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 양장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이상속,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메세지를 누구나 겪어봄직한 사건에 담고 있다.

혼자서 생일 아침을 맞이하는 25살. 창가에 머물면서 돌아다니는 개들, 지나디니는 사람을, 주차장을 오고가는 차들을 내려다보는 25살. 구경이 싫증 나면 욕실에 있는 화장품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세어보는 25살,외롭고 개집의 강아지처럼 쓸쓸했다는 여주인공 콩스탕스가 도서관에서 대출받아온 책에서 우연히 밑줄을 발견하는 것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누군가 자기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려는 갸륵한 생각으로 적절한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밑줄의 대화 속에서 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그녀는 얼마나  사랑이 그리운 젊음인가? 밑줄로 친절히 안내까지 해주는 미지의 글씨와 밑줄을 찾아 읽으면서 콩스탕스는 상상속에 그를 키워간다. 다리털을 정기적으로 뽑는가 하면, 발톱을 다듬고 매니큐어를 칠하고, 모가 부드러운 그의 치솔을 사서 꽂아놓고, 하늘색의 남성용 목욕 가운을 새로 걸어놓고...

그러다 홀로 지치면 아무도 봐줄 사람이 없는 이의 너저분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 다시 희망에 빠지고를 반복하던 그녀는 도서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남자 클러드와 함께 밑줄긋는 남자를 찾는다.

그러던 중 콩스탕스와 그녀의 눈에 그저 평범 하기만한 했던 대학생 클러드는 사랑에 빠진다.그리고  밑줄긋는 남자를 위해 준비한 하늘색 가운은 비닐봉투에 담아 치우고 그에게 새 가운을 입혀준다. 이제 밑줄 긋는 남자를 위해 준비했던 그 모든것은 클러드의 것이 되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콩스탕스가 밑줄 긋는 남자를 만나지 못한것, 그가 누구인지 끝내 알아내지 못한것이 이 에피소드를 잔잔한 여운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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