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교가 창피하다」, 「맨얼굴의 예수」 저자
벙커1 교회 설교자

사람들이 ‘목사 아들 돼지’라 말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에 대한 종교관련 이력입니다. 직장이었던 극동방송, 기독교TV에서 나온 뒤 자신이 믿었던 기독교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그 덕에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이죠. 그가 세 번째로 쓴 책 『살찐 로마서 고쳐 읽기』(이리 펴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에서 수차례 인용된 신약성경 중 ‘로마서’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사도 바울의 본래 의도를 찾아보자는 거죠.

저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 책 내용을 인용하면서 생각을 담은 건데 부족하다 느끼신다면 양해바랍니다.

당시 유대민족 상당수는 자력 즉 율법을 지킴으로 하나님의 의의 법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자력에 의한 구원이 가능하다함은 구원의 유일한 주체자가 신만이 아니라는 오만이었다. 바울은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구원은 믿음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 구원의 은총에는 비유대인에게 총체적으로 `기회의 평등`이 부여됐다고 주창한 것이다.
121쪽 `신앙은 주체를 만든다`에서

당시 대부분의 유대인은 하느님께 선택받았고, 가까이 가기 위해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레 이방민족을 배제했죠. 바울이 누구든 하느님께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며 앞에 언급한 `기회의 평등`을 주창한 거라고 저자는 분석했습니다.

성서적 권력관은 하느님의 주권 아래 세속통치자가 있는 서열화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 요컨대 로마서 13장도 포괄하는 `세상 권력자`는 하느님의 신임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성서 구절은 피권력자가 아닌 세상 권력자를 향한 메시지가 돼야 한다. 피권력자는 그 권력자가 하늘의 뜻을 잘 수행하고 있는 가를 따져야 할 테고, 무조건적 복종여부는 차후의 문제가 될 것이다.
175쪽 `모든 권력에 복종하리니`에서

로마서 13장 1~7절은 수많은 독재자가 지배하던 시절, 교회가 이들을 두둔하고 복종하자는 의미로 인용했습니다. 저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당시 정권들과 결탁했던 우리나라의 근본주의 신학이 가진 논리 속 문제점을 비판하려고 관련 서적들을 인용했습니다.

로마서 13장 1절 ˝누구나 자기를 지배하는 권위에 복종해야 합니다˝라는 구절은 보다 세심하게 콘텍스트를 살펴야 한다.
167쪽에서

이 책에서 인용한 구절을 보면 복종해야 할 자가 `하느님의 임명을 받은 사람이 하느님으로부터의 권위를 남용해 약자의 생명과 행복을 빼앗는 학정을 행할 경우 때에 따라서는 크롬웰과 같이, 워싱턴과 같이 반항의 깃발을 듣고 혁명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구절이 나오게 된 배경이 있지만, 말그대로 지배자가 누구든 무조건 복종하라는 건 아니라 말하죠.

제가 처음부터 쭉 읽어보면서 성경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관심,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가라는 호기심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한 번만 읽기에 아쉽고 익히기 어렵다는 거죠. 그럼에도 이 책을 보려 했던 건 어쩌면 기존에 알고 있던 성경 속 말씀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겠죠? 권한다는 말은 못하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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