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와 전두환이 말했던 '정의사회구현'이 같은 소리라는 지적을 트위터에서 보았다. 맞는 말이다. 공정함이 공기처럼 흐르는 사회가 정의 사회의 필수조건일테니 개념적으로는 오히려 전두환보다 후퇴한 것으로도 볼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공정한 사회'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 30년전 현 정권보다 더 큰 이상(理想)으로 '정의사회'를 부르짖은 대통령이 한 일은 언론을 통폐합하고 시민을 집단사살하고 민주인사를 납치고문하고 친인척에게 많은 공직을 주고 국가재산을 빼돌리는 일이었으니 그보다 협소해진 도덕적 이상만을 가지고 할수 있는게 얼마나 있겠는가. 물론 납치고문살해는 못하겠지만 보다 더 세련된 방법으로 국민의 뒤통수를 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마디로 '말로는 뭘 못하겠는가'하는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미 보여준 언행불일치의 극단적인 모습때문에 어떤 아름다운 말도 진정성을 느낄수가 없다.

불과 2년전이다. 광화문 한가운데 수많은 시민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였고 대통령은 컨테이너 박스로 광화문 일대를 철통방어하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진 것이 말이다. 결국 대통령은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고 그래서, 자신에게 대든 시민들을 때리고 밟고 잡아 가두고 벌금을 매겨버렸다. 그 반성은 전두환처럼 하지 못했던 자성의 눈물이었음을 우리는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다. 대통령후보시절 BBK동영상에서는 '주어'가 없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대통령이 된 후 그의 반성문에는 '목적어'가 없었다.

얼마전 장관후보로 임명예정한 사람들은 어떠했나? 극빈층에게까지 땅투기 집투기하던 사람을, 하위 공무원을 자기집 가정부로 부려먹던 사람을, 딸까지 팔아먹으며 5차례의 위장전입을 변명하던 사람을 끝까지 별흠집없는 능력자로 부르며 임명동의를 강요하지 않았던가. 결국 그들은 자진사퇴했지만 청와대의 반응은 '안타깝다'였다. 그자들이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는 대통령의 공정한 기준이었던 것이다. 결국 여론에 밀려 의지를 관철하지 못해놓고는 이제는 자신들의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의지라고 포장한다. 사기꾼도 사기쳐먹을 기세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유명환 장관 이야기도 안할수 없다. 그 이름처럼 그는 유명해졌다. 물론 사(私)기업체에서는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장관의 딸' 특채는 비교할수 있는 것이 못된다. 국가의 주인이 장관은 아니므로.  이 사건은 같은 정신수준의 인간들이 득실한 이 정권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가 별로 기대할 만한 것이 못된다는 것을 사례로써 증명한다. '빨갱이'는 군대가서 나라지키고, 자칭 '보수우익'은 입영을 피해 도망다니다 고시붙고 관료가 되서 '빨갱이는 북으로 가라'고 외치는 웃기는 나라.

다시 '공정한 사회'로 가서 생각해 본다. 우리는 당연히 기회의 균등, 인권의 균등, 재판권의 균등... 모든 사회적 자본의 균등한 적용이 구현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그에게 발언의 주어와 목적어와 보어를 제대로 물어보아야 한다.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공정'이냐고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시민을 학살하고 수천억을 횡령한채로 29만원밖에 없다며 호의호식하는 전대통령도 있는데 왜 나만 갖고 그래!'라며 이건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는 절규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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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트위터 명언 한 구절 옮겨본다.  

"명박씨가 유명환씨 일로 '격노'했다는 걸 못믿겠다거나 비웃는 사람들이 많다. 왜들 그럴까? 명박씨는 유씨가 '딸을 특채'한 데 격노한게 아니라 그걸 '들킨 것'에 격노한 건데.." - gyuhang(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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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9-0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트위터는 정말 명언입니다-_-

귀를기울이면 2010-09-08 00:3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사실 자기가 임명한 사람이니 화낼게 아니라 사죄해야 할 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