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들의 하루 6 : 유리개구리, 곰팡이 그리고 DNA의 하루 이것저것들의 하루 6
서보현 지음, 이경석 그림, 이명섭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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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아는 '발견'의 역사 속에는 늘 이름이 가려진 조연이 존재합니다. <이것저것들의 하루> 시리즈의 여섯 번째 권은 미립자 같은 작은 입자부터 대륙 이동설 같은 거대한 이론까지, 세상의 수많은 '발견'을 다루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존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입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학습 만화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칸은 작고 글은 빽빽하지만, 그 속에는 지식뿐만 아니라 허를 찌르는 유머가 가득합니다. 마치 옛날 신문에 실리던 카툰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깨알 같은 글씨가 처음에는 접근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재미있는 농담과 유익한 지식이 가득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한 가지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서양의 여성 인물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빠 윌리엄 허셜과 함께 혜성을 관측하며 위대한 천문학자가 된 캐럴라인 허셜이나, 관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독일의 곤충 화가 마리아 메리안 같은 인물들은 서양의 과학자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쉬웠던 어린 독자들에게 성별에 갇히지 않은 넓은 시야를 선사합니다.


    사실 우리가 배운 많은 '발견'은, 이미 그 땅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발견'을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외부인이 처음 보았다고 해서 그것을 '발견'이라 부르는 것이 얼마나 서구 중심적인 시각인지도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하지만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가 아니라, 어린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럼 빙엄이 마추픽추를 '발견'하는 만화에서 원주민 소년이 "우리 가족은 예전부터 알던 곳인걸요!" 하고 말하는 장면처럼요.


    '발견'은 원래 존재하던 가치를 알아보는 일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발자취를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식의 양만큼이나 '지식을 바라보는 태도'를 기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것저것들의 하루 6>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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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권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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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교무실 한구석에는 커다란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그 존재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바쁘게 오고 가는 우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할지 새삼스레 눈길이 갑니다.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의 화자인 식물들은 실내에서 자라는 관엽식물입니다. 이들은 길가에 있는 가로수나 산에 핀 식물들보다 훨씬 더 가깝게 인간의 삶에 맞닿아 있습니다. 책은 실내 식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의 일상을 그려냅니다. 채색의 결이 고스란히 보이는 따뜻한 손그림 삽화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식물의 입장이 되어 인간의 삶을 관찰하게 됩니다. 책 속 일상은 말 그대로 '평범한 하루'지만, 화분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낯설고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림책의 묘미는 본문뿐만 아니라 면지에서도 발견되곤 합니다. 이 책의 앞쪽 면지에는 빈 화분이, 뒤쪽 면지에는 식물이 심긴 화분이 그려져 있어요. 이렇게 앞뒤 면지의 구성을 다르게 해서 서사를 완성하는 책을 만나면 무척 반갑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 독자가 이야기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을 만든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은 흔하지만,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토록 정밀하게 그들의 시선을 담아낸 책은 드뭅니다. 특히 식물을 의인화한 것이 아니라 '식물 그 자체'의 시선을 그린 책은 더욱 그렇지요. 교실도서관은 채울 수 있는 장서의 양이 한정적이라 책 한 권을 고를 때도 신중해집니다.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는 학생들이 편하게 자주 찾는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준다는 점만으로도 오래 남겨두고 싶은 귀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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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 집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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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저희 반 학생이 <만희네 집>을 읽고 독서록에 남긴 "나도 이런 집에 살고 싶다!"라는 문장이 이상하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긴 오후, 교실도서관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 책장을 넘겨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좁은 연립 주택을 떠나 넓은 주택인 할머니 댁으로 이사 가는 만희네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연립 주택으로부터 할머니 댁까지의 간결한 그림지도를 넘기면 옆으로 긴 판형 가득 집안 곳곳의 풍경이 펼쳐져요. 글은 아주 간결합니다. 그저 이곳이 어떤 공간인지만 알려줄 뿐이에요. 정성스러운 묘사를 한껏 즐기라는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1995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2020년대의 우리에게 '예스러움'이라는 선물을 줍니다. 지금은 듣기 힘든 '연립 주택'이라는 낱말부터 대문과 창문의 무늬, 광과 가마솥, 그리고 화장실 바닥의 타일까지, 그림 속 물건 하나하나가 제게는 명절마다 찾아가던 옛 외갓집의 공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잊고 있었던 기억이 그림 속 창살 무늬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다시 한번 읽다 보니 저희 반 학생이 왜 그런 감상을 남겼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장면 장면마다 만희는 꼭 누군가와 함께였거든요. 엄마와 장독대 사이를 탐험하고, 손때 묻은 가위를 할아버지와 함께 구경하며, 동생과 함께 강아지에게 간식을 줍니다. '우리 집'에서 '우리 가족'과 보낸 시간들이 행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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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싹둑 씽씽 어린이 3
강정연 지음, 차야다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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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강정연 작가님을 처음 만난 건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을 통해서였습니다. '레인보우'라는 가상의 인물에게 독자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워크북 형식의 동시집이라는, 그 틀에 박히지 않은 상상력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머리카락이 싹둑> 역시 강정연 작가님 특유의 유연한 사고가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머리카락이 싹둑>은 '씽씽 어린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씽씽 어린이' 시리즈를 '그림동화'라는 장르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본격적인 일기를 쓰기 전 그림일기 단계를 거치듯, 긴 호흡의 동화책으로 넘어가기 전 어린 독자들의 심리적 문턱을 낮춰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입니다.


    책을 읽으며 곳곳에서 어린 독자를 위한 <머리카락이 싹둑>의 배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본문과 삽화의 배치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레이아웃이 자유로워 독자가 지루하지 않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어요. 또 글 속에서 누군가가 한 질문의 답변이 삽화 속에서 그림 문자로 등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로로 책을 돌려야 하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긴 글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시각적인 재미를 느끼며 완독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성이라고 느꼈습니다. 


    비주얼만큼이나 내용도 알찹니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서로를 돕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서도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할 줄 아는 바람직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현실에서 겪을 법한 갈등을 다루면서도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산뜻해서 어린 독자가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기에 좋습니다. 


    그림 위주의 책에서 글 중심의 책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어린 독자들에게 꽤 큰 도전을 하는 때입니다. "나도 긴 글을 읽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때이죠. <머리카락이 싹둑>은 그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아주 적절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제 막 그림책의 품을 벗어나 더 넓은 이야기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어린 독자들에게 이 책을 기쁘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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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카페는 오늘도 영업 중 책 읽는 샤미 61
정화영 지음, 뚱딴지 그림 / 이지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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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어린이 도서 시장에서 귀신이나 괴담, 미스터리 소재는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장르입니다. 자극적이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어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오늘 소개할 <귀신 카페는 오늘도 영업 중>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요즘 초등학생들이 열광하는 요소들을 집약해 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귀신 카페는 오늘도 영업 중>은 이야기만큼이나 삽화가 눈에 많이 띄는 책입니다. 일반적인 동화의 삽화라기보다는 최신 웹툰을 보는 듯한 화려하고 매끄러운 작화를 가지고 있어요. 텍스트보다 영상이나 이미지에 익숙한 세대에게 이질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된 초등학생 인주가, 자신처럼 귀신을 볼 수 있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귀신 카페에서 귀신들이 소원을 들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되었다는 설명은 다소 황당하기도 하지만, 빠른 전개에 힘을 실어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점이 특징입니다. 복잡한 서사보다는 직관적인 재미에 집중해, 평소 독서에 큰 흥미가 없던 학생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 같은 독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가벼운 입문용 도서를 찾는 분들에게 <귀신 카페는 오늘도 영업 중>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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