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거절을 못했습니다
이지현 지음 / Book Around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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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해야 할 지 몰라서 결국에는 (물건) 한 개 살 것을 두 개나 사고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심리 이론이 아닌, ‘거절’ 못해서 경험했던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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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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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엄청난 속도로 빨리하는 습관을 지닌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의 책 <How the World Really Works> 영문서적을 읽었습니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인류가 석탄,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연료’에 의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합니다.

지구 온난화 이후의 미래를 다룬 책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인류가 육체노동을 지나고 증기기관, 석탄, 석유, 제트엔진, 무선통신, 비료의 발명, 콘테이너 운반선의 발명 등 세상의 발전에 화석 연료 기반의 산업이 얼마나 깊숙이 연관이 되어 있는 지를 다룬 책 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 시대를 재생에너지 시대로 전환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화석연료로 인해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없이는 탄소제로 시대의 진입은 결코 쉽지 않다는 냉철한 주장도 볼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책 전반은 각종 통계수치를 기반으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균형잡힌 시각에서 인류의 발전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특히, 지구촌 최대 화두인 ‘기후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 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좋은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종말론과 같이 공포를 조성하는 듯한 과도한 비관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의 첨단 과학 기술로 뭐든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주장도 펼치지 않습니다.

Understanding Energry (에너지 이해) 부문에서는 2006년도에 정점에 도달했던 핵 발전 비율은 서서히 감소하여 현재는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고전적인 재생에너지인 수력발전 비율은 16%, 풍력과 태양광이 감당하는 비율은 지구촌 전체 에너지의 약 7%이고, 나머지 전력의 3분의 2는 아직도 석탄과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는 객관적인 현실을 직시합니다.

Understanding Food Production (식량 생산의 이해) 부문에서는 1kg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580그램, 물 410그램, 10그램의 소금이 필요하고, 580 그램의 밀가루를 얻기 위해서는 800그램의 밀이 필요하며, 밀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80ml의 경유(농기계 원료)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기 됩니다.

또한,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성장하는데 90일 정도 소요되지 않아 가장 인기있는 야채 중 하나인 ‘토마토’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13톤의 토마토를 유럽으로 수송하기 위해 아프리카 알메리아에서 스톡홀롬까지 3,745km를 이동하는 트럭은 1,120리터의 디젤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유럽의 소비자가 1kg의 토마토를 식탁에 올리기까지에는 디젤 연료 90ml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우게 됩니다.

친환경 자동차로 알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러리에 대해서도 객관적 통계자료를 사용하여 일반인의 관념에 일침을 가합니다. 전형적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450kg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여기에는 리튬 11kg, 코발트 약 14kg, 니켈 27kg, 구리 40kg, 그래피트로 알려진 흑연 50kg, 그리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81kg의 철강과 알루미늄, 플라스틱이기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녹인 금속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Understanding Our Material World 장에서 알게 됩니다.

휘발유 자동차와 쌍벽을 이루는 ‘디젤’ 자동차라고 말할 때의 ‘디젤’이 사람 이름이라는 것도 Understanding Globalization(세계화의 이해)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 동안 저는 기름의 한 종류로 만 알고 있었습니다)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 이라는 사람이 1897년에 최초로 디젤 엔진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여 1912년에 선박에 디젤 엔진을 최초로 장착하여 해상 운송을 시작한 사람은 덴마크 사람인 ‘크리스천 엑스(Christian X)’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해상 화물 운송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콘테이너‘는 미국의 트럭 운전사였던 말콤 맥린(Malcolm McLean)이라는 사람이 1957년 10월에 최초로 발명하였고, 대규모 인원을 공중으로 수송이 가능하게 한 제트 터보엔진은 1938년에 Frank Whittle과 Hans von Ohain 이라는 사람에 의해 최초로 개발되었다는 것도 이 장에서 알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태풍, 산불 등 자연재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창궐하는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숫자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총기사고,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을 실제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서 냉철하게 언급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부지기수로 사망하고 있다는 언론의 과장과 이로 인해 생기는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셈입니다.

저자는 환경위기로 9가지를 꼽습니다. (Understanding the Environment, 168-204 페이지)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바다의 산성화, 오존층의 소멸, 대기오염, (비료의 주 원료인) 질소의 과다한 배출로 인한 토양과 해양오염, 과도한 담수의 사용(지하수 남용, 하천, 호수 등), 농경지 확대를 위해 산림을 불태우는 등 토지 사용의 변화, 생물의 다양성 손실과 기타 다양한 화학적 오염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수 많은 통계들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이미 산출된 통계 숫자를 인용하면서 기후 종말론에 입각한 주장도 있고, 그와 반대편에 서서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과 언론도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는 2000년을 맞이하면서 밀레니엄 위기라면서 컴퓨터 대란을 언급했지만, 인류는 끄덕없이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개인 컴퓨터와 기업용 대용량 서버는 아무 이상없이 순조롭게 작동 중입니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낙관적, 비관론적 입장을 뒤로 놓고 객관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해서 과거를 거치면서 현재에 도착하였듯이, 다가오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는 것 또한 ‘오늘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언급합니다.

인류는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현재의 문명을 축적하며 발달해 왔습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또한 인류가 공동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책을 읽은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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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부의 대전환 - 기후변화 10년 후 한국의 미래와 생존전략
홍종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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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고 생각되는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현재 상황, 세상의 움직임과 변화 등에 대해 ‘정말로 쉬운 언어‘로, 나에게 말을 하듯이 쓰여진 ‘읽기 편한 책’ 입니다.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극단적이지도 않고, 낙관적이지도 않게 담담하게 서술하는 저자의 전개방식도 존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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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의 귀향 - 집으로 돌아가는 멀고도 가까운 길 헨리 나우웬 영성 모던 클래식 1
헨리 나우웬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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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아가 성공해야 한다‘고 말하던 아버지와 ”죽는 날까지 지극히 사소한 일 하나라도 예수님 사랑에 의지하라“는 어머니 사이의 딜레마에서 성장한 한 사람. 아버지의 가르침 대로(?) ‘목회자’ 만 되기에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왠지 양이 차지 않아 ‘심리학자’ 라는 타이틀 하나를 더 취득했던 사람.

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고 돌아와 노트르담 대학에서 강의. 다시 노트르담 대학에서 예일 대학교로, 예일 대학에서 또 다시 하버드 대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학자로서, 강연자로서 ‘지적인 세상의 사다리 꼭대기’까지 올랐던 사람… 저자인 ‘헨리 나우웬’이 지적 장애인들의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던 인생 전환기 직전까지의 개략적인 삶의 행로이다.

‘헨리’의 사회적 이동 경로를 보면 전문직 교수로서, 그리고 40여 권의 책을 서술한 작가로서, 나는 이 사람이 ‘엄청 성공한 사람’ 이라 생각한다. 이 책 <탕자의 귀향>만 하더라도 영문판으로 100만 권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각 국 언어로 번역이 되어 세상에 나갔으니 100만권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다. 이 책 이전에 출간한 ‘The Wounded Healer: Ministry in Contemporary Society’(1972) 등 나머지 책들도 베스트셀러가 여러 권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197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 부재로 인해 스스로의 존재감 상실, 외로움 속에 심리적으로 극심한 내리막을 걷는다. 오죽하면 남들 다 부러워하며 가고 싶은 ‘하버드대학교’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와 강의를 하는 ‘교수직’으로 일하던 사람이 정작 본인은 그 유명한 명문 대학교에서의 생활이 가장 불행한 시기라고 고백을 할까…

“1980년대 초 하버드 대학에서 보낸 마지막 학기는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불행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을 뒤로 한 채 ‘**라르쉬’를 향해 가는 일생일대의 장정을 시작한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습니다“ - 헨리 나우엔 지음. 최정훈 옮김. <*집으로 돌아가는 길 HOME TONIGHT>. 포이에마(2010). P23

* <집으로 돌아가는 길 HOME TONIGHT>은 헨리 나우웬이 <탕자의 귀향>을 쓰기 3년 전, 렘브란트의 그림과 예수님의 비유를 생각하며 얻은 통찰을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나눈 워크숍 녹취록을 정리한 미발표 원고이다.

** 라르쉬(L’ARCHE): 지적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따듯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공동체로 ‘방주’라는 뜻이다. 1964년 캐나다 사람 ‘장 바니에’가 프랑스 트로즐리에 처음 설립했다. 헨리 나우웬은 1986년 이곳의 캐나다 분원인 ‘데이브레이크’에 들어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던 1996년 9월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1986년 7월 26일 토요일 오후. 헨리 나우엔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램브란트’의 작품인 ‘돌아온 탕자’를 러시아 지인의 도움을 받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삶에 지치고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채 무릎을 꿇으면 다가가서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마주보게 된다.

저자 개인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치고, 심리적으로 공허하고 외로운 시기에 우연히 만난 그림 작품 하나. 약 일주일간 박물관에서 그림을 접하고, 1세기에 쓰여진 성경 속 이야기를 오버랩시키는 동안에 떠오른 깨달음과 지적 장애인들의 공동체인 ‘라르쉬’에서의 생활경험과 깨달음을 상호 비교하며 덤덤하게 써 내려간 자기성찰에 관한 기록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수직을 벗어던지기까지는 외부에서 보기에 세상에서 나름 성공한 사람이었고, 세상의 불편한 이슈에 대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두었던 ‘비판적 관찰자’로 살았던 저자는 스스로 엉망진창이 된 모습을 탈피하고자 일반적인 세상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라르쉬’라는 공동체로 들어가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책의 초반에 나오는 저자의 솔직함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있다는 하버드대학교 교수 일을 스스로 접고, 지적 장애인들의 공동체에서 생활을 하기 시작했을 때의 느낌…스스로 무릎을 꿇고 ‘사랑으로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과정…

처음 보는 사람을 덥석 끌어안으며 ‘와 반갑습니다!’ 라고 말하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사람의 ‘조건없는 환영인사 겸 포옹’을 생애 처음으로 접하는 저자의 느낌은 무척 당혹스러우면서도 솔직하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현대인으로서의 성공적인 삶의 현장에서 벗어던지고, 처음에는 비록 고달프지만 점차 램브란트가 그린 <돌아온 탕자> 속 둘째 아들의 모습을 지나고, 첫째 아들의 처지와 분노를 극복하고, 마침내 슬픔과 용서와 너그러움을 모두 갖춘 그림 속 아버지의 모습을 향해서 저자 스스로 위대한 사건의 일부가 되어가는 영혼의 자화상이 흥미롭다.

하버드에서 라르쉬로 옮기면서 ‘비판적 구경꾼에서 삶의 주인공’으로, 이성을 기반으로 판단하는 ‘습관적인 재판관’에서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스스로의 삶을 회개하는 죄인’으로, 사랑에 관해 가르치는 교사(목사)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그리고 진정으로 사랑받는 인간’으로 변해 가는 정신적 여정이기도 하다.

살아가면서 완전하게 실패했다고 여길 때, 남들은 괜찮다고 위로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정작 인생 자체가 엉망진창이라고 여겨질 때, 가정과 사회에서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할 때에 어떻게 하면 실패감 혹은 좌절감 혹은 시기와 질투에 이은 분노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해 있을 때에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에 적지 않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 속에는 ‘하나님’이란 단어가 수시로 등장한다. ’하나님‘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은 그 단어를 상상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정말로 자상하고 인자하고 포근한 참 어른의 모습을 모두 갖춘 아버지’로 치환해서 읽으면 무리가 없다. 혹시라도…성장하면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 내에서 ‘아버지’로 인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도 ‘상상 속 아버지’를 통해서나마 조금이라도 위로 받기를 희망한다.

어쩌면…살아가면서 그런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면, 책 속에 등장하는 그림 속 아버지처럼 ‘슬퍼할 줄 알고, 용서할 줄 알며, 너그러움을 가진 ‘성숙한 어른’이 되는 방법 중 한 두가지를 이 책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알려주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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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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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시작점과 경과,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책을 읽었는데, 행사 사례를 읽다 보면 웬지 모를 눈물이 그냥 흐르는 경험을 여러차례 경험하게 된다. 

난데없이 눈물은 왜 흘렸을까? 처음에는 정확한 원인을 나도 몰랐다. 그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생각을 정리해 보니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기획가 탁현민의 행사 진행 방향은 행사 자체 혹은 VIP가 아니라, 참석하는 사람에 집중하였다. 참석자 중 핵심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있지만, 책 속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기 보다는 각각의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탁현민은 그 주인공들을 최대한 부각하기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과 재능을 모두 쏟아부었다. 

3.1절에는 기미독립선언문을 읽었던 애국지사들의 당시 행위를 현대의 우리 세대가 각국 언어로 재현했다. 광주민주화 운동 기념식에는 당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당시 애국지사의 후손을 무대에 세웠다. 거기에 대통령은 놀랍게도 당신이 조연 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신저로 최선을 다했다. 세월이 흘러 성장하여 기성세대가 된 희생자의 자녀를 대통령은 아버지와 같은 자세로 아무 말없이 안아주면서 위로를 했을 뿐이고, 소방대원의 영결식에서는 아예 뒷자석에 앉아 아무말 없이 사회를 위해 헌신하다 희생한 망자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대통령은 침묵’으로 표했다.      

 당시 행사 장면을 글을 통해서 상상을 하던 내 자신의 눈에 수 많은 눈물이 흘렀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과 나는 공감했다. 때론 벅찰 정도로 이 땅이 자랑스러웠고, 때론 가슴이 미어지도록 내가 아팠다. 행사와 전혀 상관없는 내 자신이 그들과 함께 때로는 웃고, 즐거워하고, 순간적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앞으로도 이런 대통령 행사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가 이젠 더 이상 대통령 행사 기획가로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기획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겸손하게 묵묵히 행사의 숨은 기획의도에 맞추어서 스스로를 낮추어 참석자들이 최대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행동할 대통령’이 한국에는 당분간 없기 때문이다.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각 기업의 오너와 경영자를 위해 행사 기획과 의전을 담당하는 사람들, 전문 행사 기획가, 마케터, 집안의 대소사가 다가올 때 가정 내의 행사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시사점을 선사하는 ‘정말 희귀한 책’이다.  

’참석자와 공감하는, 그리고 참석자가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멋진 행사’를 진정으로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아마 모르긴 해도 나처럼 눈물 꽤나 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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