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첫째 아이가 "영어 선생님이 영어 이름을 지어오래요. 어떻게 할까요?"라고 내게 물었다.
나이에 비해 구식(!) 사고 방식을 가진 나는 5초도 안 걸려, "네 이름 그대로 하겠다고 해."라고 대답을 해버렸다.
의아해하는 아이에게 붙여준 부연 설명 ...
"영어를 배운다고 영어식 이름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네 이름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건데 말이야. 영어를 쓰는 사람 중에서도 이름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지만 그대로 부르거나 줄여서 부르지 새로 이름을 만들지는 안잖아.", "거기다 네 이름은 영어로도 부르기 쉬운데, 뭐하러 굳이 영어 이름을 만들어? 안 그래?"
그러면서 아이와 내가 내린 결론은 ...
첫째 아이 이름의 뒷 글자만 따서 (내가 평상시에 부르는 대로) 'Yong'으로 하는 것.
그리고, 영어 선생님께서 왜 영어 이름을 다르게 만들지 않았느냐고 하시면,
"You can pronounce my name easily, can't you?"라고 대답을 하기로 했다.
사실, 'Yong'은 이전에도 영어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를 부를 때 사용했던 호칭이라,
"You can pronounce~"를 할 일은 없었던 모양이다. ^^
그나저나, 내가 너무 구식인걸까?

이 문제는 <<난 내 이름이 참 좋아>>와 <<내 이름이 담긴 병>>을 읽으며 아이와 얘기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