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혹은 마이너리티는 문학은 말 할것도 없이 모든 예술의 화두 일것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예술가 작가 본인이 우선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소수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치의 선동영화를 만들었던 레니슈펜스탈이나 친일파 문학인들 처럼 프로파간다나 관변예술이 되어 권력자에게 기생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예술가들은 고정관념과 보수적 사고에 자극을 주고 변화를 요구하는 소수자적 정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김시습과 허균, 연암 그리고 이옥과 김병연. 조선 중후기의 이들 문인들은 신분적으론 대단한 가문의 양반자제들이었지만 기득권의 권세를 멀리하고 유랑을 하거나 반란을 꾀하면서 사상적 소수자의 길을 선택한 작가들이다. 유교라는 사상적 기반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사회에서 도가적 전통과 불교적 유산을 그려내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김시습과 허균을 시작으로 소수자에 대한 애정을 담아 새로운 문체로 충격을 던졌던 연암을 거쳐 유배와 방랑의 와중에도 하층민의 삶을 보며 세상을 고발하고 문제제기를 했던 이옥과 김병연까지... 재미있는 것은 그 수많은 조선시대의 문장가 중에, 현대까지 인정받고 사랑받는 이들은 당시에 반짝했던 권력의 봉사자들 사대부가 아니라, 바로 이들 인 것에 있다. [금오신화]가 그러하고, [홍길동전]도 그러하고, [연암집]과 [박씨전] 그리고 김삿갓의 시가 그러하다. 이러한 문자문학과 더불어 실제 소수자들이 향유하였을 구비문학까지 이르면, 곧, 한국고전문학의 역사는 소수자의 역사라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양지 속에서 음지를 지향한다'라는 말이 있다. 작가의 삶 그 자체가 성적, 신체적, 신분적 소수자가 아닐지라도, 작품 내에는 정신적,사상적 소수자의 시각으로 늘 주변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그려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 고전 속 소수자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지금 이 순간! 우리도 정신적인 소수자가 되어가는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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