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하느님 - 유일신 신앙에 대한 김경재 교수의 본격 비판
김경재 지음 / 삼인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음에 있어도 순서가 중요한 모양이다.

잠깐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내가 크로산의 책을 바로 전에 읽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결론을, 또 앞으로 계속 생산해 내게 될 결론들을 과연 도출할 수 있을까하고.

크로산의 책을 읽을 때
그의 모든 논리에 관해 동의를, 납득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논리가 A에서 B로 전개될 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텀이 있는데 그 텀을 이해할 수 없으면
당연히 동의나 납득은 불가능한 일이지 않는가.
그래서 일단은 접어두고 다음 장을 넘기고 또 그걸 반복하기 마련인데
그러한 작업이 결정적으로 '선택' 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김경재 교수의 이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말하자면, 이건 선택의 문제다.
내가 접한 이들 가운데 크로산은 분명 극(極)이다.
김경재 교수는 그 극을 향하여 있지만 그 극지점까지는 가지 않고 도중 멈춰 살짝 비틀었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줄기가 있고 가지가 있는데 크로산이 이 줄기의 끝에 있다면
김경재 교수는 그 줄기 끝에 달려 줄기를 풍성하게 돋보이는 가지들이 아니라
그 줄기에서 이탈해 새로운 줄기를 낸 형상이다.
김경재 교수는 자신이 취하고자 한 것을 취했다.
크로산의 것에서, 그리고 크로산이 유의하지 않은 것들에서도.

그의 책에서 한 없이 풍기는 향은,
범신론(만유신론) 같기도 하고 완전한 유일신론 같기도 하다.
그는 꽤 여러 개의 종교들을 언급하는데 그가 주목하는 것은 각각에 살아있는 그들의 공통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차이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모두 같은 신을 섬기고 있었을 거란다.
"안녕하세요?" 라는 인삿말이 세계 각국어로 달리 독음되지만 그 뜻은 같다는 의미처럼 말이다.

창세기를 보면서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정말 야웨(YHWH)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다면,
이스라엘 인들만, 기독교도들만 창조하신게 아니라 모든 인류를 창조하셨다면
"엘로힘" 도 야웨(YHWH) 하나님이고 "부처" 도, "브라흐마" 도, 누구도 누구도 다 야웨(YHWH) 하나님이어야 하는건 아닌가라고.
어쩌면, 거기가 김경재 교수의 신학적 출발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엔
동양의 다양한 종교들이 소개되고 있다.
읽으면서 낯설음 때문에 어려워 했던게 기억나는데, 참고 읽으면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교회 교육에서 나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타종교들을 향해 이단이다 하면서 이단의 이유는 밝히지 않는,
혹은 단편적인 지식으로 간략히 그 이유를 밝히고 넘어가버리는 것이었다.
헌데 그것은 언제나 그들이 타종교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이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설혹 있었던들 교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뻔 한 일이니 애당초, 제외되었기 쉽다.
물론 그 보다 더 심각하고 더 한심한 건, 자신들의 종교에 대해서조차 알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아무튼, 이 책은 그러한 오해들을 풀어주는데는 꽤 도움이 될 듯 하다.


결국,
진리에 다가가기 위한 싸움인데
모쪼록 이 책에서도 방해가 아닌 도움을 입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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