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최인훈 전집 4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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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뒤 동갑내기 구보를 만났다. 같은 서울에 살고, 그처럼 독신인 채로. 구보와 내가 더 겹쳐지던 2024년 말 계엄령은 덤. 아무쪼록 구보와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매일매일 그의 사유를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 그 시절의 지식인이 읽는 서울, 한국. 그 안의 사람들. 그의 눈과 머릿속에 들어 앉은 느낌. 최인훈은 천재라는 엄마의 말에 아무 이견이 없다. 중년에 다시 한 번 읽을 때를 기다리며. 그리고 병렬된 시대를 두고 만난 구보 친구를 기리며. 구보라면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질문을 오랫동안 즐겨할 것 같다. (20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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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리드 더글라스를 향해 거듭되는 헛된 미련, 사랑, 증오, 희망, 호소, 분노들. 가끔씩 비치는 자신과 예술에 대한 성찰만이 빛난다. 다 읽고 나면 출소 후 다시 유사한 삶을 살았다는 게 놀랍지 않다. 다만, 그는 자신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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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만 좋고 뒤로 갈수록 얕아지는 글에 (내가 다) 부끄러워진다. 어딘가의 추천사로 인해 잘못된 기대로 펼친 책. (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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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날 동안 옆에 두고 삶의 지침서로 쓰려 한다. 친밀한 관계에 대하여, 그 어떤 책보다도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마냥 관념적이지도 않은 가르침을 준다. 내 과거와 현재를, 감정과 기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명확하지만 따뜻하게 제시한다. 뻔하지도 않고, 곳곳에 머리에 냉수를 붓는 통찰들이 있다. 데이비드 리코를 비롯해 이 책을 내고 번역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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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개인의 자아가 자신의 세계를 온전히 통제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망상을 기술이 빠르게 추동한다. 그러나 잊지 말 것. 인생에는 수치로 파악되지 않는 돌발적인 변수, 내 손 밖의 우연과 타인의 영향도 함께한다. 이를 잊으면 이성, 근대, 합리, 그에 기반한 과학 기술이 뭉쳐져 우리를 짓누르고, 지난주보다 느린 속도로 뛰는 당신에게 러닝 앱이 자기 부정을 안겨줄 것이다.

다만 마지막 챕터는 같은 말의 반복이 너무 심하고, 해결책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인문학의 전형적 한계로 책을 덮으니 마무리하는 기분은 좋지 않다. (2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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