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여자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리소설이라면 '일반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선상에 여러명의 인물이 거론되다가 명탐정이나 형사가 범인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쏭달쏭하게 전개되다가 기발한 트릭이 밝혀지면서 범인이 등장할 때 사건은 마무리 된다.

그런데 크리스티 여사의 이 작품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느날 명탐정 포와로를 찾아온 낯선 여자. 그녀는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기고 포와로가 너무 늙었다는 이유로 사라진다. 애리어든 올리버 부인과의 이상한 연관때문에 포와로는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데...

이 작품엔 특이하게도 저자의 신분과 비슷한 올리버 부인이 등장한다.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수다스럽고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한 부인. 크리스티 여사가 이와 비슷한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등장시키고자 한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사건은 매우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초상화'와 '가발'에 초점을 맞추면 쉽게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 또한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마약, 화려한 옷차림과 락(Rock), 공동주택, 오 페어 걸 등등의 소재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나타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보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초상화는 누구를 그린 것이고, 가발은 왜 썼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공물리 및 진공기술
안일신 지음 / 한양대학교출판부 / 199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공물리뿐만 아니라 첨단과학에 관계된 학문을 공부하다보면 누구나 느끼게 되는 점일텐데, 바로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된 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조금 깊이 공부하고자하면 원서를 봐야 하고, 간혹 시중에 번역된 책이 나와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시일이 경과한 일본책이나 영어책을 졸속하게 번역하여 찍어낸 것들이다. 이런 책들은 읽다가 보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애매모호한 구절이 부지기수이고, 오자와 탈자는 왜 그리도 많은지...... 개중에는 일본어를 그대로 한국어로 직역하여 한국말보다 일본말과 한자가 더 많은 책도 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안일신 교수가 써낸 이 책은 진공기술을 공부하는데 있어 너무나 좋은 책이다. 쉽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들로 씌어있고, 무엇보다도 이해를 돕는 그림과 저자의 일화를 많이 첨부하여 진공물리 및 기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두꺼운 원서를 뒤적일때보다 시간도 절약되고 이해도 빨리되기때문에 처음으로 진공기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역시 추리소설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작가는 처녀작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은 크리스티 여사의 첫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그녀가 앞으로 써나가는 모든 작품의 원형이 엿보인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 길고 지루한 서론부(단편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이 처음에는 지루한 배경설명과 등장인물 묘사에 치중하다가,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페이스가 급격히 빨라진다.), 논리적 사고로 사건을 해결하는 포와로와 같은 사건담당자(예외의 경우는 토미와 터펜스 부부탐정 정도?),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간의 애정관계와 로맨스 등등.

자! 이 정도면 크리스티의 작품을 특징지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작품엔 그 유명한 에르큘 포와로가 추리소설계에 등장한다.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 마치 <주홍색 연구>에서 왓슨과 홈즈가 우연히 만나서 명콤비를 이루듯이, 이 작품에서는 헤이스팅즈가 에르큘 포와로와 우연히 다시 상봉하게 되면서 명콤비를 이루게 된다. 뛰어난 탐정과 평범한 사건 기록자. 또 다른 명콤비의 탄생이다. 가끔씩 헤이스팅즈가 포와로를 미친 사람이 아닌가 의심하는 대목이 등장하여 둘의 조합이 어색해보이긴 하지만 위대한 탐정의 등장에 어울리는 훌륭한 작품이다.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돈많은 노부인이 무더운 7월의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 정황적인 증거로 볼때 스트리키닌에 의한 독살이 의심된다. 누가 노부인을 죽였을까? 스타일즈 저택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극히 부족한 증거, 누구나 살인을 저지를 수 있던 상황...... 포와로는 자신의 회색 뇌세포(이 작품에서는 실제로 이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를 움직여 범인을 지목한다!

자~ 이 정도면 어느정도의 설명은 되었을테고, 우리의 명탐정 포와로와 치열한 두뇌전을 벌여보는 것은 어떨는지. 자신의 추리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쯤 꼭 읽어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업의 법칙 1 - 일곱 거인, 그들이 이룩한 제국
리차드 S. 테들로우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청년정신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돈이 곧 권력이 되어버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더 돈을 벌고자 수많은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소위 돈을 많이 소유한 재벌이나 기업가들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돈이 많은 기업가들은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었을까? 보통 사람들과 그들이 무슨 차이점이 있기에 그들만 '선택'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은 '선택받지 못한' 존재가 되어버렸을까?

이 일련의 작품들은 이러한 의문들에 해답이 될만한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제1권에서는 가난한 스코틀랜드의 이주민에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철강왕 카네기. 브라우니 카메라를 발명함으로써 코닥사를 세계 최고의 카메라회사로 만든 조지 이스트먼, 너무도 유명한 T형 포드를 제작하여 엄청난 부를 거머줬던 헨리 포드를 다루고 있다.

작품 대강의 내용은 리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다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점은, 위대한 기업가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다. 저자는 철저히 객관적으로 기업가들을 비판의 도마위에 올려놓는다. 지금까지 행해진 그들에 대한 수많은 전기와 비평서를 참고하면서 당시의 시대배경과 그들의 사업수완이 어떻게 맞아떨어져서 위대한 기업가가 될 수 있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위대한 사업가는 시대의 흐름과 산업의 추이, 개인의 능력과 행운이라는 요소가 맞아떨어져야만 탄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거슬리는 점 하나. 작품의 원래 제목은 '일곱 위대한 기업가와 그들이 이룩한 제국'인데 우리나라 제목은 '사업의 법칙'이다.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업의 법칙이라 할 정도의 내용은 거의 없고 사업의 성공비결 정도의 약간의 힌트정도만 널려있다. 강렬한 제목을 통해 독자에게 호소하고자 한 점을 인정하더라도, 제목과 내용이 너무 맞지 않는 느낌이다. 원제가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

책 표지의 디자인도 깔끔하고 내용의 편집도 군더더기 없이 이루어져 읽기에 편하다. 위대한 사업가와 그들의 경영 전략에 대해 궁금한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장 한니발 이야기 1 - 사막의 사자 하밀카르
파트리크 지라르 지음, 전미연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알렉산더와 한니발의 공통점은? 고대 최고의 전략가 중 세 손가락안에 꼽히는 인물들이라는 점 외에도 둘에게는 위대한 아버지가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알렉산더가 수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불패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왕 필리포스 2세의 부국강병책에 의한 강한 군대와 경제적 부라는 밑거름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한니발에게는 명석하고 뛰어난 전략적 사고를 지닌 하밀카르라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러기에 칼릴 지브란은 부모는 자식을 쏘아올리는 활이라고 했던가?

제1권은 사막의 사자라고 불리운 한니발의 아버지, 하밀카르의 일생이 그려진다. 카르타고 최고의 명문집안에 태어난 하밀카르는 아버지 아도니바알의 바람과는 반대로 정치인이 아닌 군인의 길을 택한다. 그는 숙적 로마와의 포에니 전쟁에 참가하여 한때 승기를 쥐기도 했지만 결국 '무능한' 정치인들에 의해 불평등 강화에 조인하기도 한다. 결국 그는 이베리아 식민지 건설에 한창이던 때, 자신의 부하에게 배반을 당하여 목숨을 잃고 만다.

책의 내용은 대략 위와 같다. 이젠 작품에 보이는 결점 몇가지.

1. 글의 종류가 픽션이긴 하지만 역사에 바탕을 둔 사건을 다루는 이상 글의 리얼리티를 살리기위해서도 사건이 발생한 연도를 기술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품의 전편을 훑어봐도 언제 그 사건이 발생했나를 추측할 수 있는 어떠한 표시도 발견할 수 없었으니...

2. 등장인물 간의 대화나 사건의 서술이 지나치게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워서 감정이입이 힘들었다. 하밀카르의 아버지 아도니바알이 갑작스레 죽었을때 하밀카르가 취한 태도는 단지 혼자있게해달라는 한문장만으로 처리했을정도이니... 또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해서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3. 글쓴이가 모두에 우수한 카르타고의 정체를 눈여겨보라고해서 눈여겨보았는데, 작품을 통틀어 카르타고의 정체를 서술한 부분은 몇군데 눈에 띄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서술된 곳을 읽어보아도 그 정체가 과연 훌륭한가라는 점에서도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난 아무리 읽어보아도 그 정치체계가 훌륭하기는 커녕 오히려 결점투성이의 정체로만 생각되었다.

이와같이 여러가지 결점이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승자가 아닌 패자의 입장에서 포에니전쟁을 기술하고 있다는 면에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로마인이야기같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서술과 도전적인 역사해석을 바라는 사람은 실망할테지만 로마인의 시각이 아닌 입장에서 포에니전쟁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