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시도 안되었는데, 바쁘다며 아침 먹을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럼 간단하게 우유라도 마시고 약은 먹고 가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침대에 가서 엎드려버린다.  그렇게 바쁘면 그냥 가라고 했더니 한참이나 엎드려 있으면서 안가더라.  나가면서 하는 말이 "엄마는 왜 처음부터 가라고 하지 않고 붙들어두는거야."였다.

뭐, 대답할 말이야 많지만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내가 별로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아이가 화가 난 모양이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를 다시 읽고 있는데, '1장 아이와 대화 나누기'에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감정에 대응한다"는 구절이 있다. 아마 내가 그동안 가장 잘못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할때 감정을 헤아리기보다 드러나는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사실 내가 정서적으로 여유가 있을때는 타인을 대할때도 여유가 있고, 빡빡하면 그렇게 대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각할 시간. 그리고 항상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항상 내 행동이나 감정을 설명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문제는 설명하고자 할 때는 열심히 들어줄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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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2-25 21: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럼 바로 번개팅이 되는건데. 뭐 앞으로 뵈올 기회가 또 있겠지요.
부모와 아이사이 저두 읽으려고 빼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커 갈수록 대화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안좋은 습관인데 반복하게 됩니다. 반성^*^ 자주 뵈어요~~

모퉁이길에서 2007-12-29 21:04   좋아요 0 | URL
제가 열어놓은 글이 별로 없어서, 아무튼 뵙게 되어 저도 반갑습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는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생각만큼 다시 읽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무조건 매일 한장씩이라도 읽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