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와 혜경궁 홍씨 모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의 바탕은 같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정조가 성군으로 역사에 길이 남은 배경에는 어머니의 특별한 가르침이있었던 것입니다. 선을 행함으로써 성공까지 얻게 되었죠. 부모로서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한중록》에는 처음으로 사도세자의 묘를 찾은 혜경궁 홍씨의소회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식에게 그 무엇보다 선함을 가르치려 했던 어머니의 소회를 함께 읽어보는 것으로 이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내 목숨이 갈수록 그지없고, 스스로 염치없이 살아남은 것이부끄러웠다. (...) 천만가지 어렵고 힘든 가운데 (정조는) 무사히 성장하여 보위에 오르셨다. (…) 당신의 골육을 간신히 보전하여 거느리고 와서 내가 당신 자녀의 성취함을 마음속으로알렸다. 이 한 부분은 내가 살아 있음이 빛난다고 할 수 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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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승리할 때가 있으면 패배할 때도 있고, 그러다가 다시 승리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역사가 그걸 증명해요. 승리에 도취해서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승리의 기쁨을 맛보는 순간에도 패배한 상대의 슬픔을 살피는 자세, 패자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대신 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태도,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역사의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인 사람의 품격일 것입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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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서오경 중 하나인 <<중용>>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남이 한 번으로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으로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라. 과연 이러한 도에 능하게 된다면,
비록 우둔하더라도 반드시 명석해지고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질 것이다." 마치 김득신을 두고 하는 말 같지 않나요? 재능이 없음을 탓하며 스스로의 능력에 한계를 짓고 싶을때 다시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힘을 주는 말입니다.
나의 존재와 인생이 유난히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날이 있어요.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읽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득신의 <자찬묘비명> 일부를 옮겨봅니다.
無以不猶人自也 (무이재불유 인자야)莫於我 終亦有成 (막로어아 종역유성)재면강이이)재주가 남만 못하다 하여 스스로 한계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이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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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신경학자 매리언 울프는 자신의 저서 <다시, 책으로>에서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저는 이 세상을 사랑할 새로운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 읽습니다." 누군가가 제게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저도 비슷한 답을 할 것 같아요. 다시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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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미라클 작전은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400명 가까운인원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구출했어요. 인원이 많은 데다가 짐도 많아서 필수품을 빼고는 다 버려 이륙 중량을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었다고 해요. 군수물자를 버려가면서도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태우려고 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연상케 하는 부분입니다. 6·25전쟁 중에 우리가 받았던 것을 이제는 나눌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감격스럽기도 하고요.
저는 사랑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난민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태우기 위해 귀한 군수물자를 바다에 버린 사람들, 낯선 얼굴의 피난민을 품어주고 아낌없이 베풀어준 사람들, 난민을 구출하는 데 진심을다한 사람들,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사랑에 보답하려 또 다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사람부터 생각하고 보는 모습에 여지없이 울컥하고 맙니다. 그러면서 좋은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역사를 통해 사랑할 수 있는능력이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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