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메리카, 파시즘 그리고 하느님 - 다른 믿음과 생각을 부정하는 종교와 정치는 얼마나 위험한가
데이비슨 뢰어 지음, 정연복 옮김 / 샨티 / 2007년 8월
평점 :
이 책을 읽은지도 열흘이 지났다.
열흘 동안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지냈던가!
생각보다 메모해 둘 말이 많았던 책이었다.
유니테리언의 교리가 내게 꼭 맞는 기독교 교리는 아니더래도
-물론 스스로를 정통이라 부르는 기독교 입장에서 유니테리언은 이단이다. 아마도 몰몬교 정도를 보는 듯 하지 않을까!-
읽는 동안 쌩뚱맞거나 아주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지는 않았다.
알다시피 나 역시 진정한 기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뇌가 깊은 차이고,
유니테리언의 교리가 내게 꼭 맞는 대안이 되어주지 못했다하여 그를 '이상해' 라고 낙인찍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저 길을 찾는데 도움을 입었다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데이비슨 뢰어의 이력은 독특하다.
음악가이자 종군 사진작가, 목수, 문학 석사, 철학 박사, 종교학 박사.
현재는 미국 서부 텍사스에서 제일 유니테리언 보편구제설 교회의 담임 목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아마도 그 역시, 나 처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하나님을 찾아, 예수를 찾아 번뇌의 밤을 무수히 보내지 않았을까!
그러다 유니테리언이란 교리를 만났고, 목사가 되었을 테다.
그러나 뢰어도 꼭 맞는 유니테리언 신자는 아닌 것 같다.
마땅하고 적당한 자리를 못내 찾지 못해 그래도 여지가 많은 이 교리에 안착한 듯 보이니까.
아무튼, 이 책을 보면서 기독교 자유주의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유니테리언은 기독교는 아니다. 예수를 신적 존재로 여기지 않으니까.
그저 예수가 믿었던, 예수가 아버지라 불렀던 신을 믿는 종교다.-
현재, 일반 교회와 목회자들은 기독교 자유주의에 대해 대단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여기서의 일반이란 개념은 스스로를 정통으로 여기는 기독교 근본주의 교단의 교회와 성직자를 이른다.-
그런데, -물론 나는 기독교 자유주의를 아직 탐독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의 인지에 관하여 향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
뢰어의 글을 따라 읽으면서 본 기독교 내의 자유주의는 우려하는 그들을 외려 우려스럽게 여기게 만든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미신이 과학과 충돌을 일으켰다.
누구는 미신을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수정해 나가고 있고,
누구는 이미 밝혀진 과학을 거짓이라 치부하며 미신의 벽을 더욱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
전자가 유니테리언 같은 기독교 자유주의를 이른다 하면, 후자는 당신이 속한 근본주의 기독교에 해당한다.
어쩌면 지금의 왜곡될 대로 왜곡된, 썩을 대로 썩은 기독교가 탄생에 이어 발전을 거듭해가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로, 바로잡지 않는다는 것! 정직을 상실했다는 것!
어쨌든,
이 책은 여로모로 당신의 눈을 뜨게 해 줄 것이다.
허나 이 책을 읽기 전에 당신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이는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책인데 이 책을 읽지 않으면, 그래서 이 책에서 감화를 받지 못했다면
뢰어의 이야기는 결코 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여기, 제목에 등장하는 세 가지.
"아메리카" , "파시즘" , "하나님" .
이 책은 이 셋의 공통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이 셋에서 공통점을 이끌어 낸다는 게 쉬이 상상되지 않겠지만,
막상 읽어보면 동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 근본주의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너무 회의하진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