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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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을 추구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더 낫다든가, 한 생활 방식이 다른 생활 방식보다 더 도덕적이라든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에는 많은 한계가 있으며, 양날을 가진 검과 같다. 현대 세계를 이룬 것이 과학이긴 하지만, 그 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것도 과학이다. -94쪽

회의주의자이자 비판적 사고자인 우리는 감정적인 대응을 넘어서야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잘못 사고하게 되는지, 과학이 어떤 식으로 사회적 통제와 문화적 영향을 받는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이 세계의 운행 방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학뿐만 아니라 사이비 과학의 역사까지 이해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128쪽

도덕성은 도덕의 기준틀에 따라 상대적이다. 도덕성이 인간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인간이 구상한 것임을 이해하기만 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믿음 체계에 대해서, 나아가 타인에 대해서도 더욱 관용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타인의 행동에 대한 최종적인 도덕적 조정자로 자처하고 나서는 집단이 있다면, 특히 그 집단의 구성원이 자기들이 옳고 그름의 절대적인 기준을 발견했다고 믿는다면, 그때부터 관용은 물론 이성과 합리성의 몰락이 시작된다. 다른 무엇보다도 컬트, 종교, 국가 등 개인의 자유에 위해가 되는 모든 집단들이 가지는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233-234쪽

과학에서는 최종적인 정답이란 없다. 오직 다양한 정도의 확률만 있을 뿐이다. 과학적 '사실'조차도 잠정적으로 동의를 표하는 게 합리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만 확증된 결론일 따름이며, 그렇게 이루어진 합의는 결코 최종적이지 않다. 과학은 일련의 믿음들에 대한 긍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박과 확증에 열려 있는 시험 가능한 지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탐구의 과정이다. 과학에서 지식은 유동적이고, 확실성은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과학을 제약하는 것이며, 또한 과학이 가진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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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를 보고 너무 조악해 보여서 실망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안보았는데, 담덕의 아버지가 죽는 회부터 다시 시청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딸아이는 혼자서 계속 보았다. 바쁘기도 했거니와 다른 책을 그 시간에 읽거나 일찍 잤더랬는데, 우연히 중간에 보니까 재미가 있더라.

마지막회를 어제 했는데, 조금 후일담이 없어서 섭섭하기는 하지만 만족스런 결말이었다. 기하가 품고 있던 하늘에 대한 반감을 담덕이 자연스럽게 해결해 주었고, 그 대답을 했으니까. 시청하면서 내내 담덕이 왕으로서의 자신의 소명에 대해 의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작가인 송지나씨의 생각에 동의한다고나 할까? 아무리 하늘로부터 선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소명과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니 현재의 우리 나라 지도자들도 자신의 소명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지 모르지. 나한테 안보인다고 해서 안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잖아. 담덕이 기하에게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기하가 담덕을 용서해 주었을까? 아마 했겠지. 그리고 인간세상은 우리 인간끼리 알아서 잘 꾸려가야 하고.

내가 이해한바로는 후연과의 전쟁에서 고구려가 이기고 그후로도 몇년동안 담덕이 왕으로 있었으니까. 하늘의 문이 열렸을 때 하늘에 가서 인간 세상은 우리끼리 알아서 할테니까 하늘은 그냥 지켜보시라고 이야기하고 돌아오지 않았을까? 그 뒤에 나온 나레이션으로 보면 그럴 것 같은데. 광개토대왕비에 하늘과 연을 끊었다고 나오나, 정말로? 그 광개토대왕비 전문을 보고 싶어.

남의 의견에 짜증이 나는 것이 내가 너무 오만해서일까? 많은 경우에 우기는 듯한 글도 있어서 읽기가 싫다. 안읽으면 되니까 나도 짜증낼 필요 없는데, 괜히 읽고서 화 내는 것이겠지. 상대할 필요가 없으면 안해도 되니까. 내가 동의하는 내용인지 아닌지는 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고, 설령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글 전개 방식이 사실에 부합하고 논리적이면 좋겠다.

 드라마나 연재 중인 만화를 보면서 결말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결말을 관철하려고 큰소리내는 사람과 가만히 있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 경우는 가만히 있는 편인데, 그것이 책읽으면서 얻은 습관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단행본으로 나오는 책은 내가 작가에게 결말을 요구할 수는 없고, 단지 작가가 생각한 결말과 내가 생각한 결말이 비슷하기를 바라기만 할 뿐이니까. 뭐라 그럴까? 작가의 의도를 내가 잘 따라왔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편이랄까? 그런 성향이 드라마나 만화를 볼 때도 적용되는 것 같다.

무슨 책이든 내가 생각하고 있던 생각을 작가가 정확한 글로 표현해 낸다는 사실에 늘 경탄을 하고는 하는데,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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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13회 문학동네 수상작가가 처음으로 쓴 소설이 당선된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작가 인터뷰를 보니 소설을 쓴 것은 처음이라지만 많이 읽었고, 블로그에서 꾸준히 글을 써 왔던 것 같다. 인터넷이 좋기는 좋다. 보통 사람이 글을 쓸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니까.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는데, 왜 엄두가 안날까? 그리고 뭔가 써야될 것 같은 느낌이 항상 남아있고.  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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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시도 안되었는데, 바쁘다며 아침 먹을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럼 간단하게 우유라도 마시고 약은 먹고 가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침대에 가서 엎드려버린다.  그렇게 바쁘면 그냥 가라고 했더니 한참이나 엎드려 있으면서 안가더라.  나가면서 하는 말이 "엄마는 왜 처음부터 가라고 하지 않고 붙들어두는거야."였다.

뭐, 대답할 말이야 많지만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내가 별로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아이가 화가 난 모양이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를 다시 읽고 있는데, '1장 아이와 대화 나누기'에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감정에 대응한다"는 구절이 있다. 아마 내가 그동안 가장 잘못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할때 감정을 헤아리기보다 드러나는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사실 내가 정서적으로 여유가 있을때는 타인을 대할때도 여유가 있고, 빡빡하면 그렇게 대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각할 시간. 그리고 항상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항상 내 행동이나 감정을 설명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문제는 설명하고자 할 때는 열심히 들어줄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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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2-25 21: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럼 바로 번개팅이 되는건데. 뭐 앞으로 뵈올 기회가 또 있겠지요.
부모와 아이사이 저두 읽으려고 빼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커 갈수록 대화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안좋은 습관인데 반복하게 됩니다. 반성^*^ 자주 뵈어요~~

모퉁이길에서 2007-12-29 21:04   좋아요 0 | URL
제가 열어놓은 글이 별로 없어서, 아무튼 뵙게 되어 저도 반갑습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는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생각만큼 다시 읽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무조건 매일 한장씩이라도 읽으려고 해요.
 

오늘은 새벽 미사 복사를 서는 날이었다. 세상에 다섯시에 라디오가 켜지자마자 아이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자기는 샤워까지 마쳤으니 일찍 가자는 것이다. 전에는 늘 내가 깨워줬는데, 내가 깨워주는 시간에 일어나면 샤워할 시간이 없어서 스스로 알람을 켜 놓고 잔 모양이다. 이것은 좋은 현상일까?  

도대체 왜 매일 샤워를 하는 것이지? 그 의지는 놀랍게 생각하지만, 그 열정과 의지를 공부에도 쏟는 날이 올까? 그렇게 마음만 먹는다면 잘할 것 같아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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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12-01 22:41   좋아요 0 | URL
앗 님 성당 다니시는군요. ㅎㅎ 이런 벌써 공통점이.
아들내미도 2학년이고 내년이면 첫영성체 준비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복사에 대한 부담감이....챙겨줄 자신이 없습니다.

모퉁이길에서 2007-12-29 21:03   좋아요 0 | URL
저는 부실한 엄마라 아이들을 챙겨주지 못해요. 제 딸이 하는 말이 "언제 엄마가 가방 챙겨 준 적 있나?" 한 적도 있어요. 아이들 여행갈 때도 모두 스스로 가방 챙겨간답니다. 복사도 아들아이가 하겠다고 해서 제가 한 일이라고는 아빠 설득해 주고, 새벽미사 한달동안 같이 가 준 것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