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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달을 쫓다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미묘한 분위기의 책이었다.
미스테리소설같으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넘치고
여행서적을 보는것처럼 직접적인 도시에 대한 설명으로 넘쳐났다.
그래서인지, 그 둘의 여행에 마치 내가 동참한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낯선 타인과의 여행은 어떨까..
여행은 가장 친하고 가까운 사람과 함께여야 편할것같은데,
이 책을 보면서 어쩌면 약간은 거리가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이
더 나을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복오빠의 여자친구라고 생각하고 함께 떠난 여행,
실종된 오빠를 찾기위해서였지만
약간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불편한 맘을 가졌지만,
조금은 편해졌을때 그 사람이 아니고 낯선 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나는 그 여행에 계속 동참할수 있을까..
하지만, 죽은 사람과 함께 하는 듯한 여행을 계속하게 되는
시즈카..하지만 이복오빠의 실종에 대한 것도 거짓임이 밝혀지고,
이복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을 품은채 여행은
계속되게 된다.
오빠지만, 여행 동안에 스스로 가족이라는 생각을 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즈카.
자기도 모르는 새, 자기가 오빠와 두 여자친구 사이의 중심된 이야기
소재였다는것을 알게되었을때, 그리고, 간헐적으로 자기와 연락을
끊지않고 지냈던 진짜 이유를 알게되었을때, 시즈카의 심정은 진짜로
어땠을까..
내가 시즈카라면..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면서 읽었던것같다.
이상하게 나는 수학여행을 떠나기전이면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불안했었다.
같은 반 학우지만, 모든 아이들이 나랑 친한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그런 아이들과 며칠동안 함께 자고 씻고, 나의 편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는 여행이 그렇게 편하지않았었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의 여행에 동행하게 된 시즈카의 마음에 동화가
되었다가, 또 어느새 죽은 친구의 전남자친구를 좋아하는 맘을 품고있는
다에코에게 옮겨갔다가, 이미 죽어버린 유카리에게로 맘이 옮겨가고..
제목처럼 낮에는 보이지않는 달을 쫓는것처럼 어떤 감정이 주인공들에게
이입되는지 정확하지않은채 이리저리 감정이 흐르는채로 책을 읽은것같다.
소설속의 도시 나라를 잘 몰라서,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면이 약간은 지루하기도했지만,
한낮의 하얀 달을 봤을때의 묘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뭔가를 찾아 여행을 떠나지만, 찾을것은 찾지 못하고 막상 다른 것을 품고
돌아오는 여행처럼 그런 느낌을 주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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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은 매우 즐거운 한편
피곤하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는 서로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죄 뱉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 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자기들의 우정을 확인하려고 하기때문에,
그렇게 죄 뱉어내는 여행을 하고 나면 자기가 텅텅
비어버린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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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곳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어디를 가든 다음 여기가 있을 뿐, 자기 자신으로부터 달아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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