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쟁사>는 괜히 한 번 넣어봤습니다.) 업데이트가 너무 빨라 깜짝 놀라는 분이 있을 것 같아 우려하는 마음에 말씀드리자면... 머리에 지우개가 있어서 곧 다 잊어버릴 것 같은 조급한 마음에 밤을 새서 자료 수집하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순전히 뻥이고요. 실은 얼마 전부터 '이 곡을 주제로 포스팅을 하겠음'이라고 마음 한 귀퉁이에 새겨놨거든요. 특히나 선두에 포진한 노래들은 어디 한 구석 빠질 것 없이 주옥같아서, 이걸 잊어버리면 나중에 피눈물이 날 것 같은 심정입니다.

건담, 하면 다들 할 말 많은 사람 뿐일텐데요. 그래서 포스팅하는 것도 살짝 좀 겁이 납니다. 건담 팬은 좀 더 미묘하게 적극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묘하게, 가 포인트입니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다가 기분이 상할 때는 많지 않지요.

(사례 1)
A: 난 XXX보다 OOO가 훨씬 낫더만.
B: 뭐? 그래? 음...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XXX가...

(사례 2)
A: XXX랑 OOO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B: 그게 말이 되냐? (여기서 XXX랑 OOO는 전혀 다른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여야만 함) 걔랑 걔는 차원이 다르잖아! (...해놓고 또) 그래도 XXX가 이기지 않을까?


사족이지만, 어디선가 '에반게리온 초호기와 건담Wing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지*인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냥 막연히 건담이 세지, 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보니 초호기가 이기겠더군요. (초호기는 설정상 50m가 넘고, 건담Wing은 아무리 커봤자 10m가 안 넘을 것이다... 거기에 또 누군가 '건담은 날잖아효!'라고 이의제기를 해놓았더니 '초호기도 폭주하면 날개 여섯 개가 튀어나온다!'라고 답변해놓은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끄덕... 그리고 에바의 AT 필드 하나면 모든 것은 끝난다, 라고 방점을...)

건담 시리즈를 언급하자니 머리가 순간 멍해집니다. 기동세기 건담 시리즈 중 하나를 꼽을까 하다가, 아무래도 이 코너는 '테마곡' 위주로 소개하는 것이다보니 비기동세기 건담 시리즈 중 하나를 꼽게 되었습니다.  

건담 명곡은 각종 시리즈 오프닝 곡만 꼽더라도 수두룩합니다. 0080 오프닝 '空に 屆けば(하늘에 닿으면)', G건담 1기 엔딩 '君の 中の 永遠(그대 안의 영원)', Z건담 TV판 2기 오프닝 '水の 星に 愛を めて(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 등. 건담 Seed 시리즈 OST를 수작으로 꼽는 분도 많이 있고요. 

의외라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이번에 소개할 곡은 1997년 작 '건담Wing' 시리즈의 엔딩 테마곡 'White Reflection'입니다. 윙건담은 건담 팬 사이에서도 말이 참 엇갈리는 불운의 시리즈입니다. 불운으로 따지자면 건담ZZ를 따라올 것이 있겠느냐만 말입니다. 

윙건담은 비기동세기 건담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기존 건담 세기에 들어가는 작품이 아닌, 시대와 작품 성향이 전혀 다른 새로운 타입의 건담 시리즈였지요. 캐릭터와 구성도 기존 건담보다 훨씬 더 담백하고 건조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히이로 유이와 리리나 피스크래프트의 러브모드에는 극 중 비중이 거의 실리지 않지요. 메카닉이 폭주하는 전투 중간에도 종종 펼쳐지던 애절한 모드는 간데 없이, 한결 더 강력해진 위력을 자랑하는 건담이 화면을 누빕니다.

윙건담에 대한 혹평 중 가장 많은 포탄이 쏟아지는 것은 건담의 디자인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의견이 꽤나 엇갈리기는 하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건담에 닭날개를 단 것은 좀 심했다'라는 팬과, '닭날개가 아니고 천사의 날개다, 위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도 이해 못 하냐'라는 팬이 거의 반반이었지요.  

시종일관 진지하게 흘러가다가 윙건담이 날개를 퍼덕이며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이 나오면 순간 정신이 멍해지는 것은 좀 사실입니다. 당시로서는 참신한 디자인이었지요. 만약 지금 시대에 나가노 마모루가 K.O.G(나이트 오브 골드)에 날개를 달았다면 반응이 어땠을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나가노 마모루니까, 라고 관대하게 용서하는 팬들이 대부분일 것 같기도 하네요. 

엇갈리는 평만큼이나 호감도도 극을 달립니다. 윙건담에 호감을 가진 팬 몇 명(이라고 해봤자 세 명)에게 '왜 좋아하느냐'라고 물어보자, 놀랍게도 그들의 대답은 일치했습니다. '닭날개가 묘하게 매력있다'라는 답은 물론 한 명도 없었고, 만장일치로 꼽은 것은 '주제가가 한 몫 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맹세코, 이 코너에 글을 쓸 거라고는 미리 말하지 않았습니다.) 

White Reflection은 보컬과 작곡을 맡은 여자멤버 타카야마 미나미, 키보드와
작사를 맡은 남자 멤버 나가노 시이나로 구성된 2인조 그룹  Two-Mix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Two-Mix의 여섯 번째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지요. 이들은 1995년 'Just Communication'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White Reflection 외에도 건담 시리즈 중 Rhythm Emotion, Last impression 등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White Reflection의 인기가 높아지자, 후에 이 노래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완성도 또한 그 당시에는 획기적으로 수려한 편이어서, 주변인 중에는 이 비디오를 따로 공CD에 구워 소장하는 친구들도 있을 지경이었지요.  

뮤직비디오에는 윙 제로 커스텀이나 히이로와 리리나의 모습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노래를 부른 그룹 Two-Mix를 본딴 여주인공 한 명과 남주인공 한 명이 등장하고, 알 수 없는 빛을 쫓아 떠나는 그들의 모험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지요. 

특별판이 아닌 전작에서는 이 노래가 배경에 흐르는 와중에 윙 제로 커스텀이 트윈 버스터 라이플을 연발하는 매우 박력있는 화면이...('I feel your love'라는 가사가 흐르면서 가공할 화염이라니) 

건담의 다른 명곡을 소개할 기회가 또 생기면 좋겠네요. 건담과 함께 떠나는 명곡 여행, 같은 코너도 좋겠고요. 

White Reflection 

I feel your love reflection 見つめ返す 瞳に
당신의 되돌아오는 사랑을 느껴요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描いて 遙かな Never Ending Story
그려줘요 아득한 끝없는 이야기

悲しみも 痛(いた)みも 振り切るように 羽ばたく
슬픔도 아픔도 뿌리치듯 날개 짓 하죠

あなたが くれた 翼を この 胸に 廣げて
당신이 준 날개를 이 가슴에 펼치고서

ああ 掛け替(が)えない 愛の 鼓動を
아아 둘도 없는 사랑의 고동을

切なく 狂おしく 感じていたい
애절하고 미칠 듯 느끼고 싶어요

I feel your love reflection 熱く 夢を 重ねて
당신의 되돌아오는 사랑을 느껴요 뜨겁게 꿈을 겹치며

過ち 恐れずに 求め會う 靑春
실수를 두려워 않고 서로를 찾는 청춘

溢れ出す 思いを 素肌で そっと 傳える
넘쳐나는 마음을 맨몸으로 살짝 전해요

やさしく なれる 强(つよ)さを 抱きしめるみたいに
상냥해질 수 있는 강인함을 안고있는 것처럼

ああ 激しく 搖(ゆ)れ動く 時代を
아아 격렬하게 요동치는 시대를

氣高く しなやかに 越えて 行きたい
고상하고 부드럽게 넘어가고 싶어

feel your love reflection 許(ゆる)し會(あ)える 眞實
당신의 되돌아오는 사랑을 느껴요 서로를 용서할 수 있는 진실

口づけ 交したら もう 何も いらない
입맞춤을 나누었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I feel your love reflection 諦めない 情熱
당신의 되돌아오는 사랑을 느껴요 포기하지 않는 정열

信(しん)じて 貫(つらぬ)く Never Ending Story
믿고 이어가는 끝없는 이야기 
 


 

*덤: 건담 Seed OST List 목록 (출처: http://www.guardianarchiv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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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09-04-10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담 시리즈의 최근작인 더블오의 모티브가 된게 아닐까 할 정도로 비슷한 면이 굉장히 많은 건담W죠.
이때부터 왠지 기존 어떤 세계관에서의 스핀오프 건담 시리즈가 나온게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되고요..[물론 그와 같이 주인공들이 생김새가 점점 더 美소,중년이 되는건 말할것도 없을려나요.]

*건담 W에서 가장 인상깊었던건 역시 히이로와 리리나의 러브 모드 아닌 러브 모드가 아닐까 합니다.[두번째 만남에서 생일초대하는 리리나에게 대뜸 살인경고장을 보내는 히이로나 그걸 진지하게 곱씹어보는 리리나를 보자면 이건 뭔가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SarahKim 2009-04-16 15:51   좋아요 0 | URL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으로 보여지기도 했군요, 그 대목이...음...

Mephistopheles 2009-04-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이 많으면서도 안티팬도 많기로 유명한 W건담이죠.
작심하고 캐릭터 팔아먹을려고 울궈먹고 또 울궈먹었던...^^
1년전쟁 샤아의 복제품처럼 젝스를 만들고 투구형 가면까지 씌운 건
지나치게 보이는 장사속이였습니다.

SarahKim 2009-04-16 15:52   좋아요 0 | URL
네네, 제 말이. 안티도 팬도 많은 말 많은 윙건담. ㅎㅎ

마왕이。연우 2009-04-1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윙은 내가 유일하게 보는 건담 시리즈로, 다른 건담들에 비해 정말 애정가는 녀석

SarahKim 2009-04-16 15:52   좋아요 0 | URL
닭날개 보면 볼수록 묘하게 애정이 가지요.

비로그인 2009-04-1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코 White reflection 따라 부른 1人

SarahKim 2009-04-16 15:53   좋아요 0 | URL
오오 클라이막스 따라부르기 어려운데요!

chihaya 2009-04-17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품 이름은 정확하게 신기동전기 "건담윙" 이고 "윙건담"은 등장하는 메카의 명칭입니다. 위에 "윙건담은 비기동세기 건담시리즈 중 하나" 라고 하셨는데 잘못된 부분이지요. 그리고 작품 자체는 1995년 작이고 화이트 리플렉션은 1997년에 나온 OVA시리즈 엔딩곡으로 쓰였습니다. 언급하신 투믹스 곡들도 모두 건담윙쪽에 쓰였으니 건담시리즈- 라고는 할 수 없고요.

SarahKim 2009-04-17 12:39   좋아요 0 | URL
음 그렇군요. 정확한 지적 감사합니다. 팬들은 통칭 윙건담, 메카로들 많이 부르니 저도 그게 입에 붙었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린 민메이를 선두에 내세우고 나니 어쩐지 '아아... 이제 내 할 일 다했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허무했습니다. 너무 강력했나봐요. 하지만 만화의 세계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지요. 아직 주옥같은 ost가 무궁무진하게 남아있습니다.

80년대풍 민메이에 이어, 이번에는 90년대풍 히로인 '여신님'입니다. 여신님은 만화와 애니 자체가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굳이 테마송 때문이 아니더라도 역대 히로인에 꼽힐 만합니다만... OST도 원작 못지 않은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 코너에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오, 나의 여신님(ああっ,女神さまっ)>은 당시 남성팬의 로망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재현한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남자 주인공인 케이치는 스토리상 오토바이광인 데다가, 여자에게는 인기가 없는 공대생으로 나옵니다. 어느 날 잘못 건 전화 한통이 '구원 여신 사무소'라는 기괴한 곳으로 연결됩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아... 음. 당신처럼 상냥한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전화 상담을 받던 여신 베르단디는 이 청년의 소박한(?) 소원을 들어주고자 몸소 지상에 강림하지요. 뒤이어 베르단디의 언니 울드, 동생 스쿨드까지 그녀를 따라오며 집안은 어수선해집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니 천사 같은(실제로도 천사인) 데다가, 눈부신 미모에 상냥한 성격, 자유자재로 힘을 구사하는 여자친구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니... 여신님의 팬이 대부분 남성인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 

여신 셋. 어디서 들어본 것 같으시죠. 이 세 자매의 기원은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노른(Norn)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들 자매의 힘은 그야말로 극강이라, 어지간한 분쟁에는 나서지 않는 비중있는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던 중 문득 <Five Start Stories>를 떠올린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트로포스-라키시스-클로소, 운명을 관장하는 3여신에서 역시 모티브를 따온 <Five Star Stories>의 주인공들도 여신님과 궤를 같이 한다고 봐야겠습니다. 분위기나 캐릭터는 완전히 다르지만요.  

노른 자매와 운명의 3여신의 공통점은 막내의 힘이 가장 세다는 것입니다. <여신님...>에서도 설정상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막내 스쿨드의 힘은 가장 막강하고, <Five...>에서도 막내 클로소의 위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클로소는 심지어 컨트롤 불능으로 스스로 모터헤드를 동면시키고 잠들어버립니다.) 둘째의 역할을 어디를 가나 '조정자'입니다. 베르단디도 특유의 온화한 이미지로 중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을 도맡습니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는 실력자이지요. <Five...>의 둘째 라키시스 역시 제왕 아마테라스의 부인이 되지요.

잠깐 이야기가 모티브로 흘렀습니다. <오, 나의 여신님>에서 목소리 역할을 맡은 성우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여, 일본의 대형 경기장에서 여신 성우 콘서트가 열리면 전국 각지에서 남성 오덕팬들이 집결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당시 게임 잡지에서 40대 아저씨팬이 '여신님 사랑해요'라고 쓴 깃발을 마치 야구경기 응원하는 것처럼 열성적으로 흔들어대는 사진을 본 것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때는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성우는 아무래도 주인공 베르단디의 목소리 역할을 맡았던 이노우에 키쿠코였습니다. 여신님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한 CD, DVD도 말도 못할 정도로 많았으니까요.  옆에 있는 목록만 보더라도 입이 떨 벌어질 정도입니다.  

울드의 토마 유미, 스쿨드의 히사카와 아야도 같이 인기를 누리기는 했지만, 베르단디의 인기는 유별나서 DVD에도 베르단디 추가 음성이 수록될 정도였지요. 자매 각각의 매력포인트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섹시한 울드, 청순한 베르단디, 귀여운 스쿨드. 이 중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청순함이었지요. 지금 조사하면 조금 다르게 나올까요? 글쎄, 모르겠네요. 예나 지금이나 '소녀스러움'에 대한 남정네들의 로망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이쯤되면 성우의 실제 모습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Zard 전략인가요. 살짝 비껴나간 옆모습만으로는 나이와 정면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여신님' 애니가 낳은 명곡은 숱하게 많습니다. 당장 꼽을 수 있는 것만 하더라도 '女神の氣持ち(여신의 기분)'. 93년 발매 OVA 오프닝/엔딩곡인 'My Heart 言い出せない、Your Heart 確かめたい(My Heart 말할 수 없어요, Your Heart 확인하고 싶어요)', Congratulations!', 2000년 발매 극장판 엔딩곡 'Try to Wish', '소원(願い)' 등. 뭘 꼽을 지 살짝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뇌리에 깊이 박힌 남정네 오덕후들의 떼창 'My heart, Your heart'로 낙점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참으로 씩씩하게 들리는 이 곡을 실제로 남정 오덕후들이 부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답니다. '여전히 꿈과 희망을...'이라는 마음이 들면서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女神はうたう(여신은 노래해요)'를 꼽고 싶었지만, 이건 아무래도 소품 느낌이 좀 많이 들어서요. 아쉽지만 이 곡도 꼭 들어보시길.ㅠㅠ

My Heart 言い出せない、Your Heart 確かめたい 

こいに ならないね そばに いるだけじゃ
사랑이 되지 않아요,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なぞを かけても どんかんな ひとだから
암시를줘도 둔감한 사람이니까

なつの ふくを きて はるの うみに きた
여름 옷을 입고 봄 바다에 왔어요

あなたの シャツで やさしく かばって
당신의 셔츠로 부드럽게 감싸고

My Heart いいだせない
나의 마음 말할 수 없어요

Please キスしてって
'부디 키스해줘요'라고

Day Dream ゆめは ふくらみ
백일몽. 꿈은 부풀어

そらに たかく きえる
하늘 높이 사라져요

おんなのこは だれだって しあわせに なれる
여자는 누구나 행복해질수 있어요

こいが はじまれば かがやきだす
사랑이 시작되면 빛을 내기 시작하죠

たとえ なみだ ながしても あなたの せいなら
비록 눈물 흘리더라도 당신 때문이라면

むねを いためても かなしくない
가슴을 아프게 해도 슬프지 않아요
 
ひみつ もちたいな つみを かんじたい
비밀을 가지고 싶어요, 책임을 느끼고 싶어요

あなたの NEWS しってても しらんぶり
당신 소식, 알아도 모르는척

あきに ときめいて ふゆに なやんでも
가을에 설레이고 겨울에 고민해도

だいじな こいが みのれば いいよね
소중한 사랑이 결실을 맺는 게 좋겠죠

Your Heart たしかめたい
당신의 마음 확인해보고 싶어요

Believe ふれた ゆびを
믿어요, 닿았던 손가락을

True Love はじめてだから
진실된 사랑은 처음이기에
 
ほほが あつく もえる
뺨이 붉게 물들죠

おんなのこは こいしたら うつくしく なれる
여자는 사랑을 하면 예뻐질 수 있어요

あかい くちべにも ひつようない
붉은 입술연지도 필요없지요

ねむれなくて すごしても ゆめばかり みてる
잠들수 없어 밤을 지새도 꿈만 꾸고있는

おもう きもちだけ あふれている
사랑하는 감정만은 넘쳐흘러요.

おんなのこは だれだって しあわせに なれる
여자는 누구나 행복해질수 있어요

あいが みなぎれば むてきに なる
사랑이 넘쳐흐르면 무적이 되죠

たとえ なみだ ながしても あなたの せいなら
비록 눈물 흘리더라도 당신 때문이라면

むねを いためても やさしくなる
가슴을 아프게 해도 상냥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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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OST에는 주옥 같은 명곡이 참으로 많습니다. 일본에는 각종 애니메이션 히로인의 목소리 역할을 맡은 성우 팬클럽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시절, 주변에 '여신님' 성우 팬클럽에 가입했던 친구들이 기억나는군요... 성우들이 콘서트까지 연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지요. 캐릭터의 복장을 그대로 입고 나와 노래를 부른다니, 이거야말로 이 세상에 강림한 캐릭터를 보는 기분일테지요. 

청각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까요. 밝혀진 바에 따르면 후각이 청각보다 예민하다고 하는데, 저는 조금 예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때 그 장소에서 들었던 소리만은 어김없이 잊지 않고 생각나거든요. 여기에 그 때 그 냄새까지 겹쳐진다면 더 생생하게 기억나겠지만요. 

작품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나오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드라마라면 상대적으로 쉬운 얘기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문학작품, 특히 만화의 경우 심지어 캐릭터도 아닌 테마곡이 작품보다 더 뇌리에 깊이 새겨지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이런 테마곡이 과연 몇 곡이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도 더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이 코너를 열었습니다. 

가장 처음 어떤 곡을 소개할 지, 실은 오래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10초도 안 되서 머리에 떠오른 것은 '愛. おぼえていますか(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1984년 제작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OST 중 한 곡입니다.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의 히로인, 린 민메이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곡이기도 하지요.  

아이돌 가수 린 민메이, 히카루, 미사가 벌이는 삼각관계, 젠트라디와 멜트란의 전쟁사, 거대 종족과 인간이 벌이는 전투 설정, 기존 로봇 만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스피디한 매커니즘 등, 다양한  요소를 마크로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의 명성이 식을 줄 모르는 까닭은 애니메이션의 스토리상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말미를 멋지게 장식했던 테마곡,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가 조금 있으니 흐린 글씨 처리하겠습니다. 마우스로 긁으면 잘 보여요; 


서로 죽고 죽이고, 치열한 전투가 극에 달하고 인류가 멸망할 위기에 처한 와중에, 생존한 사람들은 남은 희망에 모든 것을 겁니다.  

'미스 마크로스 선발대회'에서 우승하며 히로인으로 떠오른 린 민메이의 단순한 Love song이, 문화라고는 전혀 가진 적 없이 전쟁만을 일삼던 젠트러디인들에게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은 것입니다.  

린 민메이의 노래가 우주 공간을 가득 메우고, 젠트러디인들은 그녀가 노래하는 영상을 지켜봅니다. 총탄이 빗발치고, 전투 로봇들이 귓전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에도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고 손을 내밀며 노래를 부르지요. 

너무 꿈같은 이야기지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이게 너무나 적절한 결말이었답니다. 끝부분에서도 이런 대화가 등장하지요.  

-'도대체 그 노래는 뭐였을까.'
-'그냥 흔한 유행가, 사랑 노래지.' 

사족이지만, 가끔은 너무나 흔하고 당연한 것이 드물어지는 시기가 있지요.

엔딩까지 말씀드리면 너무 스포일러일테니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마크로스 시리즈에 대해 더 알고 싶다거나 시리즈별 캐릭터가 궁금하신 분은 홈페이지를 한 번 찾아가보세요.



사실, 작화 자체가 80년대 것인지라 지금 보면 다소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 현대식으로 손을 대어 나온 마크로스 히로인들은 개인적으로 민메이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마크로스 팬들은 이를 '민메이의 저주'라고 부르기까지 하지요...) 

앞으로 나올 마크로스 히로인 중 민메이를 초월하는 캐릭터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솔직히 앞으로도 반반입니다. 그만큼 마크로스 팬이라면 민메이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겠지요. (혹자는 미사의 손을 더 들어주기도 하지만...)  

 

그래서, 오늘은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입니다.  

愛·おぼえていますか

今 あなたの 聲が 聞こえる.「ここにおいで」と
지금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요. 「이리로 와」라는

淋しさに 負けそうな わたしに
외로움에 져버릴것만 같은 나에게

今 あなたの 姿が 見える.步いてくる
지금 당신의 모습이 보여요. 걸어오고 있는

目を閉じて 待っている わたしに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昨日まで 淚で くもってた 心は 今……
어제까지 눈물로 흐렸었던 마음은 지금……

おぼえていますか? 目と 目が 合った 時を
기억하고 있나요? 눈과 눈이 마주쳤던 때를

おぼえていますか? 手と 手が 觸れ合った 時
기억하고 있나요? 손과 손이 스쳤던 때

それは 始めての 愛の 旅立ちでした.
그건 처음해본 사랑의 여행이었죠.

I LOVE YOU, SO

今 あなたの 視線 感じる.離れてても
지금 당신의 시선을 느껴요. 떨어져있지만

身體中が 暖かくなるの.
내 마음이 따뜻해져와요.

今 あなたの 愛 信じます.どうぞ 私を
지금 당신의 사랑 믿어요. 부디 나를

遠くから 見守って 下さい.
멀리서 지켜봐 주세요.

昨日まで 淚で くもってた 世界は 今……
어제까지 눈물로 흐렸었던 세상은 지금……

おぼえていますか? 目と 目が 合った 時を
기억하고 있나요? 눈과 눈이 마주쳤던 때를

おぼえていますか? 手と 手が 觸れ合った 時
기억하고 있나요? 손과 손이 스쳤던 때

それは 始めての 愛の 旅立ちでした.
그건 처음해본 사랑의 여행이었죠.

I LOVE YOU, SO

もう ひとりぼっちじゃない.あなたが いるから
더이상 외톨이가 아니야. 당신이 있으니까

おぼえていますか? 目と 目が 合った 時を
기억하고 있나요? 눈과 눈이 마주쳤던 때를

おぼえていますか? 手と 手が 觸れ合った 時
기억하고 있나요? 손과 손이 스쳤던 때

それは 始めての 愛の 旅立ちでした.
그건 처음해본 사랑의 여행이었죠.

I LOVE YOU,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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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zer 2009-04-1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네요. 마크로스의 극성팬중 한사람으로서 기분좋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작품은 80~90년대의 애니팬들에게는 아련한 향수이자 전설입니다. 같은 시기에 발매되었던 수많은 영상물중, 이 작품에 감명받아 일본애니메이션의 작품성을 인정하고 팬이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최근 화제가된 영화 낮술의 감독이나 우아한 세계의 감독...작업책상위에 이 작품의 설정자료집을 놓아둔 트랜스포머의 그래픽제작진...팬이라고 대놓고 말했다던 스타크래프트2의 제작진...그외의 많은 국내외 예술인들이 이 작품의 이름을 언급하고 팬이라고 말하는지... 재패니메이션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내었다는 이 작품은 동시대를 살아갔던 세계인의 가슴에 명작으로,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SarahKim 2009-04-10 09:07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들어 마크로스 극성팬, 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봐요. 전설은 괜히 전설이 아니라는 것을 존재 자체로 보여주는 애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