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즈음하여 둘째 아이가 '달 달 무슨 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함께 '달'과 '둥근 달'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 정월 대보름을 맞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 대보름 둥근 달을 보면서 소원만 빌 것이 아니라 노래도 같이 불러보면 좋을 것 같아, 달 노래를 추려보았다.
● 둥근 달 ●
(윤석중 작사 / 권길상 작곡)
보름달 둥근 달 동산 위로 떠올라
어둡던 마을이 대낮처럼 환해요
초가집 지붕에 새하얀 박꽃이
활짝들 피어서 달구경하지요
둘째 아이가 잠자리에 들면서도 종종 '보름달 둥근 달'을 불러달라고 하는 바람에, 이 노래는 우리 집의 자장가가 되었다.
● 달 ●
(윤석중 작사 / 권길상 작곡)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달 달 무슨 달 낮과 같이 밝은 달
어디어디 비추나 우리 동네 비추지
달 달 무슨 달 거울 같은 보름달
무엇무엇 비추나 우리 얼굴 비추지
내가 어렸을 때에는 '남산 위에 떴지'로 배웠는데, 우리 용이는 '동산 위에 떴지'가 맞다고 한다. "엄마, 서울 사는 사람만 달을 보는 게 아닌데 '남산'이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라면서 말이다.
● 달 따러 가자 ●
(윤석중 작사 / 박태현 작곡)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 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무등을 타고
장대로 달을 따서 망태에 담자
저 건너 순이네는 불을 못켜서
밤이면은 바느질도 못한다더라
얘들아 나오너라 달을 따다가
순이 엄마 방에다가 달아 드리자
이 노래는 아이들의 맘씨가 너무 예쁘게 들어있어, 내가 특히 좋아하는 노래이다.
● 달맞이 ●
(윤석중 작사 / 홍난파 작곡)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비단 물결 남실남실 어깨춤 추고
머리 감은 수양버들 거문고 타면
달밤에 소금쟁이 맴을 돈단다
아가야 나오너라 냇가로 가자
달밤에 달각달각 나막신 신고
도랑물 쫄랑쫄랑 달맞이 가자
이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고무줄 놀이가 생각이 나서 폴짝폴짝 뛰고 싶어진다.
가사를 찾으며 살펴보니 내가 부르는 달 노래는 모두 윤석중 선생님이 작사하신 노래들이다. 윤석중 선생님의 동시집 <<달 따러 가자>>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동요를 쓰셨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정말 예쁜 가사들이다."라는 생각도 한 번 더 하고.
이 노래들 중 일부만을 알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풀잎동요마을(http://pullip.ktdom.com/)에서 노래를 들려주어야겠다. 음치 엄마의 노래만을 들려줄 수는 없으므로 ... ^^;
오늘 얻은 뜻밖의 수확은 이 책.
윤석중 선생님이 쓰신 '달 항아리'라는 동화도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이 책은 우선 찜해두고, 나중에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