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모두 책 속에 나오는 모리스 파퐁에 대한 재판과 한국의 친일파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지 못하고, 용서받으려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는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는 모리스 파퐁은 친일을 했던 친일파들의 모습과 똑같다. 과거 청산을 외칠 때마다 그들이 사용하는 그 논리들. 얼마 전 과거 대통령을 해 먹었다는 전**이 법원에 보이는 행태와 똑같다. 전혀 뉘우치거나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
이 책에서 나의 아버지를 통해 그런 족속들을 비판하고 싶었다. 과거 레지스탕트(단순 활동을 했건 그렇지 않았건 따지고 보면 친일파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활동 중 자신 대신 타인이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것을 뉘우치기 위해 광대옷을 입은 아버지. 책에 소개된 모리스 파퐁, 그리고 우리의 친일파들의 행동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비단 그러한 개인의 양심적 문제를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우리 주변에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에서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음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과거 우리 나라를 이끌었다는 전**에게 보내주고 싶다. 물론 그런사람이 이런 책하나 읽는다고 변할 사람은 아니겠지만...
'살인자는 자신이 목숨을 빼앗은 사람들의 삶과 영원한 시간을 대신 누릴 권리라도 있는 양 아직도 자유로운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법정이 살인자에게 어떤 형벌을 내리는지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