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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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된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전우익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다른 소개된 책들과 마찬가지로 어떤이는 '느낌표'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어떠할 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는 인간 전우익을 만날 수 있었고, 나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아주 고마운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반성을 많이 느끼게 하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나는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조금은 자조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종의 자기 성찰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속에서의 작은 지적이 모두 내게 해당되지 않는것이 없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흘려보내는 물. 그 물의 양은 그가 하루를 쓸 수 있는 양보다 많다는 말이 기억난다. 방송에서는 연일 우리나라가 수자원부족 국가를 상기시키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가 수자원부족 국가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조금 깊을 성찰을 이끌어낸다.

대학 시절 4년동안 대학 언론에서 일을 했다. 당시만 해도 나는 대의를 생각하고, 개인이 아닌 연대를 생각하며 활동을 한다고 믿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한번 당시를 되짚어 보았다. 전우익씨가 어느 풍물패에서 보았다는 그 글귀들. 진정 자주, 통일 등을 원한다면 그리 쉽게 말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 나는 어떠했는가. 나의 과거의 모습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 부끄럽지는 않은지 반성해 본다.

가끔은 이 책에서 과장되고, 전우익씨만의 독선으로 똘똘 뭉쳐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 현대 생활과 어울리지 않는 돈키호테가 아닌지, 그리고 사회 낙오자의 모습은 아닐까 하고 일부러 시선을 바라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론은 내 자신이 벌써 사회에 적응이 되어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반성하게 된다. 나의 편향한 사고를 비난하게 된다.

전우익을 만나게 되었다. 나의 삶의 나침반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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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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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지겹도록 들어온 단어는 다름아닌 '똘레상스'와 '앵똘레상스'라는 단어이다. 필자는 똘레랑스를 용인이라는 단어로 책 속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말이 아닌지라 조금은 배타적 감정도 드는 그런 단어이다. 물론 나의 사회과학적 지식의 부족에서 시작된 그런 사사로운 감정이겠지만.

이 책의 필자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프랑스에 살았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프랑스 상황과 비교해가면서 그는 우리 사회의 진보를 추구하고 있는 듯 하다. 한장 한장 읽으면서 우리가 느끼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수도 없이 많지만 내게 작지만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다름아닌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 파업이 시작되면 어느 언론에서건 지하철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예상하고 보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파업 때문에 입게 되는 시민들의 불편을 걱정한다. 또한 시민들 또한 자신의 불편을 지하철 노동자들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지하철 노동자가 파업을 하게 된 근본적 문제점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우리는 나만의 불편만을 불평으로 풀어간다. 이는 지하철 노동자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노동자임을 인식하지 않으려 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분명 나 자신도 노동자 이지만 나는 내가 노동자로 불리는 것을 그리 반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책은 모든 부분에서 사회적 반성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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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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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는 이외수씨의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 후에 알라딘에 있는 괴물에 대한 이외수씨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보면 이외수씨는 왜 장애아는 주인공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진철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하지만 그 역시 장애아라는 한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다. 전생에서 누명을 쓰고 죽은 원한으로 인해 시작된 전진철의 복수극(?)과 그 과정들이 우리에게 장애아에 대한 편견을 더욱 증폭시키지 않았나 싶다. 미화는 아니더라도 현실적이면서도 독자가 장애아인 주인공에게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성과 현재 사회상과 너무나 흡사한 모습들도 많이 눈에 띈다. 현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가지 말아야할 길로 나서버린 그런 사람들도 눈에 많이 뛴다. 영화 감독을 하던 도근출이 그렇고 그와 함께 일하던 성기태 역시 애처롭다. 그 속에서 사회 속에서 회의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모텔집 딸(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도 있고, 속세와 벗어나 살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 선주라고 불리우는 윤나연이 그런것 같다. 그리고 하얀솔개와 송을태의 모습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 길을 얻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괴물의 소설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실망이다. 작가는 새로운 시점과 인물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는 하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설정과 허무한 마지막 장면이 아쉽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백미는 그러한 상황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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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지음 / 푸른숲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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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읽은(시를 읽는 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집은 이곳 알라딘에서 소개된 시집과는 표지 이미지가 조금 다른 책이다. 하얀 꽃 송이(아마도 내 생각엔 모밀 꽃인거 같다)가 뭉개 뭉개 피어있는 표지가 있는 안도현의 '그대에게 가고 싶다'라는 시집이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시집을 열고 한 참을 들여보다 보면 애잔하면서도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대에게 가고싶다. 우리가 함께 만드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그 신천지가 그 나라가 나의 그녀와 함께 만들 '가족'이라고 한다면 안도현씨의 큰 뜻을 내가 잘못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인지 죄송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마지막에 '여럿이 손잡고 한꺼번에'란에 실린 몇편의 시들은 증보판을 내면서 넣은 걸로 생각되는데, 그것들 때문에 시집의 따뜻함이 조금 퇴색되는 듯하다. 나에겐 사족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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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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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모두 책 속에 나오는 모리스 파퐁에 대한 재판과 한국의 친일파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지 못하고, 용서받으려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는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는 모리스 파퐁은 친일을 했던 친일파들의 모습과 똑같다. 과거 청산을 외칠 때마다 그들이 사용하는 그 논리들. 얼마 전 과거 대통령을 해 먹었다는 전**이 법원에 보이는 행태와 똑같다. 전혀 뉘우치거나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

이 책에서 나의 아버지를 통해 그런 족속들을 비판하고 싶었다. 과거 레지스탕트(단순 활동을 했건 그렇지 않았건 따지고 보면 친일파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활동 중 자신 대신 타인이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것을 뉘우치기 위해 광대옷을 입은 아버지. 책에 소개된 모리스 파퐁, 그리고 우리의 친일파들의 행동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비단 그러한 개인의 양심적 문제를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우리 주변에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에서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음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과거 우리 나라를 이끌었다는 전**에게 보내주고 싶다. 물론 그런사람이 이런 책하나 읽는다고 변할 사람은 아니겠지만...

'살인자는 자신이 목숨을 빼앗은 사람들의 삶과 영원한 시간을 대신 누릴 권리라도 있는 양 아직도 자유로운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법정이 살인자에게 어떤 형벌을 내리는지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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