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VS역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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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vs 역사 - 책이 만든 역사 역사가 만든 책
볼프강 헤를레스.클라우스-뤼디거 마이 지음, 배진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목에서 유추되다시피 역사에서 큰 역할과 영향을 끼친(그리고 지금도 끼치고 있는) 책들을 50권으로 정리한뒤 한 권 한 권 상세한 설명과 저작배경, 연관된 스토리 등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일리아드', '성경', '로미오와 줄리엣', '국부론', '유토피아', '종의 기원'등 많은 사람들이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며 인류사에서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할 수 있는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적절한 컬러화보와 자료그림, 박스설명 등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관심있는 책부터 한 권씩 골라 읽을 수 있다. 잘 만든 교과서나 참고서 느낌이랄까 암튼 지면 구성만 보면 별5개를 주어도 괜찮을듯 싶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자주 떠올랐던 생각을 이야기하면, '독일 만세!'였다.
그도 그럴것이 저자가 독일인이어서였는지는 몰라도 감히 역사와 대결장에 나온 50권의 책중에는 독일인 또는 독일출신 저자가 저술한 책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독일이라고 하면 자타가 공인하는 강대국이며 역사 문화적으로 그 발자취가 크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사'와의 대결인데 좀 과하게 독일작품에 편중됐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막스와 모르츠', '독일어 설교', '계몽의 변증법' 처럼 우리에게 생소할뿐만 아니라 인류역사에 대한 영향도의 크기면에서 이 책에 포함된 이유가 의심스러운 책들도 적지 않다. 독일이 존재하지 않던 고대서적 7권을 제외한 43권의 책중 대략 독일출신저자가 쓴 책이 17권이나 되니 그렇게 느끼는게 당연한듯 싶은데 그래서 별점을 깍았다. 서양중심일뿐 아니라 같은 서구권조차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하는 목록이다. 당연히 우리에게 이 책의 목록이 주는 효용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래저래 이 책을 읽으면서 굳이 소개되는 각각의 책이 역사속에서 가지는 비중을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관점에 따라서 그 책의 가치는 천차만별이니까. 세월에 따라 책이 처음 나왔을때와 그 가치가 달라지기도 하고. 예를 들면 '독일어 성경'의 경우 성서의 민중보급으로 종교권력의 균열(장기적으로는 르네상스까지?)을 가져왔다는 의의가 있는 책이지만 사실 지금은 전혀 읽어볼 이유가 없는 책이다. 한글성경이 있으므로.
어쨌거나 책을 소개하는 책은 읽기전에 설레고 읽은 후에 바쁘다. 뭔가 새로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설레고, 새로운 책을 확인하고 찾아보고 읽느라 바빠지는 것이다. 얼마나 보물을 찾게 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족.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 로빈슨 크루소가 노예매매상이었고 아프리카로 가던중 조난되었던 것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읽은적도 없지만 그 책 정나미 확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