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일곱시, 길벗 출판사에서 인문학 스터디 6기 1강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었습니다. 고전 문학에 대해 관심은 많았지만 혼자 어떻게 공부해나가는 게 좋을지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발견하게 된 인문학 강의에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암담한 현 상황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강의에 불러주신다는 문자를 받고 참 기뻤습니다.

 하지만 살고 있는 곳도 지역이고, 서울에 올라가 본 경험도 몇 번 없어서 찾아갈 길이 좀 걱정되었습니다. 강의 전날에도 지도를 몇 번이나 다시보고 지하철 노선도를 몇 번이나 살피면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엔 올라가서도 좀 헤매고, 건물을 찾다가도 헷갈린 바람에 강의에는 조금 늦고 말았습니다. 멋쩍게 들어서니 이미 많은 분들이 앉아 계셨습니다. 다행히 강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어서 슬그머니 들어가 앉아서 강의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강의는 신동흔 교수님의 '살아있는 고전 문학 교과서'와 어느정도 연계된 내용이었습니다.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시니 쓰신 책과 연관이 있을 줄은 알았는데 이런 강의에 참석하게 된 일이 처음인지라 책을 제대로 챙겨가지는 못한 게 좀 쑥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교수님께서 책이 없는 분들도 고려해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알아듣기에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나름대로 고전에 관해 관심은 많았지만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니 지금까지 제가 알던 내용들은 정말 가벼운 지식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고전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하신 분이셔서 제가 가진 지식이 더 초라해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공부할 열의를 주는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듣는 내내 나름 열심히 내용을 적어보았지만 정리한 내용이 어지러워 이 후기에 올리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하나 꼽아보자면, '세상은 대상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의 것이고, 그 가치를 찾아 움직이는 이의 것'이라는 대목을 말하고 싶습니다. 겉모습과 본질 중에서 진정한 가치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대목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대상의 겉모습에 현혹되는 적이 더 많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뜨끔했던 기억이 납니다. 본질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이외에도 여러 작품들의 내용들도 인상적이었고, 콘텐츠에 대해서 언급하신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고전 문학을 콘텐츠로 살리기 위해 중요한 점들을 이야기하셨고, 실제 사례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셨었는데, 실례들을 들으면서 우리 나라에도 그와 비슷하게 우리 삶에 깊숙이 고전 문학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답해주시고, 뿌듯한 마음으로 일어섰습니다. 막차시간을 놓칠 수 없어서 부랴부랴 달려나가긴 했지만 차를 타고 돌아가는 동안에도, 그 다음날에도 고전 문학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알려주신 홈페이지들에도 접속해보고, 여러 키워드들도 검색해보면서 앞으로 알아나갈 우리 고전 문학에 대한 내용들로 기대가 컸습니다.  

 후기를 남기기엔 조금 늦었지만 훌륭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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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MD 바갈라딘 2011-04-2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가시면서 무척 아쉬워하시는 모습 기억합니다. 또 기회가 있겠지요. 겉으로는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서로의 존재와 의미를 알아보는 사이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