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희네 집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주, 저희 반 학생이 <만희네 집>을 읽고 독서록에 남긴 "나도 이런 집에 살고 싶다!"라는 문장이 이상하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긴 오후, 교실도서관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 책장을 넘겨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좁은 연립 주택을 떠나 넓은 주택인 할머니 댁으로 이사 가는 만희네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연립 주택으로부터 할머니 댁까지의 간결한 그림지도를 넘기면 옆으로 긴 판형 가득 집안 곳곳의 풍경이 펼쳐져요. 글은 아주 간결합니다. 그저 이곳이 어떤 공간인지만 알려줄 뿐이에요. 정성스러운 묘사를 한껏 즐기라는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1995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2020년대의 우리에게 '예스러움'이라는 선물을 줍니다. 지금은 듣기 힘든 '연립 주택'이라는 낱말부터 대문과 창문의 무늬, 광과 가마솥, 그리고 화장실 바닥의 타일까지, 그림 속 물건 하나하나가 제게는 명절마다 찾아가던 옛 외갓집의 공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잊고 있었던 기억이 그림 속 창살 무늬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다시 한번 읽다 보니 저희 반 학생이 왜 그런 감상을 남겼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장면 장면마다 만희는 꼭 누군가와 함께였거든요. 엄마와 장독대 사이를 탐험하고, 손때 묻은 가위를 할아버지와 함께 구경하며, 동생과 함께 강아지에게 간식을 줍니다. '우리 집'에서 '우리 가족'과 보낸 시간들이 행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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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서가: 초등교사 꿀벌의 어린이책 북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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