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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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많이 들은 문장이 있다.


"순하게 생겨서 부모님이 고생을 덜 하겠다." "부모님에게 효도하게 생긴 얼굴이네." 


"공부잘하게 생겼다." "너 문과지? 아닌가?"


그때는 덕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와서 부쩍 비판적으로 보는 문구이다.


"순하기는 했는데 부모님이 고생은 하셨어요." "공부는 잘 하기는 하는데 수도권은 못 갔어요."


"저 이과이고 공대 갔는데요." 


얼굴만 보고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해도 되는건가?


이 답답함을 <왜 얼굴에 혹할까?">이 시원하게 타파해주었다.


얼굴에 성격이 보이기는 한데...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눈의 성능은 좋다. 


3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에 일부 성격과 IQ까지 실제와 비슷하게 파악한다. 


이를 '찰나의 판단'이라고 한다.


어릴 적 나에게 덕담 비스무리한 말을 해준 사람들도 그런 '판단'을 했을 것이다.


다만 '찰나의 판단'은 몇몇 성격만 단번에 파악하고 나머지는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 좀 답답한 상황이 많았다.


타인이 둥글고 통통한 겉모습만 보고 섬세하고 강단있는 성격을 읽어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 장의 마지막에 있는 작가님의 말이 와 닿았다.


겉모습으로 상대방의 성격을 확신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

 나도 타인에게 그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


웃는 상을 원한다며 바라고 웃어봅시다.


최근에 얼굴과 관련된 평가가 1번 더 있었다. 바로 말하기 워크숍이었다.


발음이나 억양처럼 단번에 이해되는 평가도 있었지만 밝은 미소는 뜻밖의 평가였다.


"이번 발표는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어둡게 할 필요 없어요."


분명 입으로 웃었는데 왜 안 웃었다고 하는것인지 의문이었으나 

미소의 종류를 배우고 알았다.



눈꼬리가 함께 웃는 뒤센 미소와 입만 웃는 팬암 미소가 있다.


팬암 미소를 해도 ZOOM을 이용해서 눈이 잘 보였을 것이다.


그런 환경이라면 뒤센 미소와 팬암 미소를 청자들이 구분하기 쉽다.


그래서 미소 지었어도 안 지은 표정처럼 보였다.


앞으로 발표할 일이 한 두 번도 아니고 이번 기회에 웃는 상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웃는 상이 될 지 감이 안 잡혔다.


  여기서 피그말리온 효과를 다 보네.


너무 흔해서 잊고 있었던 중요한 심리 현상인 피그말리온 현상은 잊고 있었다.


결과론적으로 긍정적으로 만든다면 웃는 상을 만드는데 활용해도 된다.


타인이 해준 말도 자신이 스스로 한 말도 결국은 암시다.


무표정보다 팬암 미소가, 팬암 미소보다 뒤센 미소를 지으면 좋다.


의식적으로 미소짓는 일이 힘든데 잘 아는 심리 효과가 나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내 얼굴도 결국 내가 그리던 모습이라면 피그말리온 효과로 바구면 그만 아닌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의 연속이라면 이런 시도도 나쁘지 않다.


결국 자신을 바꾸는 자는 자신이기 때문이다.


  토막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상식을 더 깊게 배우고 이래저래 활용하기 좋은 <왜 얼굴에 혹할까?>였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시대, 새로운 얼굴 시대가 온 만큼 필수적인 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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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질병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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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무표정으로 산다고 슬픔도 우울도 없는 인간으로 생각하다니 참 어이가 없었다.

주변에서 긍정만 강조하고 그만 좀 우울해하라는데 참 스트레스도 많았다.

역 INTP와 INTJ 왔다갔다 하는 나처럼 엄청 생각많고 고뇌 좀 하시는 분이 낸 책은 없을까? 

궁금해하다 이 책까지 왔다.


이미 제목부터 책벌레 INTJ 마음 속에 취향저격했다.

아니 화병도 질병으로 인정한 마당에 슬픔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을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아!?

긍정주의 아래에서 분노는 인정해도 슬픔은 금기라는 것인지? 참 답답한 곳을 뻥 뚫어주었다.

동시에 무한경쟁주의 사회를 비꼬는 듯한 문구에 생각이 또 많아졌다.

무한하게 경쟁하는 사회에서 한국인은 행복하지 못하고, 그래서 평온한 영원한 잠만 원하는 거라면... 취업으로 힘든 세대인 만큼 더 마음이 가는 제목이었다.


저는 역할에 맞추어서 태어난 게 아닌데요?

유독 역할규범이랄지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 한 방 날리는 내용이었다.

우리 모두 영혼 상태부터 원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당연히 무조건 학생, 성인, 직장인, 자녀, 배우자, 부모님 등 역할을 하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마치 역할이 우리인 양 행동을 강요한다.

역할만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자아가 죽어가도 모르는 풍토를 비판하는 것 같아서 2차로 씁쓸했다. 하지만 우울감과 같이 온 씁쓸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쁘면 웃고 화나면 조심스럽게 풀어야 한다는 사실은 아는데 왜 슬프면 울어야 한다는 사실은 모를까? 슬픔도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다. 쌓이면 해롭기 때문에 울어서 배출해야 한다.

웃음만큼 우는 일도 중요하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어떤 감정이든 분출해서 흐르게 하는 게 좋다.

그런 기본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긍정과 노력만 강조하기 때문에 다른 감정이 묻히는 게 아닐까? 단순한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심오해진다.


INTJ로서 가장 공감이 간 장이다. 

서로 가치를 인정하고 성장하는 관계가 아니면 괜히 에너지 소모하기 싫다.

이용해 먹으려고 맡기는 사람이나 사랑한다고 스스로도 하지 못한 구원을 대신 해달라는 사람도 싫다. 참 INTJ의 마음을 엿보는 듯한 문장이다. 


우울감이라는 말 아래 잔뜩 쏘아올린 현실비판?이 가득한 이 에세이는 우리가 몰랐던 슬픔과 우울감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듯 하다. 마냥 긍정적이게만 보라는 세상의 소리보다 훨씬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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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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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납니다. 

인간 꼬마와 똑같이 생긴 인공지능이 평온한 잠을 맞이하는 끝이었습니다.

유일하게 인류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 잠들었다는 내용의 나레이션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처음부터 본 영화도 아니고 연말에 채널을 돌리다가 들은 한 마디가 너무 강력했습니다.

이렇듯 영화 속에서 한 마디, 한 문장도 명언이 되어 사람을 울립니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장을 울리는 명언집입니다.



영화 속 명언은 참 많지만 막상 활용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영화관에서 보면 글 쓰다가 한순간에 영화의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또 집에서 다시 보면 영화관에서 보던 그 맛이 나지 않아서 찜찜합니다.

그래서 명대사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웬만큼 인기가 있지 않으면 대본집을 구하는 일도 까다롭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이 고마웠습니다.

제가 원하던 영화 속 명언이 다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명언 따라 영화도 보고픈 마음이 드는 구성입니다.

명언도 명언이지만 부드럽게 줄거리 속으로 끌고 가는 작가님의 필력도 대단합니다.


명언집으로 보는 마음

저는 끌리는 대상에 무언가가 있다고 믿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계속 생각하고 신경써서 더욱 눈에 밟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분이 꿀꿀할 때 명언집을 보면 마음을 파악합니다.

<알쓸범잡>에서 판사님이 하신 말씀처럼 인간은 생각보다 자기 마음을 모릅니다.

모르기 때문에 명언집이나 문학 작품을 통해서 거울처럼 비추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끌린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을 주셨어야지. (아마데우스)

세상에서 제일 해로운 말이 "그만하면 잘 했어."야. (위플래쉬)

하나의 작은 이념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인셉션)


1학기 종가하고 글쓰기 수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업에서 글쓰기를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욕망이 생겼지만 능력이 아직 성장하지 않아서 꿀꿀했습니다.

잘 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데 더운 날씨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 선을 긋는 것 같아서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일이 큰 파도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무의식은 생각보다 강하고 분명합니다. 

종종 이런 방식으로 마음을 비추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알고 가는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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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양이 아저씨 - 2021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89
아이린 래섬.카림 샴시-바샤 지음, 시미즈 유코 그림,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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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복슬복슬한 아저씨가 고양이들에게 먹이 주는 모습만 보고 착각했다.

터키나 중동지방 국가들이 고양이에게 그렇게 야박하게 굴지 않는다는 정보를 인터넷 등에서 접해서, 그냥 고양이 좋아하는 아저씨가 평화롭게 고양이를 키우는 내용이라고만 짐작했다.

첫 장에 알라 아저씨의 편지가 나온다. 편지 내용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쟁으로 텅 빈 도시에서, 사람들이 다 떠나고 고양이를 돌보는 아저씨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전쟁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보살피신다니...

어떻게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스한 손길을 내민 것일까?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자신과 가족을 챙기기도 바쁜 전쟁통에 작은 동물인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는 알라 아저씨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각박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점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알레포란 도시를 사랑했기에 사람들이 떠나도 떠나지 못 했던 알라 아저씨

텅 빈 도시에 남은 존재들인 '고양이'를 돌보는 알라 아저씨를 생각하면, 사랑의 기억과 감정이 얼마나 사람에게 소중하고 큰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강한 감정인지 느낄 수 있다.

또 각박하고 자신만 생각해서 붉은색이 난무하는 생각에서, 타인에게 애정을 느끼고 공감하고 이해하며 돌보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성으로든 감성으로든 뭉클한 책이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을 꼽자면 마지막에 있는 편지들이었다.

글 작가님 2분과 그림 작가님 1분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왜냐하면 알레포의 고양이를 돌보는 알라 아저씨의 일을 실화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자애로운 아저씨의 행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소식/그 밖의 전쟁 상황을 알 수 있는 경로를 제시했단 점에서 독특하다.

단순히 책에서 끝나지 않고 현실로 관심이 이어진다. 꾸준한 관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참 신기하고 고마웠다.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방법을 감성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가르쳐주고 실제로 행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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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 해수 1 - 영혼 포식자
임정연 지음 / 산지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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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온 차가운 남자 해수와 매운맛을 좋아하는 고딩 혜수가 만나다?

지하철에 원룸에 스마트폰에 현대화된 저승에서 일하는 차사, 정해수는 어느날 이상한 사건을 담당한다. 마치 죽음만 N회차인 듯 요리조리 정 차사를 피해 도망치는 영혼!

어머나 알고 보니 500년 전부터 활동하던 악령!?

이 놈을 잡기 위해 추격을 하다가 내림굿 받던 혜수의 신장이 되는데...

과연 해수와 혜수는 악령을 잡고 무사히 살 수 있을까?

2010년 후반에 <신과 함께>?

저승사자가 지하철을 타고 지내는 집도 있고, 저승에 스마트폰도 있다.

이 정도면 <신과 함께>의 지하철 씬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정 차사의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리도 이승을 보고 있어서 현대화가 되었다."라는 풍의 말투, 찰떡이다.

또 혜수가 <도깨비>라는 드라마를 언급한다는 점에서 작중 시간대는 2016년 이후이다.

소설 속 기간대는 9월, <도깨비>는 겨울에 방영했기 때문에 적어도 작중 배경시간이 2017년 9월로 볼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하니 적어도 1999년생, 현재 22살이다.

확실히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공감하기 좋았다.

지금 고등학생인 청소년도 나처럼 20대 초반인 사람도 즐기기 좋은 배경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재를 풀어내다니!

신장? 영매? 내림굿? 선무당? 이런 단어를 보면 좀 의아할 수도 있다.

나야 워낙 고령화 지역에 오래 살아서 풍문으로 들은 이야기가 많았다.

신기는 여자에게만 유전이 된다던지? 내림굿을 하지 않으면 신살이 온다든지?

다들 1~2번 정도는 관심을 갖지만 공개적으로 대놓고 말하기에는 좀 그런 소재라서 이야기가 너무 무겁게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워낙 작가님이 흥미진진하고 자연스럽게 녹여서 꺼리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떡밥도 많아서 절로 다음권이 기대되었다.


대형 떡밥 2개

첫 번째 왜 해수가 혜수의 신장이 되었나? 저승사자가 신장이 되는 경우는 없다는데?

둘이 이름이 비슷한 것도 그렇고, 나이대도 비슷한 것이 무슨 운명인가 싶다.

아무튼 둘 다 모르니 나중에 마지막 권에 가서야 풀릴 것 같다.

두 번째는 혜수 단짝이다. 아주 오컬트매니아인 친구다.

클리셰적으로 오컬트매니아들은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특별한 사건이 있기 마련이다.

이 아이가 준 마법진을 혜수가 실현했는지 무언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너무 수상하다.

이 아이의 행동이 부른 작중 결과만 생각해도 흑막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아무튼 스포일러 때문에 이름을 적을 수 없지만, 나중에라도 작가님이 다루었으면 좋겠다.

왜 그 아이가 오컬트에 빠졌는지? 

마지막 에필로그에 나오신 그 분까지 하면 정말 다음권이 궁금해지는 <혜수, 해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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