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라면 '일반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선상에 여러명의 인물이 거론되다가 명탐정이나 형사가 범인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쏭달쏭하게 전개되다가 기발한 트릭이 밝혀지면서 범인이 등장할 때 사건은 마무리 된다.그런데 크리스티 여사의 이 작품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느날 명탐정 포와로를 찾아온 낯선 여자. 그녀는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기고 포와로가 너무 늙었다는 이유로 사라진다. 애리어든 올리버 부인과의 이상한 연관때문에 포와로는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데...이 작품엔 특이하게도 저자의 신분과 비슷한 올리버 부인이 등장한다.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수다스럽고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한 부인. 크리스티 여사가 이와 비슷한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등장시키고자 한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한편, 사건은 매우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초상화'와 '가발'에 초점을 맞추면 쉽게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 또한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마약, 화려한 옷차림과 락(Rock), 공동주택, 오 페어 걸 등등의 소재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나타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보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초상화는 누구를 그린 것이고, 가발은 왜 썼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