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중반에 이르기까지 별들과도 같았던 이들의 이름이군요. 새삼 저자와 동시대, 동세대인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고종석도, 언론학자이면서 <한국 근/현대사 산책>으로 오래 기억될 강준만도,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라는 정치적 지향에 걸맞는 고래의 발행인 김규항도, `똘레랑스`와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을 잡아준 홍세화와 우석훈도, 불교와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 박노자도 모두 서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그렇지만 역시 인생에 큰 획을 그은 한 사람의 논객을 꼽으라면 진중권입니다. 중3인 제게 아버지가 권해주셨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보여지는 세상 바깥에도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게 했지요. (이제 이 책의 2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니 기분이 좀 묘합니다만.) 그 이후 우리 모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조선일보 불매 운동의 기억은 제 `생각의 좌표`를 잡아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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