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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 할인행사
마이크 니콜스 감독, 더스틴 호프만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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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졸업"은,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 등으로 대변되는 멋지고 잘생긴 배우를 내세우는 대신 왜소하고 평범한 더스틴 호프만을 주연으로 발탁하여 60년대말 미국 영화의 조류를 바꿔 놓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부유한 집안의 미국 동부 명문대학을 우등생으로 졸업한 21살의 청년. 남들이 보기에 청년은 뭐하나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삶을 혜택받은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인은 "졸업"을 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에 삶의 목표를 정하지 못한채 방황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의 유혹에 넘어가 불륜의 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런 상황은 그를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졸업"은 마침과 동시에 시작을 상징한다. 학교라는 사회적 안전망에서 벗어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의식이며,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성인으로 자립해야하는 시작점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한 젊은이의 불안함과 미숙한 모습을 영화는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면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두렵고 무섭지만, 흥분되면서 기대되기도 하는 첫경험의 순간을 간단하고도 담담한 대사로 묘사해내는 감독의 능력은 정말 감탄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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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 - 최고 경영전략가가 되기 위한 정글의 생존 전투기술 81가지
필 포터 지음, 최인자 옮김 / 굿모닝미디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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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담고 있는 내용물이 심상치 않음을 알려주는 책. 시작하는 글에서부터 '먹느냐! 먹히느냐!'를 수없이 외치면서, 2번 읽고나서 해마다 한번씩 읽어서 뇌리에 각인시키라는 위협적인 목소리가 운동장의 안내방송처럼 메아리친다. 

작품의 총론격에 해당되는 제1장에서부터 섬뜩함이 배어나오는 문장들이 줄을 잇는다. '기업은 정글이며, 그 속에서 생존하려면 많은 생존전략으로 무장해야 한다.', '보이는 것이 현실이니 성공하려면 우선 외모부터 가꿔라.', '성공에 필요한 것은 실력보다는 인맥이다.' 등등......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실력과 성실이 제일이라고 믿는 나같은 젊은 학생에게 이 책은 정말로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아무리 실력이 있고, 성실하여 평판이 좋은 사람이면 뭐하는가? 윗사람의 눈에 들지 못하면 결국 회사에서 도태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면 뭐하는가?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간교한 책략에 걸려 실패자로 낙인찍히면 '분쇄기'에 들어가 '고깃덩어리' 신세로 전락한다. 기업은 오로지 영리만을 추구하는 단체이다. 이 정글에 윤리나 도덕같은 가치관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새삼 기업이라는 존재의 생리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 소개된 전략들 중에는 소위 비겁하고 야비한 것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비난하고 야유를 퍼붓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가 엄연히 기업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략들이다. 당하지 않으려면 알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소개된 내용들은 성공을 꿈꾸며 직장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들인 것 같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마따나 '몰래 숨겨놓고 읽어야할 작품'이다.

저자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러려면 냉혹하고 치밀한 전략가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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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2 - 위기로 치닫는 제국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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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지루한 일년 간의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 여사는 역시 나의 학수고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로마인이야기 12'권이 담고 있는 분량은 현재 목욕탕으로 유명한 카라칼라 황제가 등장하는 시기(211년)부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284년까지 아우른다. 이 시기는 곧 로마제국이 순수한 '로마식 정체'를 유지한 마지막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이후로는 황제의 성격이 로마의 원로원과 시민을 대표하는 '제1시민이자 Imperator'가 아니라 동방의 전제군주와 같아지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치상으로는 겨우 74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로마제국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이 시기에 등장한 황제의 수를 헤아릴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저자는 이 어둠의 그림자가 카라칼라 황제의 한가지 크나큰 '정치적 실책'으로부터 파생되었다고 적고 있다.

'안토니누스 칙령'. 기득권과 취득권의 차이점을 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저자의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이 점은 20세기의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였던 '소비에트 공산혁명'이 만인에 대한 평등을 부르짖으며 급속도로 전 세계를 휘몰아쳤지만 결국 노동의욕의 저하와 생산성 악화로 붕괴한 역사적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즉 '누구나 갖고 있는 권리는 아무도 갖고 있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카라칼라 황제의 정치적 실책은 로마제국을 급속도로 약화시키며 결국 발레리아누스 황제가 260년에 사산조 페르시아의 샤푸르 1세에게 생포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초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로마제국은 클라우디우스 고티쿠스, 아우렐리아누스, 프로부스 등의 유능한 황제 등장하여 바로잡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각각 비참한 최후를 맞으며 제국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3세기 전후반, 로마제국과 기독교 이렇게 총 3부로 구성된 부분에서 가장 주목이 되는 부분은 역시 3부 '로마제국과 기독교'장이다. 특히, 계몽시대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주장과 현세대의 도즈 교수의 주장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주장을 섞은 부분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회색지대'라는 말은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정치사상적 견해를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오지만......

'로마인이야기 12'권을 애타게 기다려 온 나와같은 독자들에게 절대로 실망을 주지는 않을 작품이라 생각된다. 일독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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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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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크리스티 여사의 추리소설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영화나 TV 드라마 등에서 수없이 우려먹은 플롯의 '원조'이기도 하다.

어느 날, 10명의 남녀에게 오웬이라는 남자에게서 뿌리칠 수 없는 유혹과 함께 '인디언 섬'으로 초대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배달된다.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던 10명의 등장인물들은 하나둘씩 섬으로 모여들고 희대의 살인게임이 시작된다. 섬에 도착한 당일 저녁부터 자신의 과거를 들켜버린 인물들이 동요하는 가운데,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라는 자장가 가사에 따라 한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섬에는 배가 한척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완전히 고립된 밀실. 과연 10명 중에 범인은 누구인가?

서서히 공포에 사로잡혀 변해가는 인간심리에 관한 탁월한 묘사. 완전한 밀실 속에서 벌어지는 기발한 살인수법.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의외성 등 이 작품은 과연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는 찬사에 걸맞는 작품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누가 이 작품을 읽지 않고 애거서 크리스티를 안다고 말하는가! 추리소설의 진정한 묘미를 맛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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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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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이 침에 마르도록 언급한 <나무>를 드디어 읽었다. 역시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옛 사람이 그랬던가? 읽고난 느낌은, 절대 읽어서는 안될 책으로 베스트셀러를 언급한 어느 비평가의 지혜에 난 더욱 동조하고 말았다.

<나무>에 등장하는 여러 단편들은 그야말로 기발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밌는 얘기들이다. 누가 과연 뇌와 연결되는 신경을 다 잘라내고 포도당액속에 들어가 '완전한 은둔'을 꿈꿔나 봤을까?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냄새'부분에 실려있는 아름다운 진주를 만드는 방법은? 우주와 같은 장난감은? 보통 인간들이라면 상상도 못해봤던 기괴하고 이상한 사건들이 읽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그러나, <개미>를 비롯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여러 편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전편에 미치지 못하는 자그마한 소품집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이다.(나만의 생각인가?) <개미>라는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 <타나토노트>에서 보여진 기발한 착상과 그 이외의 작품에서 보여진 기발함과 상상력의 자극에 이 작품은 필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집이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배경은 내용은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단편집에다가 여러 편의 삽화가 곁들여져서 '읽기 쉽기'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베르베르의 작품을 한편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을만큼 재미있겠지만, 이전의 작품을 본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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