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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림 이야기 - 옛그림의 인문학적 독법
이종수 지음 / 돌베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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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차례를 펼치면서부터 벌써 나는 '아차!'하는 느낌과 함께 지금까지 간과했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지금까지 읽었던 미술분야의 교양서적들이 거의 다 서양미술관련이었다는 점 말이다.   

사실, 나만이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역사속의 회화니 조각이니 건축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책을 서점에서 둘러보면 태반이 그리스/로마나 중세이후의 유럽 것들에 대한 책들이다. 세계화하는 추세에 적응해야 한다고 하면 곧 서양의 지식을 쌓는 것과 동일하게 여기곤하니 다들 그럴밖에.. 동양화라고 하면 그저 김홍도나 신윤복이 역사책의 한 부분으로 언급될뿐 책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드물며 중국이나 일본 미술에 대한 책은 더더욱이나 희귀하다. 바로 이 점때문에 이 책이 주는 가치가 특별해진다.  

소개되는 화가중 정선과 김홍도를 제외한 나머지 6작품 7명의 화가는 중국계여서 다소 생소하지만 그림들이 낯설어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도 같은 문화권이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문화권이기 때문에 갖는 장점이 많다. 그림의 원소스가 되는 문학도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고 그림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도 서양것처럼 이질적이지 않고 익숙한 것이어서 감상하기에 편하다.  

소개되는 8작품의 면면이 다 훌륭한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더 마음이 가는 그림이 있다면 정선의 '귀거래도'를 들고싶다. 도연명이나 데이빗 소로처럼 자연속의 은자로 돌아가는 삶을 실천은 못하지만 저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그림속 인물에 대한 동경과 함께 어우러지니 그림이 더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바닥만한 페이지 양면에 8폭병풍을 축소해서 볼수 밖에 없다는 한계뿐.....

 

요약하면, 이 책은 중국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 8편을 골라내 그림이 그려진 매체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그림속 화가의 시선을 탐구하고 저자의 독특한 감상과 감상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4가지로 분류한 기준이 나에겐 신선한데 두루마리 그림인 권(卷), 걸어놓고 감상하는  축(軸), 둘러놓고 감상하는 병풍, 마지막으로 이야기속의 그림인 삽화로 분류한다.    

책을 처음 읽을때는 마치 첫강의를 못듣고 수강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기초가 있어야 하는데 모르는게 많다보니 중간중간 덜그럭거리는 기분. 저자가 초보자를 위해 조금 더 친절하게 풀어나갔더라면 몰입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것 같다. 그리고 책 첫머리에 안내되어 있기는 한데 조그만 글씨로 써 있어서 간과한 부분,  각 그림이야기 말미에 그림의 바탕이 됐던 이야기(또는 시)를 소개하고 있으니 먼저 이야기를 읽고 그림을 펼쳐나가면 조금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서양미술의 경우 진중권의 '미학의 이해'3부작부터 해서 김태권의 만화, 화가나 그림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만을 소개하는 책 등 대중성있게 읽을만한 책들이 많은데 아무쪼록 동양미술도 이 책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만한 책들이 다양하게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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