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벽
다이구 겐쇼 지음, 지소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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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사고법을 바탕으로 내 마음을 마주하고, 부정적 감정을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흔히 '삶은 고통이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실제로 살아가며 체감하는 것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삶에는 늘 괴로움이 뒤따른다.


그래서인지 '고통'은 늘 우리의 관심사이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들은 늘 우리의 시선을 끈다.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이 무거운 짐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나는 이 책이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괴로움의 원인과 이를 잠재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 전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그 무엇보다 '내'가 나를 괴롭히는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최근 나를 힘들게 했던 고통들을 이 책을 읽고, 글로 정리하며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다스릴 수 있었는데 덕분에 현재는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만약 나와 같이 마음이 어지럽거나 복잡한 머릿속으로 인해 괴롭다면, 이 책에 담긴 방법 중 나와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해 시험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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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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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로움을 낳는 커다란 요인인 자기방어 본능, '자아' 때문이다.


모든 괴로움은 본인의 내면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마음이야말로 고통을 낳는 제조 공장인 셈이지요.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마음속에서 괴로움이 싹트는 걸까요? 괴로움을 낳는 '나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가 '나'라고 일컫는 존재는 다른 말로 '자아'라 불립니다. 자아란 본능을 바탕으로 한 절대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감정과 생각을 가리킵니다.


'나'라는 가장 중요한 존재가 위협받거나 상처를 입거나 몹시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인간은 스스로를 본능적으로 지키려 합니다.


이런 방어 본능을 '아' 또는 '자아'라고 하는데, 이것이 곧 우리가 인식하는 '나'이며 괴로움의 원인인 '자신'입니다.


스스로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무척 소중히 여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언제든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헛된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망상이 크게 부풀어 오를수록,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에너지도 점점 커져서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반동도 더욱 크게 돌아옵니다.


이처럼 자아는 누구나 지닌 방어 본능이자 무의식의 작용입니다.


(45~48페이지 中)



2.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싶은 충동 '교만'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집단생활을 하게 된 뒤부터 누구나 이 점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왔습니다.


타인의 행동을 지켜보거나 자기와 비교하게 되지요.


바로 여기서 교만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움직임은 이후 자세히 다룰 부러움, 질투, 멸시 같은 괴로운 감정을 낳는 원인이 됩니다.


교만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작용하므로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교만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깨닫고 조금씩 억제하는 것은 가능하지요.


(51~55페이지 中)



3. 자아와 교만 같은 본능에서 비롯되는 감정, '번뇌' 때문이다.


번뇌가 우리에게 나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를 부추기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부처는 이 세 가지 요소에 '탐', '진', '치'라는 이름을 붙여 인간의 육체와 정신, 나아가 인생을 망치는 '삼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욕심(탐), 분노(진), 무지(치)는 한 세트!


'탐'은 욕심을 가리키며 '탐욕'이라고도 불립니다.


'진'은 분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불교에서는 '진에'라 부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치'는 무지를 의미하며 불교에서는 주로 '우치'라고 부릅니다.


지혜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탓에 몸과 마음이 불안정해지는 상태, 또는 지혜가 부족해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르는 상태. 그런 마음 상태를 떠올리면 됩니다.


(56~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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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발견한 괴로움의 이유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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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괴로움을 떨쳐내고 싶다면 이처럼 진지하게 괴로움에 대해 생각해야만 하지요. 거기에 온 인생을 걸고 도전한 이가 부처였습니다.


부처가 발견한 것은 바로 사제팔정도입니다. 여기서 사제란 사성제라 하며, 고·집·멸·도로 이루어진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를 가리키지요.


▷고성제는 글자 그대로 인간이 안은 괴로움

▷집성제는 괴로움을 낳는 다양한 요인과 원리.

▷멸성제는 고통의 원인을 알고 거기서 완전히 벗어난 경지.

▷도성제는 괴로움을 없애는 방법


부처는 많은 사람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순서에 따라 아래와 같이 사성제를 설명했습니다.


삶에는 늘 고통이 따른다.

고통에는 원인이 있다.

고통의 원인을 알면 이를 없앨 수 있다.

고통을 없애는 방법에는 이런 것이 있다.


그리고 '도성제', 즉 고통을 없애는 올바른 길에는 여덟 가지가 있어 팔정도라고 부르는데, 아주 짧게 간추리자면 세상을 살아가며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여덟 가지 마음'을 나타내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66~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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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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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의 마음속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우리 내면에는 그릇된 생각과 고정관념, 욕심·분노·무지처럼 눈앞을 가로막는 많은 '벽'이 우뚝 서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벽'을 넘어서야만 마음에 품은 고통과 고뇌를 내려놓고 지금보다 한결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지요


불교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느끼며 집중하는 것을 '명상'이라고 합니다. 명상이란 온전히 집중하는 힘이자 정신의 에너지를 최대로 활용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자신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수행입니다.


괴로움의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마음속에서 고통이 싹트는 과정을 들여다볼 줄 알면 틀림없이 없앨 수 있다.


이것이 수행을 통해 부처가 얻어낸 결론입니다.


(69~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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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정의와 예방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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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란 마음속에 발생하는 화재와 같습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점점 커져서 쉽게 끌 수 없는 지경이 되지요.


중요한 건 불이 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예방책과 화재가 일어난 순간의 신속한 초기 진화입니다. 무엇보다 '인생에서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란 거의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라는 대전제를 마음속에 담아둡시다. 그것이 가장 슬기로운 예방책이자 쓸모없는 분노를 느끼지 않는 방법이지요.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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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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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사물이라면 그것을 멀리하고,

대상이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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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라보는 불교의 방식과 '마음'에 대한 불교의 기본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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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마음이란 무엇인지'를 깊이깊이 생각한 결과, 마음이라는 그릇은 물과 같은 액체로 가득 차 있으며 그곳에 온갖 감정의 성분이 녹아들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이 성분에 '심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엇을 녹이느냐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지듯 심소 또한 마찬가지라 전한다.


다시 말해, 불교 용어에서 말하는 '심소'는 마음이 일어날 때 함께 작용하는 '마음의 성질들' 또는 '마음의 작용들'을 뜻한다.


이를 보다 쉽게 예를 들면, 투명한 그릇은 마음, 그 안에 들어가는 다양한 액체는 '심소'라고 표현하면 된다.


부처의 십대 제자 중 한 사람인 아누룻다의 말에 따르면, 불교에서 말하는 심소에는 총 52가지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14가지의 해로운 심소와 25가지의 아름다운 심소, 그리고 마음 작용의 기본이 되는 13가지 심소가 존재한다고 한다.


▶해로운 심소(14가지)

●탐(욕심, 집착)

●진(화, 미움, 분노)

●치(무지, 어리석음)

●만(교만, 자만)

●의(의심, 불신)

●악견(잘못된 견해)

●견취견(자기 견해만 옳다고 여김)

●계금취견(잘못된 계열, 의식을 고집)

●유신견(몸에 집착함)

●분(격한 분노)

●한(원한, 미움의 지속)

●부(잘못을 숨김)

●첨(아첨, 꾸밈)

●교(방자함, 거만함)



▶아름다운 심소(25가지)

●신(믿음)

●염(기억, 주의집중)

●참(부끄러움, 양심)

●괴(죄의식, 책임감)

●무탐(탐욕 없음)

●무진(분노 없음)

●무치(어리석음 없음)

●경안(마음의 가벼움)

●부작(게으르지 않음)

●불방일(방일하지 않음-자기관리)

●정(노력, 정진)

●청정(맑고 고요한 마음)

●사(평정심)

●불해(해치지 않음)

●혜(지혜)

●관(관찰력)

●근(부지런함)

●희(기쁨)

●자(자애)

●희(기쁨)

●사(평정심)

●용(용기)

●불해(해치지 않음)

●자(사랑)

●비(슬픔에 대한 연민)



▶기본적 마음작용(13가지)

●작의(주의 집중, 의도를 일으킴)

●촉(대상과 마음이 접촉함)

●수(느낌, 감각)

●상(인식, 상상, 개념화)

●사(사고, 의지 작용)

●욕(원하는 마음)

●승해(확실한 이해와 결정)

●염(주의, 집중력)

●정(집중, 안정된 마음)

●혜(분별, 지혜)

●신(믿음)

●근(정진, 노력)

●불방일(주의력 유지, 게으르지 않음)



위의 심소들을 바탕으로 마음이 평온해지고 인간관계에 관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줄여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다음 두 가지를 제안했다.


1. 해로운 심소를 놓아버리고 아름다운 심소를 기른다.

2. 수행이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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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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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는 고통을 준 상대는 아무렇지 않은데, 오히려 괴로워한 건 나 혼자뿐이었다.


그런 사례를 살펴봤을 때, 부정적 감정이 떠오를 때는 예방을 통해 나를 다스리거나 아니면 평소 좋은 생각, 좋은 습관을 유지함으로써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대상이 사물이라면 그것을 멀리하고, 대상이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방식을 통해 사전에 불을 끄는 방법을 취해보는 것이다.


아니면, 항상 밝고 건강한 생활태도와 생각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유지한다면 나를 불필요한 괴로움으로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와 더불어 인생은 내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은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마음에 새긴다면 평소 나를 괴롭혔던 분노나 괴로움에서 어느정도 멀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


내 마음을 내 스스로 지켜내는 일! 지금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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