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사회 공헌은 뒤로하고, 놀라운 수준의 활동력의 근원을 엿볼 수 있다.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꾸준히 관리한 것, 중상모략과 수많은 갈등 속에서도 부정적인 상황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그 다음의 행동‘을 내는 데 집중한 것, 주변 환경을 항상 예민한 호기심으로 바라본 것. 타고난 듯한 근면함과 절제력 같은 것들이 그를 역사적인 인물로 끌어올려준 기반이 된 게 아닐까 한다. 자서전이니까 본인이 본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미국 독립 역사를 간략하지만 내밀한 방식으로 엿보게 되는 재미도 있다.

대체로 아들을 위해 쓴 전편보다는 보다 너른 독자를 생각하며 쓴 속편이 더 흥미롭고 가져갈 부분이 많다.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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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You : How to Identify and Heal from NARCISSISTIC People (Paperback)
Ramani Durvasula / Ebury Publishing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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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 갇힌 피해자 구원서. 시간을 내어 이런 책을 세상에 내준 저자에게 무조건적으로 고마울 뿐이다.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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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이런 것이며 굶주림엔 체모가 없는 것이다. 제사 음식을 마을에 돌리고 혼례장을 찾아온 각설이떼에게는 술밥이 나누어지고 생일에는 며느리 손이 커서 살림 망하겠노라 하면서도 떡시루에 칼질하는 시어미 얼굴에 미소가 도는 그런 인정과 우애를 사람들은 순박한 농민들 기질이라 생각하지만 먹이와 직결되는 수성이 또한 농민들의 기질인 것을. 풍요한 대지, 삼엄하고 삭막한 대지, 대지의 그 양면 생리는 농민의 생리요, 농민은 대지의 산물이다. 좀더 날이 가물면 농민들의 눈빛은 달라질 것이다. 남의 논물을 볼 때는 야비한 도둑의 눈이 될 것이며 자기 논물을 볼 때는 도둑을 지키는 험악한 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으르릉거리며 시기하며 언쟁할 것이요 드디어는 괭이나 쇠스랑이 무기로 변하여 피를 흘리게도 되는 것이다. (177)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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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을 좋아하는 경향은 악습이 되기 쉽고, 남을 꺾으려고 하기 때문에 남의 말에 반발하는 데만 정신을 쏟기 일쑤이고 흔히 사귀기 까다로운 사람이 되기 쉽다. 사람을 사귈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해도 이것이 원인이 되어 모처럼 주고받은 이야기를 불쾌한 것으로 망쳐 버릴 뿐 아니라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고 적의를 품게 만들기도 한다. (...) 그러나 그 후 내가 주의해 보니 생각이 깊은 법률가나 대학 교수들, 그리고 에딘버러 출신을 빼고는 이런 악습에 빠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29) - P29

그리하여 무엇이든 덮어놓고 반박하거나 반대하며 대드는 것을 피하고, 소크라테스의 논법에 따라 상대방의 말에 겸손하게 질문을 하거나 의문을 표시하는 방법을 쓰기로 하였다. (33) - P33

현명하게도 포프(1688~1744, 영국의 시인)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할 때에는 가르치지 않은 것처럼 해야 한다. 그 사람이 모르는 것이라도 마치 그 자신은 그것을 잊은 것처럼 말해야 한다."
그는 또 우리에게 "틀림없는 일이라도 조심해서 말하라."고 권하고 있다. (34) - P34

어느 고장에나 그 고장은 곧 망한다는 기분 나쁜 예언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무렵, 필라델피아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도 들고 이름도 좀 알려진 사람으로서 생김새도 똑똑하고 말투도 점잖은 새무엘미클이라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별로 잘 알지 못했는데 하루는 그가 나를 찾아와서 최근에 인쇄소를 시작한 청년이 당신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까 그는 말하기가 좀 안 됐지만 인쇄업은 돈이 많이 드는 장사인데 모처럼꾸려 넣은 돈은 결국 손해를 볼 거라면서 필라델피아는 망해가는 땅이라 이읍 사람들은 이미 반은 파산을 했거나 거의 파산에 가까운 사람들뿐이라고 했다. 새 건물이 서거나 땅값이 오르거나 해서 반대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믿을 수 없지요. 얼핏 보아서 잘되는 것 같은 것이 멀지않아 자신들을 파멸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불행과 멀지 않아 닥칠 불행을 소상하게 들려 주었기 때문에 그가 돌아간 뒤에 나는 좀 우울했다. 만약 인쇄소를 시작하기 전에 이 사람을 만났더라면 나는 아마 개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람은 그 후에도 여전히 ‘망해 가는‘ 땅에서 살았으며 같은 어조로 열변을 토하고 다녔다. 모든 것이 파멸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자기 집을 사는 것도 몇 년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마침내 처음 기분 나쁜 예언을 하고 다닐 때보다 5배나 비싸게 집을 사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94-95) - P94

내가 회원을 모집하러 여기저기 다니면서 반대를 하고 싫어하는 사람들과 상대하며 깨닫게 된 것은 무엇을 계획하고 성사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의 후원을 필요로 할 때, 그것이 조금이라도 부탁하는 사람의 명예가 올라가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사람들은 그 계획이 아무리 유익한 것이라 해도 잘 협력하지 않는 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될 수있는 대로 내가 관계자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것은 내 친구들의 계획으로서 나는 다만 그들의 부탁을 받고 독서가라고 손꼽히는 분들에게 권유하러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법은 일을 한층 더 원활하게 진행시켜 주었다. 그 후에도 이런 경우에는 꼭 이 방법을 이용하였으므로 일이 순조롭지 않은 때가 거의 없었다. 현재의 명예심을 조금만 희생하면 나중에는 충분한 명예가 돌아오는 법이다. 누구의 공로인가 불행하게 드러나지 않은 동안은 당신보다 명예심이 센 자들이 나서서 자기 공적이라고 주장할 때가 있어도 얼마 안 가면 당신을 싫어하던 사람까지도 그런 거짓 명예를 폭로하고 정당한 소유자에게 명예를 돌려 주도록 공정한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127-128) - P127

다음 의회에서 만났을 때 그 전까지는 그렇지 않던 그가 먼저 공손하게 말을 걸어 왔다. 그 뒤로 그는 여러 가지 호의를 나에게 베풀어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되었으며 교제는 그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당신에게 친절을 받은 사람보다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이 당신을 계속 더 잘 봐줄 것이다."라는 옛 속담이 들어맞은 하나의 예이다. 그리고 또 남의 적개심에 앙심을 품고 한바탕 보복해 주려고 한다거나 적대 행위를 계속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서 적개심을 풀게 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159) - P159

"충고라면 기꺼이 해드리지요. 먼저 얼마라도 꼭 낼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기부를 부탁합니다. 낼지 안 낼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낸 사람들의 리스트를 보여줍니다. 끝으로 내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사람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런 사람 중에는 당신이 잘못 생각한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하고 말해 주었다. (190) - P190

인간의 행복이란 간혹 생기는 굉장한 행운보다는 매일매일 생기는 잡다한 생활 속의 조그마한 일에서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난한 청년에게는 자기가 면도하는 법과 면도날을 어떻게 하면 잘 들게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 1천기니의 돈을 주는 것보다 그의 일생을 행복하게 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 1천 기니의 돈은 곧 써 버리고 나면, 어리석게 써 버렸다는 후회만 남지만 혼자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면 이발소에서 흔히 있는 기다린다거나 때로는 더러운 손과 고약한 냄새, 들지 않는 면도날 등으로 해서 속상할 리도 없고 자기가 원하는 때에 잘 드는 면도로 면도질하는 기쁨을 매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나는 지금까지 사소한 일을 적는 데 여러 페이지를 소비했으나 내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온 사랑스런 이 도시와 그 밖의 아메리카 다른 도시에 언젠가는 필요할 여러 가지 암시를 그 가운데서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196-197) - P196

그가 논쟁을 좋아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는 능변가이고 또 날카로운 궤변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논쟁을 하면 대부분 이겼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는 저녁 식사를 끝내고 나면 자녀들에게 즐겁게 서로 논쟁을 시키는 버릇이 있었으며, 그래서 모리스 씨는 어릴 적부터 논쟁을 좋아하도록 키워졌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훈련이 현명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보아온 바로는 논쟁을 좋아하여 따지기 잘하고 반대나 논박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대개 자기 일이 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길 때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호의를 받기는 어렵다. 타인의 호의를 받는다는 것은 승리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202)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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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자가 추구할 때 비로소 숭고하다.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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