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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 세상을 마주하는 시간
김진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전에 책으로 소개한 EBS의 ‘지식채널e’, 기억하십니까? 짧은 시간으로 다양한 지식과 삶 혹은
세상의 흐름을 훑어보는 컨텐츠죠. 이런 영양가 있는 영상을 어디 가서 보겠습니까? 그럼 이 사실도 아시나요? 그 컨텐츠를 한때
총지휘했던 사람, 바로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입니다. 2005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PD라는 신분으로 기획·연출을
맡았죠. 퇴사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에서 TV 교양·다큐 연출을 가르치고 있답니다. 그리고 독립탐사보도매체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객원PD로 참여, ‘김진혁의 5minutes’를 만들어 격주 수요일마다 올리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예전의 ‘지식채널e’의 야성과 그 분의 개성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세상에 대한 생각이 다른 분은 불편해하겠죠. 그렇지만
저는 지금의(라기에 자주 보지 않는) ‘지식채널e’보다 ‘김진혁의 5minutes’를 추천하겠습니다.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영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쏟아내니까요. 김진혁 교수와 뉴스타파가 기획·제작한 그 영상들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5분,
세상을 마주하는 시간』(문학동네 펴냄)입니다.
오
랫동안 ‘5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과연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회의를 품고는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세상이 그로
인해 더 나아진 것 같지 않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어쭙잖은 유명세가 더해질수록 그저 개인적 욕심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 같았고,
그게 아니라고 부정할수록 오히려 무력감은 더해졌다. 일상을 허물어뜨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상의 풍경을 흑백으로 만들어버리는
무력감이었다.
- 7쪽 Prologue ‘5분이 작은 컬러 픽셀 하나가 되기를’에서
삶을 이야기하는 5분을 담은 책 『5분, 세상을 마주하는 시간』, 한번 살펴볼까요?
내
용은 Side A ‘생각, 하다’와 Side B ‘경계, 짓다’로 구성됩니다. 동영상 속 글귀를 책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은데
간단하게 만들었네요. 거기에 설명까지 넣어두었네요. 덕분에 쉽게 읽고 빨리 느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적어볼까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해봅니다.
부당함앞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을
외면해왔고
그래서 안녕할 수 있었다고
그게 내 인생이 아니라서 안도하는
작고 작은 한 사람이었다고
그리고 용기를 내어 말해봅니다.
더이상 안녕하고 싶지 않다고요.
- 87쪽 SIde A Track 05 ‘안녕하십니까?’에서
“가난한 이들은 현 제도와
생활양식의 변화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일상과 생존만으로도
너무나 힘겨운 가난한 사람들
오히려
기존의 방식에 적응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기존의 방식에 순응하는
‘보수주의’ 성향을 띄게 된다
- 194쪽 Side B Track 03 ‘가난한 이들은 왜 보수적이 되는가’
이 책의 내용들은 접하면 접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비록 영상으로 먼저 접한 거지만, 그 때의 감동이 책으로 재현된다고 할까요? 긴 문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짧게, 강하게 전달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아참, 초판본을 구입하시면 영상이 담긴 DVD를 준답니다. 물론 뉴스타파 홈페이지에도 있으니까 이 책 읽고 궁금하신 분은 한번 보는 걸 추천합니다. BGM 선정, 구성도 괜찮거든요.
이 감상문 읽으신 여러분, 당신의 5분에 역사가 흐르지 않습니까? 그럼 『5분, 세상을 마주하는 시간』을 찾아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