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 이지함

걸인청은 말 그대로 거지들을 모아서 관리하는 곳이었어요. 
단순히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기술을 가르치고 일을 시켰습니다. 몇 년간 공동체 생활을 하다가 이후에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었어요. 걸인청은
조선 최초의 재활복지기관이었습니다. 
조선뿐 아니라 당시 그어느 나라에도 이런 기관은 없었을 거예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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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들도 다 이렇게 살아‘라는 말이 마법의 문장처럼느껴져요. 기본이나 정도를 지키려는 마음을 무력화하는 마법을 부리는 거죠. 하지만 남들이 사는 대로 사는 게 과연 나를 위한 선택일까요? 그건 자기 존엄성을 스스로 해치는 일 같아요.
결국 자기를 위한 선택이 아닌 거예요. 그러니 계산기를 두드리기보다 그저 올바른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나의 존엄을지키는 길일 것입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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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와 혜경궁 홍씨 모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의 바탕은 같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정조가 성군으로 역사에 길이 남은 배경에는 어머니의 특별한 가르침이있었던 것입니다. 선을 행함으로써 성공까지 얻게 되었죠. 부모로서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한중록》에는 처음으로 사도세자의 묘를 찾은 혜경궁 홍씨의소회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식에게 그 무엇보다 선함을 가르치려 했던 어머니의 소회를 함께 읽어보는 것으로 이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내 목숨이 갈수록 그지없고, 스스로 염치없이 살아남은 것이부끄러웠다. (...) 천만가지 어렵고 힘든 가운데 (정조는) 무사히 성장하여 보위에 오르셨다. (…) 당신의 골육을 간신히 보전하여 거느리고 와서 내가 당신 자녀의 성취함을 마음속으로알렸다. 이 한 부분은 내가 살아 있음이 빛난다고 할 수 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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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승리할 때가 있으면 패배할 때도 있고, 그러다가 다시 승리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역사가 그걸 증명해요. 승리에 도취해서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승리의 기쁨을 맛보는 순간에도 패배한 상대의 슬픔을 살피는 자세, 패자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대신 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태도,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역사의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인 사람의 품격일 것입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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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서오경 중 하나인 <<중용>>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남이 한 번으로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으로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라. 과연 이러한 도에 능하게 된다면,
비록 우둔하더라도 반드시 명석해지고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질 것이다." 마치 김득신을 두고 하는 말 같지 않나요? 재능이 없음을 탓하며 스스로의 능력에 한계를 짓고 싶을때 다시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힘을 주는 말입니다.
나의 존재와 인생이 유난히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날이 있어요.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읽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득신의 <자찬묘비명> 일부를 옮겨봅니다.
無以不猶人自也 (무이재불유 인자야)莫於我 終亦有成 (막로어아 종역유성)재면강이이)재주가 남만 못하다 하여 스스로 한계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이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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