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왔다. 학교 운동장에 운동하러 들러본 적은 있어도 초등학교 공식 일정에 참여해 본 것은 실로 수 십 년만이었다.  

교실분위기는 예전과 다르면서도 상당부분 비슷해 보였다.  

학급당 학생수는 예전의 63명에서 28명으로 줄어 있었고 (교실도 덩달아 작아진듯) 컴퓨터와 대형티비, 그리고 여러겹의 미닫이식 칠판은 없던 것이지만 책걸상과 교실 뒷편 게시판의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걱정이라면, 나 어릴적에는 1학년이라 해도 알아서 잘 했던것 같은데 지금 1학년 아이들을 보니 왠지 어리숙해 보이고 못미덥다는 거......  아마도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것이겠지?    하여간 당분간 엄마가 밀착 마크를 해야할 모양이다.    

초등학교 1학년도 급식을 한다는게 좀 놀라웠는데 반갑게도 새로 뽑힌 교육감의 영향으로 '무상급식'(또는 의무급식)이 이루어질 모양이다.  그럼 그렇지, 그래야지...   우스개 소리인진 몰라도 교사는 급식시간도 교육시간으로 치기 때문에 9 to 5 근무를 하는 것이고 그러니 급식은 곧 교육이며, 따라서 의무급식이 맞는 말이라는 글도 본 적이 있다. 교사의 출근시간이 9시는 아닐것 같기는 하지만 하여튼, 찬성! 

그건 그렇고  

간만의 초등학교 방문때 나를 놀라게 한 한가지가 더 있었다. 바로 학원들의 홍보러쉬!  태권도학원, 영어학원 등에서 나온 사람들이 인사와 함께 홍보전단, 전단이 담긴 백, 캔커피 등등을 나눠주느라 (난 꽃다발 장사를 예상했는데 오히려 그런 분들은 못본듯..) 교문이 어수선했다. 입학식 하기전부터 양손에 거절하지 못한 홍보물들이 주렁주렁.. 

이렇게 작은 학교(한 학년이 3학급)에 사교육 종사자들이 이렇게 많이 매달리고 있다는게 놀랍고  우리나라 사교육시장의 규모가 대단하긴 하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다. 친척중에도 이 분야 종사자가 있긴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다가 아니었다. 말로만 듣던 방과후 학교도 사교육 못지 않았다.  3달치 수강료를 한 번에 내야해서 비싸보이는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목돈이 든다. 학교에서 중계해주는 거라 저렴하기는 하겠지만 엄연히 사교육이며 가계에 부담이 되는 일이다. 이래서 어디 아이 둘, 셋 있는 집은 쌀이나 살 돈이 남을지 모를 지경이다.  1학년이 이러니 앞으로...... 죽었다!

운전학원말고는 학원이란 데를 다녀본 적 없는 내가 보기에, 세상은 너무 아닌 곳으로 흘러 온 것 같다.   

오랜만에 찾아간 초등학교는 비슷하면서도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잘잘라 2011-03-0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마음놓고 축하드리기도 뭣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두 축하드려요. 따님의 초등학교 입학을요. ^^

귀를기울이면 2011-03-06 09:1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사실 이건 작은 문제겠지요. 대학 입시정책이나 덜 경쟁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답니다.(너무 앞서 가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