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발전의 이론
폴 M. 스위지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왠지 모르게 꺼려진다'는 반공주의 이념의 영향을 차치하고서라도, 그 내용이 결코 '읽으면서 바로 바로 이해되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자본론』의 내용이 매우 방대할 뿐만 아니라, 1권을 뺀 나머지는 마르크스 사후 엥겔스가 유고를 편집한 것이라서 내용이 허술하다고 볼 수는 없더라도, 마르크스가 애초에 기획했던 것을 다 연구하지 못하고 사망한 까닭에 그 자체로는 미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후대의 수 많은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저작들을 모두 찾아서 읽고 이해하는 것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때문에 이 책이 입문서로서 가지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본론에 포함된 내용은 물론 그 이후의 분석 -제국주의나 세계경제, 파시즘 등-까지 포함하여 책 내용을 단계적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처음 내용을 접하는 독자라도 찬찬히 읽어본다면 내용들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명료하며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또한 이전에 마르크스경제학을 접해 본 사람이 가질만한 여러 의문점들에 대해 생각을 다듬고 정리할 수 있는 내용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 경제학'의 논의에 충실한 누구라도 쉽게 와 닿지 않는 노동가치론의 함의에 대해서, '가치의 질적 측면'에 대한 논의에 집중함으로써 노동가치론이 가지는 함의를 좀 더 제대로 설명한 부분이라든지, 자본주의의 이윤율 하락 경향과 공황에 대한 설명 -마르크스가 예언자처럼 자본주의의 멸망을 예고했다는 통념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자의 답변-도 흥미롭게 읽어볼만한 부분입니다.

 

  물론 저자가 나름대로의 사상적, 정치적 지향이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도 너무 마르크스와 그의 이론을 긍정적으로 혹은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아닌 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도 분명 그러한 부분들이 존재합니다만, 이는 책이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의 유용함에 비하면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거부감이 느껴진다고 가정할 때). 정리하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한 번 읽기를 도전하시는 분이라든지, 기존에 보고 들은 것들 때문에 오히려 혼란스러움만 커졌다는 분들에게는 자신 있게 권할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