몇 번 해보니 모양도 두께도 고르게 나온다. ^^
채썬 감자를 칸칸이 꽂아 전자렌지에 돌렸더니, 맛도 모양도 그럴 듯한 포테이토 칩이 되었다. 두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칩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짭잘한 과자에 익숙하지 않은 울아들 녀석이 소금이 묻지 않은 게 더 맛있다고 하니, 다음에 만들 때에는 소금을 뿌리지 말아야겠다. 술안주 삼아 먹을 때에만 소금을 살짝 뿌리면 될 것 같다.
첫째 아이가 감자 칩을 먹으면서 하는 말, "엄마, 이건 완전히 생감자로 만든 포테이토 칩이네요. 생감자 칩은 더 비싸던데요." ^^ (전자렌지로만 포테이토 칩을 만드는 것이 신기하다며 원리를 물어보기까지 ... ^^*)
집에 감자가 떨어져서 고구마로 칩을 만들어주었더니 감자 칩이 더 맛있다고 한다. 얘들아, 기둘려라~ 내일 감자 사다가 또 만들어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