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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1월
평점 :
맹수와 일대일로 마주치면 둘 중 하나요. 죽든가 죽이든가. 밀림의 이치요. 어떤 이는 무정無情하다 비난도 하지만, 정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요. 살고 죽음이 그 짧은 순간에 결정되는 거니까. 죽은 자는 영원히 밀림 속에 머물고 산 자는 또 다른 대결을 향해 나아가는 법이오....(중략)... 밀림이 아무리 빽빽하고 수많은 길이 뒤엉켜 있는 듯 보여도, 목적지에 안전하게 이르기 위해선 꼭 가야 하는 길이 있는 법이오.
휴일 날, TV에서 신작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영화에 시선 강탈!!!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최민식... 조선 최고의 명포수... 최민식과 호랑이의 강렬한 눈빛이 압도하는 영화 <대호>... 연전에 사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내 손을 떠나 책장에 그냥 꽂혀있었던 책 하나가 퍼뜩 떠오르더라. <밀림무정>!!!
김탁환 작가의 <밀림무정>. 1권을 읽고 2권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책 너무너무 흥미진진 + 긴장감 최고!!! 웬만한 무협지 저리가라~ 정도로 마초적이면서도 로맨스 제대로다. 개마고원을 몰아치는 칼바람과 눈보라... 그리고 그 풍광을 그려내는 장엄한 서사... 마치 내 자신이 주인공을 따라 걷는 듯한 거친 생동감... 정말 최고다!!!
주인공의 이름은 '산', 그리고 산군 중의 산군이라 할 수 있는 백두산 흰 호랑이(흰머리)... 시간대는 1930년대 일제하의 겨울... 함흥에서 백두산에 이르기 까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추격하는 여정은 인간 이전의 야성과 원시적 본능을 일깨우더라. 그 어떤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보다도 더한 긴박감...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도 예측 불허한 사건의 연속... 대단하다.
여주인공 주홍朱鴻... 생물학자이며 호랑이 연구에 몰두하는 여인... 흰머리를 죽이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산'과는 경성발 함흥행 기차에서 처음 만난다. 1권의 마지막 즈음에서, 강인하면서도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이 감성적 여인과의 운명적 엮임(얽힘)... 어허~ 므흣하다... 그리고 '산'의 안티테제 해수박멸대장 '히데오' 소좌... 이 캐릭터도 강렬하다.
그의 글 속에는 묘한 힘이 있더라. 실제 겨울 산을 경험해 본 사람은 바로 공감할 수 있는... "성난 멧돼지처럼 콧김이 품품 뿜어져 나왔다. 숨을 쉬는 지 안 쉬는지 모르게 최대한 천천히 뱉고 천천히 들이마시며, 봄날처럼 산을 타야했다. 입으로든 코로든 손으로든 발로든, 자연스럽지 못하게 소리를 내며 움직이면, 그 순간 흐름이 끊겨 열 배 이상 힘이 드는 법이다."
책 속의 주인공 '산'을 정확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최민식' 말고는 떠오르는 배우가 없더라. 그만큼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는 또 어떤 배우가 있을까? 소설 <밀림무정>이 영화 <대호>의 원작은 아니지만,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어려운 구조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영화를 볼 생각이 있거나 보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이 정도로 1권 느낌을 마무리하고 2권으로 고고씽~~~
사람은 다 혼자요. 부모가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그 사실이 두려워 항상 누군가와 머무는 이도 있고, 그 사실을 받아들여 제 힘으로 살아가는 이도 있소. 가여운 운명이란 게 있다면 사람들 모두가 그렇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