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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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똑똑"(목소리를 무척 굵게 내면서)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3살 꼬마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한다. 어른이 보았을 때, 얼핏 어린이가 그린 듯 서툴어 보이는 그림 속 등장 인물과 그림들이 이 꼬마에겐 재미있어 보이나 보다. 이야기를 서너 번 들은 후엔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 문을 먼저 찾아내 손으로 가리킨다. 그 문을 두드리는 시늉을 한 후 한 장을 넘기면 그 색깔로 칠해진 , 두 페이지에 가득 채워진 문이 나타난다. 더 큰 소리로 문을 두드리린 후 한 장을 넘기면...와! 또 다른 등장인물들이 살고 있는 방이 나온다. 그렇게 마지막 파란 문을 두드리면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세상에 혼자 떠 있는 달님이 보인다. 그리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현실 속에서 책을 읽는 3살 꼬마와 이모의 이야기.

  책을 방바닥에 두고 아이의 손을 잡은 채 베란다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 보면, 금방 책 속에 있었던 달님이 어느새 하늘에 돌아와 있다. 이야기 속 달님과 같은 모습이기도 하고 전혀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접시 닮은 둥근 달님, 눈썹이나 송편 닮은 반쪽 달님.......달님을 훔쳐보다 보면 어느새 밤은 깊어가고 졸음이 쏟아진다.

  달님한테 인사하고 꼬마와 이모도 서로 인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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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봉지 공주 비룡소의 그림동화 49
로버트 먼치 지음, 김태희 옮김, 마이클 마첸코 그림 / 비룡소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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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님은 예쁜 드레스 입고 우아한 포즈와 나긋나긋한 표정으로 왕자님만을 기다리면 되었다. 기다리던 왕자님이 먼저 다가와 내민 손을 잡고 조용히 따라가기만 하면  변함없이 호화로운 궁전 속에서 펼쳐지는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거였다.

  아름다운 엘리자베스는 다르다. 공주로 키워진 게 아니라 스스로 존엄한 공주가 되었다. 성이 불타고 좋아하는 왕자가 납치되자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폐허에서 일어나 왕자를 구하러 떠난 것이다. 그러나 용을 물리치고 왕자 앞에서 섰을 때,   왕자 입에서는 어이 없는 말이 튀어 나온다.

  용을 물리쳐야 했던 험난한 모험이 없었다면 그녀는 결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왕자와 결혼해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왕자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중요한 순간'을 갖지 못했을 테니까....

  '책 속에 분명 길은 있다.' 콩쥐팥쥐,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들과는 전혀 다른 엘리자베스의 모험을 쫓아가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게 있다. 올바른 선택,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많은 경험을 해야 하며 '기다리는 어여쁜 공주'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용기있고 자존심 강한' 공주여야 함을...

  의외로 자신의 딸을 '공주'라고 부르는 젊은 엄마들을 자주 본다. 그 엄마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건, '공주인 자신의 딸'이 아니라 '공주를 낳은 왕비'로서 대접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 어떤 이름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행동, 사고방식,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대접받는 공주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공주'로서 우리 아이들을 기르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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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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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와 유치원, 각종 유아교육기관에서 시작된 스티커 붙이기 경쟁은 이제 학습지 회사에까지 퍼졌다. 학습지가 오면 제일먼저 스티커를 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난 한때 아찔함을 느꼈다.

생각해 보았는가? 왜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는지,  나는 잘 하는 행동을 시각적으로 표시하여 그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의미는 뒤로 밀려나고 스티커를 얻기 위한 '경쟁'으로 변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비디오로 먼저 만난 이 이야기 역시 별 스티커가 문제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마을 사람들은 온 몸에 별을 붙이고 있다. 단, 색깔이 제각각이다. 그런데 주인공 소년은  남들과 다른 색깔의 별만 잔뜩 달고 있다. 뚜렷하게 나븐 의도는 없지만 번번히 실수를 하게 되어 그 때문에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나쁜 별을 많이 달게 된 것이다.  결국 소년은 자신에 대해 부끄겁게 여기게 된다.그러다가 누군가를 만난다. 자신의 온 몸에 덕지덕지 붙은 별의 색깔이나 갯수가 아닌, 소년의 마음을 따뜻하게 들여다 봐 주는 사람. 그리고 그에게서 중요한 가르침을 받는다.(나는 이 부분이 지나치게 설명적이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별 하나를 뺀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현실과 닮아서 그리고 주제의 중요성에 손을 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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