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홀의 문화 이론 한나래 언론문화총서 20
임영호 엮음 / 한나래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스튜어트 홀이 문화연구는 물론이고 대중문화에 대한 연구라든지, 넓게 보면 커뮤니케이션 연구 전반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이론가이다보니, 간략하게나마 그에 대한 설명을 담은 2차문헌들은 여럿 접해봤습니다. 하지만 그가 직접 쓴 글을 읽는 것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그 동안 읽어왔던 2차문헌들에서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쌓고 글을 읽어서 그런지 그렇게 어렵게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아무런 맥락 없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글 자체는 난해하게 써진 것 같지 않고 번역자가 염려하는 바와 다르게 번역도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의 성격을 고려할 때 이 정도면 무난하다고 봅니다).

 

한 권의 책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큰 주제에 맞추어서 홀의 글 이것 저것을 끌어다 모아 놓은 형태이기에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상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9편의 글 사이의 연관성은 다소 부족해보일지도 모릅니다. 입문자의 입장에서는 '이제 이 주제에 대해서 좀 알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순간 글이 끝나버리고 사뭇 다른 주제를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가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아무래도 이 책을 입문서로 삼고, 관심 있는 사람은 홀의 완결된 단행본이나 다른 논문들을 더 읽는 것으로 채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이제는 관련 분야에서 '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정도의 사상가가 된 홀의 글을 직접 읽어보고 치열하게 고민해보며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경험은 다른 고전을 읽는 것과 비슷하게 즐거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제가 도움을 다소 받은 관련 2차문헌을 이야기하자면 원용진 교수의 '새로 쓴 대중문화의 패러다임'과 윤석민 교수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중 문화연구에 관련된 부분이라고 꼽을 수 있겠네요. 전자는 전반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고, 후자는 TV 방송을 시청자들이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나 encoding, decoding에 관한 이론 등 좀 더 세밀한 분야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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