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소리를 기억하고
한사람이 먼저 세상을 뜨도록 오래(?!) 지냈는데도
존재를 생각하며 행복감에 벅차오르는 모습

저건 에르나의 발소리가 아닌가? 그러니까 에르나가 마중나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믿을수가 없군,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그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이 물론 에르나일 리는 없다. 그럴 리가 없어, 그사이 발소리는 점점더 가까워지고 그는 가만히 서서 발소리에 귀를 기울인다요한네스, 당신이에요? 에르나가 묻는다행복의 느낌이 그의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당신이로군 에르나, 요한네스가 말한다그래요 나예요, 에르나가 말한다 - P1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금까지 페테르와 대화를 나누었다. 누가 뭐래도, 요한네스는생각한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일까? 어쩐지 모든 것이 다르면서여느 때와 같고, 모든 것이 여느 때와 같으면서 동시에 다르다.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 P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이야기에 오래전 독일에서 살던 시절의 우리 가족이, 무엇보다 나의 이모들이 떠올라버린 건 왜였을까?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사나워졌던 그 밤의 마음은 지금도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주저앉으며 우재가 한 말이다.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아름다운 일이지?" - P3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가씨가 찾으려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찾을 수있기를 바랍니다. 긴긴 세월 지나 과거의 사람이 다시 찾아오는건 틀림없이 근사한 일일 테지요." - P2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아는 장소가 나오니 반가움
애관극장
대한서림
신포시장

그래도 몇몇 장소들은 남아 있었다. 선자 이모가 중학교 시절분공 영화를 관람했다는 애관극장이나, 책을 사러 갔다가 K.H.와우연히 마주쳤다던 대한서림 같은 곳들을 발견할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곳을 선자 이모가 걸었겠구나, 생각하면 눈길이 닿는 자리마다 애틋한 마음이 생겼다. 낡은 골목들 사이를 부지런히 걷다 갑자기 허기가 일었을 땐 신포시장을 찾았는데 그건이모의 일기장에서 팥 도너츠를 사 먹었던 일화를 읽은 기억이났기 때문이었다.  - P2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