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경제 -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
스티븐 오버먼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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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에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할까? 가끔씩 사회 환원이란 희귀 단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배금(拜金)은 언제나 양심과 반비례 하는 듯하다. 최근에 크게 이슈화된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만 보더라도 속임수는 당장의 수익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들통이 나는 순간 기업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 작년에 큰 문제를 일으킨 일본 타카타(Takata)사 에어백 결함 문제도 그렇다. 인명을 우선시하였다면 적극적 리콜과 보상을 하였겠지만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엄청난 역풍을 받았다. 갈택이어(竭澤而魚)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말인데, 눈앞의 이익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다는 거다. 물론 그 근본원인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되겠고...

 

<양심 경제-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렸다. 양심 경제라 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내용인가 싶었는데 그런 진부함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책이더라. 한마디로 정의하면 비양심적이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거다. 저자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원칙이 전 세계에 걸쳐 어떤 자아 성찰 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한다. 그렇게 세계는 서서히, 그러나 끊임없이 양심을 일깨워왔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혁신이 무르익고 널리 확산되기까지 대강 40년이 걸린다(40년 주기의 기술 수용곡선)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필라멘트 전구(1880년) → 텅스텐 전구(1920년대)  → 최초의 탁상용 컴퓨터(1965년)  → 유비쿼터스(2005년) 등의 발전을 말하는데...

 

저자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특히 '선을 행할 의무'가 새로 생겨났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글로벌 의식의 급속한 확산 이상을 의미하며, '양심 문화'란 새로운 세계 문화의 탄생으로 보고 있구먼. 오늘 날 양심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듣고 하는 세상이니만큼 손쉽게 먼 곳에서 표출된 양심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모든 곳에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것을 더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우리 모두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가치관과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양심은 더욱 강화되고 그 영향력 또한 더욱 확고해진다.(이것을 '우분투 정신'이라 하네)

 

우분투 정신 : 줄루족 말로 대충 '함께 나누는 온정'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양심 경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분야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가설과 비즈니스 모델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란다. 세계는 지금 의식이 있는 것에서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는 거지. 양심 경제의 새로운 등장은 기업 세계를 전체적으로 재편성해서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다. 착한 일을 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순간, 의식은 양심을 일깨우고 자각은 행동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지...  기업의 지속적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양심 경제의 성장은 이제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될거란다. 윤리적 생산과 지속가능한 구매는 양심 경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정도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회사가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라는 거지.

 

○ 양심 문화의 핵심 이념 : 집단적 자아실현, 낙관주의, 공정성, 웰빙, 투명성, 신뢰성, 파괴적 불경함, 환경보호에 대한 민감함, 세계 시민권 (3장 : 양심 문화에서)
○ 양심 경제에서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의미 있는 신념을 상징하지 못하는 브랜드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138쪽)  → 브랜드 경영은 가치 창조의 가장 중요한 원천.(148쪽)
○ 박애의 시대  → 의식의 시대(1950년대, CSR 등에 관심)  → 문제분출의 시대(60년대말, 시민권 운동)  → 반응의 시대(70년대말, 기업의 사회적 책임)  → 성취의 시대(현재, 사회적 영향력을 기업의 성과에 연결)  → 솔선수범의 시대(미래, 양심 경제)

 

여하간 양심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실시간으로 많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제보다 더 협력하고 참여하는 세상이 될 것이란다. 기업 쪽에서는 특히 그렇다는데, 성공하는 기업의 기반인 상호의존성과 책임성은 전보다 더욱 중요해 졌다는 거지... 양심 경제에서 기업은 마땅히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절대로 수익성을 위해 사회나 환경을 희생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기업은 미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새로운 책임을 뒷받침할 수 있게 인프라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일단 밑줄을 그어본다. 인식은 현실을 만든다. "윤리적 대중운동은 사람을 위해서도 자원을 위해서도 아주 훌륭한 일이다. 양심 경제가 기업에 유익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양심 경제 말고 또다른 대안이 있을까?" 이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양심 경제... 이 때 중요한 개념은 양심이 곧 이타적이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디지털 혁명은 사람들의 양심을 깨웠고, 이런 양심 문화의 시대에 기업이 지속적 생존과 성공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양심적으로 변해야한다는 것이 요체라 하겠는데... 폭스바겐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도덕적 비양심적인 기업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비정한 '시장 우선'에서 상생과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양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은 당연한 사실! '꿈꾸는 만큼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양심'이 살아있는 그 '무엇'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나아갈 시점이 되었나 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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