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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거절을 못했습니다
이지현 지음 / Book Around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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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해야 할 지 몰라서 결국에는 (물건) 한 개 살 것을 두 개나 사고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심리 이론이 아닌, ‘거절’ 못해서 경험했던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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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거절을 못했습니다
이지현 지음 / Book Around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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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지 모르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략) 나의 이 거지 같은 소심함 때문에 놓치고 산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중략) 나는 도무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인용)


<오늘도 거절을 못했습니다>의 저자 ‘이지현’ 님은 그 동안 돌덩이처럼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던 주저함, 소극적인 태도, 전전긍긍, 소심함 등 그녀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막고 있던 장애물들을 이 책을 써 나가는 동안 상당히 많이 거두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제야 비로소 정신적 혹은 심리적으로도 ‘자유롭게 할 말은 하면서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삶을 살 수 있는 성숙한 인격체’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음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공동체 (가족을 시작으로 학교, 첫 직장, 직업 공동체, 취미 단체 등)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삶 속에서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오래 계속되면 자존감의 상실에 이어 소극적이거나 침묵하는 삶, 심할 경우에는 극도의 우울함을 지나 분노의 삶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Reading 독서> (Image from Unsplash (CC)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규범의 준수, 가족이 우선시 하는 가치와 형제자매 상호 간의 질서 및 태도, 타인과의 관계 형성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자신의 방어 본능과 공격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안되요! 혹은 노 No!‘라고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예상되는 보복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 무엇이 정의롭고 정당한 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안된다고 말했을 경우 공동체 구성원으로부터 부정적인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노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직감으로 알고는 있으나 그 감각을 신뢰할 수 없는 상태로 인해 ‘아니오!’ 라는 말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사회 공동체에서 혼자가 되거나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의 가치관 혹은 타고난 성격으로 인해 타인의 눈에 띄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직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미리 짐작하거나 가상하여 판단하는 경우에도 타인을 향해 선뜻 ‘아니요 혹은 안되요!’라는 발언을 하지 못합니다.


위의 모든 상황들은 사람의 타고난 개성과 진실성, 즉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하는 진정한 필요와 욕구, 기쁨과 두려움, 열정과 신념…등 타인과 구별되는 진정한 자아 또는 온전한 정신적 충만감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데 강력한 방해물이 됩니다.


상황에 맞추어서 적절하게 "아니요"라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일과 삶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 생존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고 번영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Nope' (Source: Photo by Daniel Herron on Unsplash (CC))


저자는 사람을 사귀는데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독자인 내가 보기에는 마음 속에서는 그 누구보다 사람을 찾고 있음을 글 전체를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좋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지…그 방법을 몰라서 마음 속에 내재된 두려움이 행동 혹은 말하기를 주저하는 상태로 나타났을 뿐 입니다.


거절하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동생이랑 유럽 갔다 와!“라는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감히 거절도 못하고 숙제 하듯 떠난 한 달 간의 여행이 어쩌면 이 책을 쓸 수 있기까지 삶의 변화를 초래한 '전환점(Turning Point)'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가족 어른의 말에 거절 못하고 도착한 생애 첫 해외 여행지에서 저자는 횡단보도에서 무조건 정지해 주는 런던의 차들을 보면서 배려심이 넘치는 공동체가 존재함을 몸소 경험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런던에서는 서로 서로 배려하는 일상의 문화가 전달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체득했을 것 입니다.


속도의 한계 없이 달려도 되는 독일의 아우토반 (Autobahn)과 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보면서, 저자는 강요된 통제 없이도 사람은 얼마든지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스스로 자유롭게 살 수 있음을 느끼지 않았을까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원하는 공동체와 이상적인 관계의 모습은 저자 스스로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고 말하듯이 파리의 한 공원에서 보았던 자유롭고, 여유로운 - 좀 더 정확히는 내가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 혹은 존중할 줄 아는 - 관용이 있는 사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원하는 미래의 자신은 (그렇게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행동할 줄 아는 '파리지엔(Parisienne, '파리에 사는 여자'라는 뜻)'과 같은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를 존중'할 줄 아는 '이성(Reason)'을 의미하는 '똘레랑스(Tolérence)'가 실제의 삶 속에 존재하는 공동체를 찾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눈치 안 보고 고백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라는 표현 속에서 저자가 살고 싶은 세상과 마음 편하게 표현하고 행동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잠시 나마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우아함과 고상함, 똘레랑스을 갖춘 품격이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은 솔직하게 나서서 ”제 꿈은 작가이고요, 어리둥절 초대박 나서 떼돈 벌고 싶어요“ 라고 용기를 내어 말할 줄 아는 약간의 '건강한 뻔뻔함'도 이제는 생겼습니다. 보기가 참 좋습니다.


비록, 아직도 피아노 연주회에 나가면 어쩔 수 없는 긴장감 때문에 엉망진창이지만 처음 피아노를 마주했을 때의 악보를 다시금 보면서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스스로 뿌듯할 줄 아는 내면의 건강함까지도 갖추었습니다.


‘거절을 못했던 오늘’과 달리, 내일부터는 남의 삶에 들러리 서지 않고,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개의치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 해야 할 말은 하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고 싶은 작가의 확 달라진 삶의 자세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자료출처>


눈치 안 보고 고백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 P14

이제는 ‘욕 저장장치 대신, ‘좋은 말 저장장치‘로 칩을 갈아끼웠다. - P34

기억 속에 저장된 그 때의 여유 넘치는 장면은 간간이 내 인생에 끼어들어 삶의 자세를 고치게끔 해 주었다. - P39

내 곁에 남길 좋은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서라도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 P51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고 자신했는데 갑자기 혼란스럽다. 행복해지려면 나 자신을 잘 아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P60

재능이 없다면 그 재능 없음으로라도 먹고 살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면서 말이다. - P99

불행의 시작은 남과 나를 비교하는데 있다. 사실 나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 삶에 만족한다는 측면에서는 누구보다도 특출난 사람이었다 - P117

달리 방도가 없다. 많이 가진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껏 부러워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지니고 싶다 - P132

나는 어느 순간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인생 날로 먹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들을 좋아하게 됐다. (중략) 얌체 같은 발언임에도 당당한 게 좋아서다 - P149

밝혀낼 수 없는 병의 근원은 늘 스트레스로 귀결되듯이 오랜 시간 배에 돌덩이를 키워오던 시절은 스트레스가 유독 심하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싶다 - P173

요즘은 "느낌표!"를 쓰며 살고 있다. 내 기준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무엇보다 내가 좋으면 묻지 않고 그냥 한다. (중략) 타인의 선택은 결코 내 마음을 들여다봐 주지 않는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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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세계사 보급판 세트 (블루 커버 에디션) - 전3권 - 고대 제국에서 G2 시대까지
피터 프랭코판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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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번역가인 이재황 님의 ‘옮긴이의 말’을 제외해도, 총 963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세계사 입니다. 


1천 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객관적 사실 혹은 다양한 참고문헌에 기반한 저자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기법과 세계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넘나드는 수 많은 지식의 향연 덕분에 지루함은 느끼지 못하는 책 입니다. 

‘먼 옛날부터 아시아의 중앙부에는 여러 제국이 들어섰다’로 시작되는 이 책의 첫 문장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오래 전부터 세계사의 주인공은 ‘아시아의 중앙부’에 위치한 국가들이었다는 점을 저자는 역점을 두면서 서술합니다. 실제로 방대한 분량의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읽고 나니 저 스스로도 세상이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21세기 현대 국가의 주인공은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거대 국가들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사의 중심은 여전히 이들 아시아 국가들이 주인공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세계사’는 철저하게 유럽이나 미국 등 패권 국가의 관점에서 쓰여졌습니다. 그러나, 서술의 관점을 ‘아시아’로 전환할 경우에는 그 동안 배웠던 역사적 사실과 의미들이 어떻게 변화되어 보이는 지를 저자는 수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증명해 보입니다.

총 25장으로 구성되는 각 장의 타이틀은 첫 장인 ’실크로드의 탄생‘ 만을 제외하고 모두 ‘OO길’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피의 길, 은의 길, 석유의 길, 냉전의 길 등의 형태로 전개됩니다.

저자에게는 어쩌면 인류가 2천 년 이상을 지속되어온 세계의 역사가 ‘길과 길을 연결’하여 뭔가를 교류(무역)하거나 그 ‘길목을 차지‘하기 위한 세력 다툼 혹은 정치 역학으로 보였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예전에 미처 몰랐던 아시아 국가들과 구성원들 인생의 희노애락도 지배자들 못지 않게 파란만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류 역사와 문화 콘텐츠‘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소설처럼‘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전체적인 세계가 어떻게 발달을 해 왔는 지에 대한 ’일종의 통찰 혹은 윤곽‘이 머리 속에 들어오는 책 입니다.

실제로 소설과 비슷하게 쓰여졌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주인공이 ’개인‘이 아니라 ’특정 국가‘ 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이라면 그 동안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고, 누군가 설명을 해 주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중동 국가들의 현실을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는 점입니다. 현재도 무지 복잡하게 돌아가는 ’중동 지역‘과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가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기원전 300년 대에 지중해에 위치한 국가인 ‘그리스’는 동쪽에 위치한 페르시아 제국(지금의 이라크, 이집트, 아프카니스탄, 요르단, 시리아, 터키 등 중동 지역)를 점령하여 광활한 제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기원전 100년대에는 세력을 확장한 로마 제국이 이 지역을 다시 통제하게 됩니다.

그 보다 100년 앞선 기원전 200년 대의 중국(한나라, 무제)은 지금의 신장 지구를 시작으로 900km에 달하는 ‘하서주랑’을 활용하여 ‘둔항’을 거쳐 히말라야 산맥, 파미르 고원, 텐산 산맥, 힌두쿠시 산맥의 연결점인 ‘카슈가르’까지 연결합니다. 중국의 국경 확장으로 아시아는 당시에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중국과 국경 너머의 세계(그리스가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확장해 놓은 ‘페르시아 제국’) 사이의 교역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세력 확장과 유럽의 세력 확장이 만나는 시기였던 기원전 100년 대를 지배한 로마 제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된 교역 물품이자 당시의 최대 사치품이 바로, 중국 현지 가격보다 100배 비싸게 거래된 ‘비단 (SILK)’이었습니다.

기원전(B.C) 1세기와 기원 후(A.D) 1세기를 지나는 시기에 서방 국가(로마 제국)는 동방에 위치한 국가(이전의 페르시아 제국과 중국)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동방 국가들 역시 서방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광활한 땅 덩어리와 해양 항로를 보유한 인도(India) 대륙은 경유지로써 페르시아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교통량이 늘면서 초기 실크로드는 활기를 띠었습니다.

로마 제국 시대를 거친 이후에 식민지 제국을 확장하면서 성장하는 영국, 스페인 유럽 국가들이 위치한 서쪽과 중국으로 상징되는 아시아 국가들이 만나는 길이 ‘실크로드’였고, 그 교차점에 위치한 지역이 오늘날의 중동 국가들 입니다.

기원 후 1세기 동안 주목을 받았던 ‘실크로드 종점’에 해당하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 보유한 영토에서 1950년대 이후 땅 속에서 발견된 ‘20세기 비단인 석유’는 세계사의 흐름을 새롭게 바꿔 놓게 됩니다.

1900년대까지는 실크로드의 종점 지역에 놓였던 국가들이 1950년 대 이후에는 20세기 실크로드(석유 수출길에 놓인 국가)의 출발점이 되면서,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과 자원 수탈로 상징되는 ‘식민지 제국’ 시대가 펼쳐지는 동안 잠시 잊혀진 세계사의 흐름에서 이번에는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20세기 ‘석유 로드’와 이 경로에 있는 중동 국가들은 식민지 시대에 거머쥔 막대한 부로 세력을 키운 영국 등 유럽 국가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상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미국과 소련의 패권 싸움에서 ‘석유’로 인해 돈은 좀 벌었습니다.

그러나, 패권 싸움에서 이리저리 이용을 당하면서 결국에는 얻은 것이 거의 없는 ‘분쟁 지역에 위치한 국가’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해당 지역 국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원 전에는 엄청난 번영을 누렸던 페르시아 제국이 실크로드로 이어진 핵심 교역국가였지만, 페르시아 제국을 구성한 이들 국가가 바로 오늘날의 분쟁지역인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터키,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돌고 도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중동지역 국가‘와 관련한 뉴스를 보면, 왜 그러는 지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20세기(1900년대)에 세계의 강자로 탄생하여, 민주주의 체재의 전도사로 자처하는 ’미국‘이란 나라의 ‘결코 아름답지 않았던 그들의 숨겨진 뒷모습’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단’을 매개체로 연결된 ‘첫 번째 실크로드’에 이어서 ‘석유의 길’로 이어진 ‘두 번째 실크로드’를 인류는 지나왔습니다.

이제는 기후변화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고, 그 자리를 재생에너지로 대변되는 태양광과 풍력 등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대체되는 '거대한 변화 시대'에 살고 있는 2023년 현재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 번째 실크로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반도체 실크로드’에서 1,000년 전에 제 1세대 실크로드의 주역으로서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는 중국을 시작으로 제 3의 실크로드 건설에 필수적인 리튬 등 ‘희귀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의 치열한 패권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문명의 흐름 속에서 비단, 석탄, 석유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세계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한국은 눈 앞에 닥친 제 3의 실크로드 형성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누구와 그 길을 같이 가야 할 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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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세계사 - 고대 제국에서 G2 시대까지
피터 프랭코판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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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에스파냐, 포르투칼, 잉글랜드는 아테네나 그리스 세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로마의 역사에서도 초기부터 멸망하는 날까지 대체로 주변부였다.(p412) 학자들은 이를 르네상스(부흥)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유럽이 최초로 세상의 중심이 된 ‘네상스Naissance(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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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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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엄청난 속도로 빨리하는 습관을 지닌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의 책 <How the World Really Works> 영문서적을 읽었습니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인류가 석탄,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연료’에 의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합니다.

지구 온난화 이후의 미래를 다룬 책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인류가 육체노동을 지나고 증기기관, 석탄, 석유, 제트엔진, 무선통신, 비료의 발명, 콘테이너 운반선의 발명 등 세상의 발전에 화석 연료 기반의 산업이 얼마나 깊숙이 연관이 되어 있는 지를 다룬 책 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 시대를 재생에너지 시대로 전환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화석연료로 인해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없이는 탄소제로 시대의 진입은 결코 쉽지 않다는 냉철한 주장도 볼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책 전반은 각종 통계수치를 기반으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균형잡힌 시각에서 인류의 발전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특히, 지구촌 최대 화두인 ‘기후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 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좋은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종말론과 같이 공포를 조성하는 듯한 과도한 비관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의 첨단 과학 기술로 뭐든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주장도 펼치지 않습니다.

Understanding Energry (에너지 이해) 부문에서는 2006년도에 정점에 도달했던 핵 발전 비율은 서서히 감소하여 현재는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고전적인 재생에너지인 수력발전 비율은 16%, 풍력과 태양광이 감당하는 비율은 지구촌 전체 에너지의 약 7%이고, 나머지 전력의 3분의 2는 아직도 석탄과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는 객관적인 현실을 직시합니다.

Understanding Food Production (식량 생산의 이해) 부문에서는 1kg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580그램, 물 410그램, 10그램의 소금이 필요하고, 580 그램의 밀가루를 얻기 위해서는 800그램의 밀이 필요하며, 밀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80ml의 경유(농기계 원료)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기 됩니다.

또한,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성장하는데 90일 정도 소요되지 않아 가장 인기있는 야채 중 하나인 ‘토마토’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13톤의 토마토를 유럽으로 수송하기 위해 아프리카 알메리아에서 스톡홀롬까지 3,745km를 이동하는 트럭은 1,120리터의 디젤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유럽의 소비자가 1kg의 토마토를 식탁에 올리기까지에는 디젤 연료 90ml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우게 됩니다.

친환경 자동차로 알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러리에 대해서도 객관적 통계자료를 사용하여 일반인의 관념에 일침을 가합니다. 전형적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450kg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여기에는 리튬 11kg, 코발트 약 14kg, 니켈 27kg, 구리 40kg, 그래피트로 알려진 흑연 50kg, 그리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81kg의 철강과 알루미늄, 플라스틱이기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녹인 금속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Understanding Our Material World 장에서 알게 됩니다.

휘발유 자동차와 쌍벽을 이루는 ‘디젤’ 자동차라고 말할 때의 ‘디젤’이 사람 이름이라는 것도 Understanding Globalization(세계화의 이해)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 동안 저는 기름의 한 종류로 만 알고 있었습니다)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 이라는 사람이 1897년에 최초로 디젤 엔진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여 1912년에 선박에 디젤 엔진을 최초로 장착하여 해상 운송을 시작한 사람은 덴마크 사람인 ‘크리스천 엑스(Christian X)’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해상 화물 운송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콘테이너‘는 미국의 트럭 운전사였던 말콤 맥린(Malcolm McLean)이라는 사람이 1957년 10월에 최초로 발명하였고, 대규모 인원을 공중으로 수송이 가능하게 한 제트 터보엔진은 1938년에 Frank Whittle과 Hans von Ohain 이라는 사람에 의해 최초로 개발되었다는 것도 이 장에서 알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태풍, 산불 등 자연재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창궐하는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숫자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총기사고,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을 실제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서 냉철하게 언급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부지기수로 사망하고 있다는 언론의 과장과 이로 인해 생기는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셈입니다.

저자는 환경위기로 9가지를 꼽습니다. (Understanding the Environment, 168-204 페이지)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바다의 산성화, 오존층의 소멸, 대기오염, (비료의 주 원료인) 질소의 과다한 배출로 인한 토양과 해양오염, 과도한 담수의 사용(지하수 남용, 하천, 호수 등), 농경지 확대를 위해 산림을 불태우는 등 토지 사용의 변화, 생물의 다양성 손실과 기타 다양한 화학적 오염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수 많은 통계들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이미 산출된 통계 숫자를 인용하면서 기후 종말론에 입각한 주장도 있고, 그와 반대편에 서서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과 언론도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는 2000년을 맞이하면서 밀레니엄 위기라면서 컴퓨터 대란을 언급했지만, 인류는 끄덕없이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개인 컴퓨터와 기업용 대용량 서버는 아무 이상없이 순조롭게 작동 중입니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낙관적, 비관론적 입장을 뒤로 놓고 객관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해서 과거를 거치면서 현재에 도착하였듯이, 다가오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는 것 또한 ‘오늘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언급합니다.

인류는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현재의 문명을 축적하며 발달해 왔습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또한 인류가 공동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책을 읽은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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