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는 인간 호모루두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 본성의 비밀
톰 지그프리드 지음, 이정국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참 특이하다. '루두스'라는 단어는 처음이니 그럴만했다. 그래서 유명한 그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루두스(ludus) : 로대 로마의 검투사 훈련학교  (이런 그 백과사전에도 오타가 있다. '로대'라니..)

유명한 스파르타쿠스도 저 학교 출신이라니 명문(?)이라 하겠다. 아무튼 경기,놀이,운동,훈련이라는 뜻이 있다하니 그런 개념으로 호모루두스를 이해하면 될듯하다. 

제목만 보자면 호모사피엔스나 호모노마드, 호모디지쿠스 등등 연구를 통해 정의되는 인간의 본성이나 사회적 특성에 대한 책이 아닌가하는 추정이 가능하나 책을 읽다보면 촛점이 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책의 핵심주제는 바로 '게임이론'이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는 영화 '뷰티플 마인드'를 통해 좀 더 유명해진면도 있고(이 책에서도 종종 언급된다),  게임이론에서 언급되어지는 게임의 일종인  '죄수의 딜레마'같은 상황들은 심리학이나 경제학관련  일반서적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책이 없다시피 하므로 익숙한 느낌을 받기는 한다. 하지만 과학의 최전선이 실제로 익숙할리는 없을 터,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전문적인 색채가 강해져서 읽는 맛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읽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만 너무 먼 이야기같아서 흥미가 감소되는 것일 뿐)

진화경제학, 진화심리학, 사회물리학... 내 입장에서는 생경한 학문들이 책에서는 자주 소개된다. 저자는 "아, 이건 몇 년전에 생겨서 정립된 학문인데 괜춘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저렇게 학문이 이런 조합 저런 조합으로 쉽게 정립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여러 학문간의 '통섭'이 대세가 되어가는 추세라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책 내용중에 기억에 남는 핵심 개념을 정리하면 이렇다. 

기체 분자나 원자, 전자 하나 하나의 운동을 측정하는것은 불가능하지만 기체집단(공기)의 운동량(기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가능한것과 마찬가지로 인간 각각이 아닌 인간사회집단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하는 것에 게임이론의 유용성이 있다.(가능하다면 우주전체를 설명하고자 하겠지만...) 게임이론은 환호와 비판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유력한 이론으로 주목받고 있고 과학자들은 과학의 최전선에서 계속 연구중이다. 

솔깃하다. 마치 미래를 예언할수 있을것 같은 말씀이다. 그러나 '게임 이론'이 결정론적인 미래관을 주장하거나 인간의 '자율의지'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가운데 나오는 개념이 '혼합전략'이다.  이것은 쉽게 말해 단 하나의 최적의 전략은 없고,그때 그때 적절한 비율로 여러 전략을 혼합해서 사용해야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임이론의 관찰결과를 말한다.  

인간의 다양성, 개성을 긍정하는 이 개념이 맘에 든다. 정말로 인간이 이렇게 다양한 인종과 성격과 개성을 가진 존재로 진화한 이유가 바로 오랜세월 최적의 (생존)게임 전략을 수행한 결과일듯 싶고.  다소 자연과학과 수학 향기가 진한편이라 편하게만 읽히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여러방면의 노력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게임이론이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수 있을지 기대를 품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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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유의지와 결정론 사이의 화해
    from 101번째 글쓰기 2010-08-28 03:22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 톰 지그프리드 지음, 이정국 옮김/자음과모음(이룸)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어느 어머니께서 트위터를 통해 내게 물으셨다. "아들이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데 읽어도 될까요?" 그 중학생은 아마도 이 책의 부제에 매혹되었을지도 모른다. '게임하는 인간'.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본성의 비밀'. 게임이론을 알게 되면 또래들 중에서 게임을 가장 잘 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