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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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학년 2학기 사회 시간에는 역사를 배웁니다. 올해에는 역사를 공부하는 동시에 학생들과 역사 동화를 읽으며 옛날 사람들의 삶을 좀더 생생하게 느껴보려고 해요. 그 시작으로 고른 책은 바로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입니다.    
    <초정리 편지>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며, 2006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지금까지도 출판되고 있는 명작입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막 반포했을 무렵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신분이 낮은 열두 살 남자아이 장운이에요. 장운은 우연히 산에서 만난 이름 모를 할아버지에게서 신기한 글자를 배우게 됩니다. 지금까지 양반들이 쓰던 한자(진서)와는 달리 소리나는 그대로를 옮길 수 있는 글자예요. 장운은 한글을 배우고 난 후 눈부시게 성장합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누이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고, 배운 지식을 글로 적어두었다가 다시 보기도 하지요. 글자를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넓혀 가는 모습은 저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더 감동적인 부분은, 장운이 자신이 배운 글자를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며 다른 이들의 삶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입니다. 이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던 세종의 마음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친 배유안 작가님의 지식 덕분에 책에는 훈민정음이 막 만들어졌을 때의 옛 한글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과 옛 한글들을 살펴보며 지금의 한글과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정리 편지>는 앞서 썼듯 출간된 지 꽤 오래된 책이라 요즘 출간되는 책보다 조금 어려운 낱말이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옛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떤 역사책보다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글자를 통해 성장하는 장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한글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알게 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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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정리 정돈 비룡소의 그림동화 330
타나카 타츠야 지음,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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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감이 어지럽게 흩어진 방, 먹다 남은 음식이 흩어진 식탁은 평범한 시선으로 보면 '정리되지 않은 풍경'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놀이공원이 되고 목장이 됩니다. 바로 타나카 타츠야의 책 <알쏭달쏭 정리 정돈> 속에서요. 


    타나카 타츠야는 SNS에서 일상 속 소품을 재치있게 활용한 미니어처 사진들로 유명합니다. 저도 종종 인터넷에서 타나카 타츠야의 작품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며 놀라고는 했는데, 그림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벼르고 벼르다가 구입해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정리 정돈'을 다루고 있지만, 그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조금씩만 재배치해 완전히 새로운 풍경으로 바꾸는 마법 같은 작업이 이어지죠. 예를 들어 바닥을 굴러다니는 농구공은 열기구의 풍선이, 병뚜껑은 열기구의 바구니가 되고, 식탁 위 흩어진 팝콘들은 목장에서 뛰노는 양떼가 됩니다. 화장실 벽에 걸린 두루마리 휴지는 길게 늘어져 스키장의 슬로프가 되어요.


    사진 한 장 한 장은 아주 섬세하고 정교하게 촬영되어, 한 번 보면 오랫동안 눈을 떼기 힘듭니다. 미니어처 인형들이 생생하게 움직일 것 같고, 평범한 물건들이 있는 내 방이 특별한 공간처럼 느껴지지요.


    <알쏭달쏭 정리 정돈>은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의 씨앗을, 어른들에게는 일상 속 유쾌한 전환을 선물해 줍니다. '정리 정돈'이라는 낱말이 꼭 '치우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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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늑대가 사냥하는 방법
밤코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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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픈 늑대가 사냥하는 방법>은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등골이 서늘해지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은 귀엽고 단순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풍자와 오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책은 '늑대TV' 채널의 라이브 방송이라는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진행자 늑대는 이 라이브 방송을 시청 중인 거대 늑대들을 위해 인간들을 사냥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옛날 늑대들은 인간을 사냥하려면 인간으로 분장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해요. 다음과 같이 하기만 하면 인간들이 알아서 입안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①죽은 생쥐 10마리를 내고 인간 유인기, 즉 와이파이 수신기를 산다.


    ②인간 유인기를 입안에 설치한다.


    ③길거리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린다.


    참 간단하죠?


    그림책의 각 페이지 오른쪽 위에는 스마트폰 화면처럼 배터리, 수신 신호, 와이파이 아이콘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실감을 더하고,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이 그다지 무섭지 않은데도 이토록 오싹해지는 이유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즉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걷는 사람들이 결코 그림 속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길거리로 나가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나도 저렇게 스마트폰만 보면서 걷고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이미 늑대의 먹잇감이 된 것은 아닐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됩니다.


    그림 속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빨간 모자와 할머니, 드라큘라 등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업로드하는 아이,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잊은 연인들도 등장해요. 그림 속에서 이들의 행방을 쫓으며 그림 속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본다면 관찰력도 기를 수 있고, 책을 읽은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배고픈 늑대가 사냥하는 방법>은 귀여운 듯 무서운 그림, 현실을 콕 찌르는 구성,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 보게 만드는 강한 메시지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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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회장 난 책읽기가 좋아
강인송 지음, 윤태규 그림 / 비룡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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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가 큰 사람만 회장이 될 수 있을까요?


    <소곤소곤 회장>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된 따뜻한 동화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조영이는 말수가 적고 목소리도 작습니다. 하지만 다친 아기 참새를 돌보고 이름까지 지어 줄 만큼 속은 누구보다 따뜻한 아이에요. 조영이의 아버지는 반대로 목소리가 아주 큰데, 이 두 사람의 목소리를 글자 크기로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이 차이를 살려보면 책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1학기 학급회장 선거 날, 조영이는 실수로 회장 후보로 출마합니다. 선생님께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려다, 손을 든 것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오해받은 것이죠. 친구들의 "그럴 줄 알았어"라는 시선에 저도 모르게 오기가 생긴 조영이는 오해라고 밝히지 않고 그대로 출마를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회장이 되겠다"라는 공약으로 당선됩니다.


    회장이 된 후에도 친구들은 조영이의 작은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고, 조영이도 친구들이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속상해합니다. 그러던 중 교실 창문에 부딪힌 다친 새를 함께 돌보는 일을 계기로 친구들과 조영이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소곤소곤 회장>은 단순히 '목소리가 작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넘어서, 누구의 목소리든 그 자체로 소중하고 모두가 자기다운 방식으로 반짝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면지의 칠판 일러스트도 귀엽고, 투표 장면은 교실 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현실감을 더해줍니다.


    목소리는 작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다정한 주인공 조영이가 전하는 작지만 큰 울림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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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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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는 고양이가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이름부터 매력적인, 믿음직한 고양이 한 마리의 이야기입니다. '깜냥'이라는 이름은 까만 고양이를 뜻하는 동시에, 순우리말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요. 귀엽고 부르기 쉬우면서도 의미까지 좋은 이름이에요.


    2025년 7월 현재 8권까지 출간된 이 시리즈는 학년에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매 권 동일합니다. 깜냥이 새로운 장소에 도착하고 그곳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깜냥이 특유의 재치와 따뜻함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행복한 결마을 맞이하는 식이에요.


    이처럼 익숙한 구조는 어린 독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새로운 내용을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새 책을 펼치지만 '이번 이야기도 깜냥이 문제를 잘 해결해 주겠지'하는 기대와 신뢰가 쌓이게 되는 구조에요. 시리즈물의 장점을 잘 활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김재희 작가의 귀여운 삽화도 이 책의 매력을 한층 더하는 요소입니다. 표정과 동작이 풍부한 깜냥의 그림은 표지에서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하는 고양이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 줍니다.


    이처럼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는 고양이-문제 해결-따뜻한 결말. 이 세 가지 요소를 안정적으로 반복하면서도, 각 권마다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 신선함을 주기도 합니다. 혼자 읽기 시작한 초등 저학년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독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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