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구조인류학 한길그레이트북스 8
에드먼드 리치 지음 / 한길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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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세에게 누이가 있었는가?


structualism ⅱ


曜日 : 20180318, 전주평화도서관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2층 회의실, <영어인문학동아리 B2B>

出處 : Oxford Critical Theory(App)

註解 : 양현(MS인문고전아카데미 대표 063-241-5832)


Structuralism became a global intellectual movement when its methodology was adopted by other disciplines and adapted to suit their own specific objectives and problematics. 


채택adopt과 적용adapt : 예를 들어 에드먼드 리치는 성서에, 알튀세는 맑시즘에, 라캉은 프로이트에, 푸코는 지식의 역사에... 오늘은 리치의 경우만 살펴보자. 


리치 역시 공시적 입장을 고수한다.  신화가 아무리 다양하고, 인물들이 계속 새롭게 등장해도, 용어가 바뀌고 무대가 달라져도 “신화의 전개에는 발전이라는 것은 없고 변증법적 도치만이 있을 뿐이다.”(에드먼드 리치, <성서의 구조인류학>, 한길사, 1996, 64쪽. 강조는 인용자. 이하 쪽수만 표기) 표면은 각양각색이어도 구조는 동일한 것이라는 말이다. 다른 말로, “이 모든 이야기들에서 반복되고 있는 테마는 代置replacement이다.”(198)


그러므로 신화에서 중요한 것은 인물이나 용어가 아니라 위치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신화에서 의미 있는 요소들이란 모순들 그 자체이다”라는 원리를 내세우는 바, 리치 역시 “성서 이야기에서 모순되고 있는 것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서에서 유의미한 요소들”(95)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모순되는 것이란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혹은 이것이면서 동시에 저것인 것을 말한다. “롯의 아내의 지위는 아내이자 동시에 어머니이다.


아내와 어머니라는 지위는 롯의 아내를 동성애를 하는 소돔의 사회에서도, 아버지와 두 딸이 근친상간을 하는 산 속의 사회에서도 모두 비정상적으로 만든다”(333) "— 롯의 아내는 모세 5경 신화에 나오는 다른 등장인물과는 달리 이름이 주어져 있지 않다.”(331) “롯의 아내는 광야에서 소금기둥으로 변하는데, 이것은 지리적으로 기존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 사이의 중간점에서 물체화된 것이다. 즉 소돔에 의해 표현되는 기존의 문화와 소알 성을 바라보는 산 속의 동굴로부터 생겨나는 새로운 문화 사이의 지리적 중간지점에서 소금기둥으로 물체화된 것이다.”(332) 


바로 이것, 즉 중간자적이거나 매개적인 어떤 것이 신화에서 말하는 모순인 것이다. 카인이나 예수도 마찬가지이다. “聖痕을 받은 자가 반사회적으로 성격지워지는 것은 주제론적으로 보아 본질적이다. 성흔을 받은 자의 이러한 성격은 그를 인간적이지도 않고 신적이지도 않은 중간자로 만들며, 두 영역을 연결하는 매개자로 만든다.”(340)


이처럼 “모순적이지 않으면 신화가 아니다. 성서의 신화적 논리는 신성한 왕이며 동시에 선지자인 주인공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모순을 요구한다. 그는 기혼이면서 미혼이어야 하고, 생식능력이 왕성하면서도 생식능력이 불능이어야 하고, 여자에게서 태어나지만 인간의 자식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209)


성모 마리아는 또 어떤가? 성모 마리아의 연령적 위치가 그렇다. 성모 마리아와 남편 요셉의 이야기는 모세 부모 이야기의 반복이다. 다만 나이에 차이가 있다. 요컨대 “늙은 요셉과 젊은 마리아의 결혼 이야기에는 젊은 아므람과 늙은 요게벳의 결혼 이야기에 있던 연령상의 불균형이 역전”(193)되어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처녀 마리아의 연령적 위치의 양의성ambiguity이야말로 신화의 핵심”이라는 점이다.(193)


“성서에서 예언은 거의 언제나 광야 아니면 강가의 제방에서 한다. 광야나 강가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곳이다. 중요한 것은 우주론적 의미에서 그와 같은 장소는 이세상과 저세상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경계선에 놓인 곳,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곳은 자연적 존재와 초자연적 존재가 서로 만나는 접점으로 어울리는 장소인 것이다.”(128-129)


보통 이러한 모순적으로 대칭되는 중간자 혹은 매개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인지된다. “전 세계의 신화와 습속에서 중간적 상태는 성스러운 것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거나 ,아니면] 터부시되는 경향이 — 있다.”(34-35) 성직자와 무당을 떠올리면 잘 이해될 것이다.(어른들이 왜 문턱에 있지마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신화는 이처럼 구조적 동일성을 기저로 하여 ‘변증법적 도치’를 반복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악령에 사로잡힌 증세를 보이는 미리암을 치유하는 것은 모세이다. — 일곱 귀신이 씌워진 막달라 마리아를 치유하는 것은 예수이다. — 미리암과 모세의 이야기는 사라와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반복한 것이다.”(204) 그러므로 “미리암은 모세의 누이이고, 사라는 아브라함의 누이이다. — 막달라 마리아는 사라와 미리암의 반복이다.”(205)


모세와 예수의 이야기도 동일하다. 출애굽기 1장 22절을 보라. 파라오는 명령한다. “갓 태어난 히브리 남자아이들을 모조리 강에 던지고 여자아이들은 살려주어라.” 이어 마태복음 2장 16절을  보자.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표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 “헤롯왕은 출애굽기 제1장에 등장하는 파라오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159) 


모세와 예수의 죽음의 장면에는 늙은 여인 혹은 어머니만 입회한다. “성모 마리아는 부활의 장면에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184) 부활이나 救助의 장면에는 젊은 여인이나 누이가 등장한다. “— 예수의 부활을 목격하는 사람은 일관해서 막달라 마리아이다.”(202)  “그 여자가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하도 잘 생겨서, 남이 모르게 석 달 동안이나 길렀다.


그러나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서, 갈대 상자를 구하여다가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아이를 거기에 담아 강가의 갈대 사이에 놓아 두었다. 그 아이의 누이가 멀찍이 서서, 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고 있었다.”(출애굽기 2:2-4) 정리하자면 “마리아(미리암)은 예수의 처녀 어머니이고, 미리암은 모세의 처녀 누이이며, 이시스 여신은 어머니이면서 누이이고 아내이며 딸이기도 하다.”(161) 


자, 왜 모세에게 누이가 있었는가(<성서의 구조인류학> 중 제3장이 <모세에게 왜 누이가 있었는가>이다), 를 이제 답할 때가 되었다. “모세에게는 누이가 있었다. 왜냐하면 신화적 논리가 모세의 어머니가 모세보다 더 늙은 사람이 아니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213)


그런데,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해도 그것의 의미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왜 모세에게 누이가 있었는가? 리치는 성서가 본격적으로 편집되기 이전에 신은 부분적으로 여성이라는 이념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점차 남성신을 강조하는 에피스테메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 신의 시간초월적-영속적 측면은 남성으로 인식[된]—반면 신의 시간구속적-변화적-창조적이며 동시에 파괴적 측면은 여성으로 인식되었다.”(206-207) 그래서 “정통 유태교와 정통 기독교는 둘 모두 성서에서 신의 여성적인 측면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부분적으로[만] 성공”했다.(207)


“따라서 성서에 상당히 많은 수의 여성 등장인물들이 남게 되었고, 이들은 어머니, 누이, 아내, 연인, 딸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 여성 등장인물들은 신에 가까운 남성 주인공들의 어머니, 누이, 아내, 연인, 딸 등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207)


정통 유태교와 정통 기독교 “신의 여성적인 측면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형식에 그치고 말았”는데, 그 결과 “성서의 여성들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종교체계의 여신들이 가지는 속성들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207)



문제틀 problematic : 이 용어는 알튀세가 다른 이에게 차용, 확산시켰다. 특정 담론이 갖는 이론적 통합성의 원천 혹은 생산적인 이론적 출발 지점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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