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도서관과 슈퍼마켓에 갔고 저녁때는 목욕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나쁜 점은, 기억이 뒤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꼼짝않고 있으면 기억도 꼼짝않는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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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진지하지 않은 것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기능 중의 하나는 바로 지나치게 진지한 것들에 의혹의 그림자를 던지는 것이다 - 바로 이것이 패러디의 중요한 기능이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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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다양한 인생에 이끌리는 동시에 혐오감을 느끼면서, 나는 집 안에 있는 동시에 집 밖에 있는 것 같았다. (p.55)

개츠비는 부유함이 가두어 지켜 주는 젊음과 신비, 수많은 산뜻한 새 옷들, 가난한 사람들의 치열한 싸움에서 벗어나 빛나는 은처럼 안전하고 당당한 데이지의 존재를 고통스럽게 깨달았던 것이다. (p.200)

데이지는 젊었고, 그녀를 둘러싼 인공적 세계에는 난초 향기와 즐겁고 유쾌한 속물근성, 인생의 슬픔과 암시를 새로운 곡조에 담아 그해의 유행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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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그러니까 어떤 기술에 관한 내용을 글로 남기는 사람이나 글을 통해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글을 습득하는 사람은 정말이지 단순한 사람이라네...... 그런 사람은 씌어진 말, 즉 글이라는 것이 꽤나 대단한 것이라고 믿고 있거든. 사실 글이라는 것은 그것이 다루고 있는 문제에 관해 애당초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회상의 보조수단에 불과한 건데 말야. (p.33, 첫번째 양탄자: 글은 고아소년과 같다)

이 책은 망각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한갓 모사물에 불과하며, 생생하고 구체적인 말들의 실루엣이다. (p.35, 첫번째 양탄자: 글은 고아소년과 같다)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만한 다른 원천들이 막혀 있지만 않다면 고독 자체가 멸시의 원천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되었다. (p.102, 빈곤의 수사학)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작가들에게 어떤 특정한 과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그러한 원형적 드라마를 그때그때의 현재로 매번 새롭게 번역하고, 또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여야 하는 과제 말이다. 작가란, 자신의 독서 기술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독자이다ㅡ내 말이 틀린가? (p.160, 일곱번째 양탄자: 이야기 속의 연극론)

그녀는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유의 아름다움이었다. 그녀는 지적이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유의 지성이었다. 그녀에게는 성적 매력이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유의 성적 매력이었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로 온몸을 휘감고 다녔따. 그녀의 몸은 도처에서 찾아내어 게걸스레 집어삼킨 최신 텍스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책이나 잡지를 덮고 나면, 그녀는 갑자기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인물처럼 보이거나 엘프리데 옐리네크처럼 음험하게 행동했다. 그녀가 새로운 텍스트를 입는 순간, 그전의 텍스트는 옛것이 되어 그녀의 몸에서 서서히 모습을 감추었다.
게다가 그녀는 요란스런 모방을 좋아했다. 자작나무 지팡이에서 펌프스 구두까지, 연보라색 멜빵바지에서 섬세한 나일론 스타킹까지, 작게 조여 감춘 가슴에서 풍만하게 드러낸 가슴까지, 그녀가 흉내내지 못할 것은 없었다. 그녀에게 이 모든 것은 상상력의 문제였을 뿐이다. (이런 것들이 어떤 효과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말기 바란다.) 꿀색깔의 염색, 짧게 자른 단발머리, 곱슬거리는 파마…… 언제나 최신 유행에 따른 스타일, 늘 『브리기테』 『프로인딘』 『퓌어 지』에서 금방 튀어나올 듯한 모습. 언제나 『코스모폴리탄』에서 막 오려낸 듯한 모습. 팔크 라인홀트는 문화의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읽는 기분으로 그녀를 읽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흥미를 잃어갔다.
고향에 있었을 때 그는 아침에 본 그녀가 저녁때도 같은 글자를 입고 있을지 결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 집의 문을 따고 들어가면서 그는 종종 묘한 불안감마저 느끼곤 했다. 과산화수소로 탈색한 금발머리에 번쩍이는 검은색 에나멜 원피스를 입고 담배를 피우면서─도대체 담배는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한 거지?─캄파리 광고에 나오는 포즈로 창 밖을 내다보는 저 여자가 정말 내 여자친구 맞나? 빨간 펌프스의 또각거리는 신호를 듣고서야 그는 여자의 입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구두는 얼마 전에 그녀와 함께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오디세우스처럼 오랜 시간 제화점 열도들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고른 것이었다. 로테. 아이 참, 이젠 로테라고 부르지 마. 리자라고 불러. (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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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는 과학으로만 재현할 수 없는 의미와 느낌의 공동체이다. (책을 펴내면서, 12)

버거는 발자크의 소설을 통해 "본질적으로 불경스럽고 폭로적이고 전복적인 시각"을, 다시 말해서 `사회학적 시각`을 얻었다. 지금도 그의 연구실 한편에는 발자크의 캐리커처가 걸려 있다. 그 액자를 바라보면서 그는 가끔씩 이렇게 중얼거린다. "좋은 사회학은 좋은 소설과 유사하다." (왜 예술로서의 사회학인가?, 58)

유대인 출신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도 이야기의 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토리텔링은 의미를 규정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서 의미를 드러낸다. 그것은 실제 그대로인 것들을 통해 동의와 화해를 이끌어낸다." (왜 예술로서의 사회학인가?, 62)

그러나 예술로서의 사회학은 그냥 예술이 아니다.예술이면서 사회학이고 사회학이면서 예술이어야 한다. 예술이되 사회학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사회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결합시켜 예술적인 사회학 작품을 탄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학자는 `사회학자/작가`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왜 예술로서의 사회학인가?, 90)

니체가 볼 때 예술가는 "일의 즐거움 없이 일하기보다는 차라리 몰락하기를 바라는 극소수의 사람들"이다. "이 까다롭고 만족시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일 자체가 모든 이득 중에 가장 큰 이득이 아니라면 많은 금전적 이득은 아무 소용이 되지 못한다." (어느 사회학자의 예술론, 103)

대중은 낱낱의 구체적인 체험과 경험에 기초하여 사고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학자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을 추상화하고 일반화하여 이론을 만들고 그 이론으로 현실을 설명한다. 그래서 학자들의 언어와 대중의 언어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물이 흐른다. 노명우는 "이론이 이론을 낳고 해석에 해석을 덧칠하는" 학자들의 게토를 벗어나 대중을 향해 말문을 연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구 동기를 찾고 그들과 대화하는 ‘세상물정의 사회학‘을 제창한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한편으로는 "삶에 대한 개인의 생생한 느낌"과 "삶의 리얼리티"를 존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냉정한 사회학적 분석의 태도"를 버리지 않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려는 힘겨운 시도다. (소통하는 사회학-노명우의 ‘대중과 소통하는 글쓰기‘, 326)

사회학은 사회과학의 한 분야가 아니라 사회과학 전체를 감싸 안으면서 인문학과 대화하는 기초 학문이다. (‘우물‘ 밖으로 나온 사회학-송호근의 한국 근대 탐색, 417)

포스트모더니즘은 "역사와 사회의 현실을 하나의 틀에 의거하여 일관되게 설명하는 인식틀을 해체"시켰다(김기봉 외,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 푸른역사, 2002, p. 12). 그에 따라 역사와 사회에 관한 지식이 파편화되고 상대화되었다. (‘우물‘ 밖으로 나온 사회학-송호근의 한국 근대 탐색, 418)

한 사회의 가치와 상징은 그 사회의 제도와 구성원들의 행위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그 사회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얼핏 정치권력의 논리와 시장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지만 그 밑바닥에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를 정의하는 상징 세계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상징 세계의 논리는 한번 형성되면 잘 바뀌지 않고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경향을 갖는다. 박영신 교수는 이러한 이론적 입장에 서서 한국 사회를 분석하고 비판한다. 한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는 정치구조나 경제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상징구조의 변화에 있으며 그러한 상징 체계의 영역에서 ‘돌파‘를 추구하는 종교인, 학자, 예술가 들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징 세계의 변화를 추구하는 지식인들과 사회운동 세력이 결합했을 때 한 사회의 심층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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