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한니발 이야기 1 - 사막의 사자 하밀카르
파트리크 지라르 지음, 전미연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알렉산더와 한니발의 공통점은? 고대 최고의 전략가 중 세 손가락안에 꼽히는 인물들이라는 점 외에도 둘에게는 위대한 아버지가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알렉산더가 수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불패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왕 필리포스 2세의 부국강병책에 의한 강한 군대와 경제적 부라는 밑거름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한니발에게는 명석하고 뛰어난 전략적 사고를 지닌 하밀카르라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러기에 칼릴 지브란은 부모는 자식을 쏘아올리는 활이라고 했던가?

제1권은 사막의 사자라고 불리운 한니발의 아버지, 하밀카르의 일생이 그려진다. 카르타고 최고의 명문집안에 태어난 하밀카르는 아버지 아도니바알의 바람과는 반대로 정치인이 아닌 군인의 길을 택한다. 그는 숙적 로마와의 포에니 전쟁에 참가하여 한때 승기를 쥐기도 했지만 결국 '무능한' 정치인들에 의해 불평등 강화에 조인하기도 한다. 결국 그는 이베리아 식민지 건설에 한창이던 때, 자신의 부하에게 배반을 당하여 목숨을 잃고 만다.

책의 내용은 대략 위와 같다. 이젠 작품에 보이는 결점 몇가지.

1. 글의 종류가 픽션이긴 하지만 역사에 바탕을 둔 사건을 다루는 이상 글의 리얼리티를 살리기위해서도 사건이 발생한 연도를 기술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품의 전편을 훑어봐도 언제 그 사건이 발생했나를 추측할 수 있는 어떠한 표시도 발견할 수 없었으니...

2. 등장인물 간의 대화나 사건의 서술이 지나치게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워서 감정이입이 힘들었다. 하밀카르의 아버지 아도니바알이 갑작스레 죽었을때 하밀카르가 취한 태도는 단지 혼자있게해달라는 한문장만으로 처리했을정도이니... 또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해서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3. 글쓴이가 모두에 우수한 카르타고의 정체를 눈여겨보라고해서 눈여겨보았는데, 작품을 통틀어 카르타고의 정체를 서술한 부분은 몇군데 눈에 띄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서술된 곳을 읽어보아도 그 정체가 과연 훌륭한가라는 점에서도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난 아무리 읽어보아도 그 정치체계가 훌륭하기는 커녕 오히려 결점투성이의 정체로만 생각되었다.

이와같이 여러가지 결점이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승자가 아닌 패자의 입장에서 포에니전쟁을 기술하고 있다는 면에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로마인이야기같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서술과 도전적인 역사해석을 바라는 사람은 실망할테지만 로마인의 시각이 아닌 입장에서 포에니전쟁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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