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1 - 세계 경제의 기원 - 고대 경제사 上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 1
홍익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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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까지 나는 유대인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유대인의 이스라엘은 선이고 팔레스타인의 아랍은 악인 것으로 알았었다. 나라를 잃고 2,000년간이나 헤맨 디아스포라의 고통이나 홀로코스트 등 그들에 대한 인종 차별적 박해를 생각하면 우호적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의 시작은 미국의 영향을 받은 교육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의 '이스라엘은 선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세뇌(?) 때문일 거다. 탈무드의 배움도 그 영향이 컸고... 당연히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그림자가 유대인이란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유대인의 선민의식이 그들만의 아집일 뿐이지 세계 평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거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공격도 그렇고... _화학무기의 일종인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기사를 읽어보라...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들이 약자이며, 그들이 윤리적으로 옳다고 선전되니... 왜 그들은 그들이 겪었던 고통을 다른 민족에게 되풀이하는 걸까?..._ 

 

미국 전체 인구에서 유대인은 약 2.5% 정도라는데 그들이 미국 국민소득의 15%를 차지하고 있단다. 미국 부자 상위 40명 중에 18명이 유대인이라지... 그들은 자본의 힘으로 언론과 자본을 지배하고 행정부에 로비하여 권력을 움직인다. 그들의 자본력은 가히 경쟁자가 없을 정도이다. 글로벌 헤지펀드(Hedge fund) 상위 10개 중 9개가 유대계 자본이라지. 그들은 이익이 예상되면 국적이나 업종도 따지지 않고, 심지어 비윤리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가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했던 시절의 그 악명 높은 조지 소로스나 KT&G 공격한 칼 아이칸, 얼마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딴죽을 건 엘리엇도 유대계 자본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유대계 핫머니에 대해 질린 사람들은 그들을 '금융테러리스트'라고도 한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유대인의 금융적 파워가 대단하다는 거다. 이런 점에서 그들의 행태가 밉기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존경심이 우려나기도 한다. 유대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부를 형성했을까? 아니, 그 이전에 그들의 DNA엔 정말로 상거래와 금융에 특화된 재능이 박혀있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줄 수 있는 책을 손에 잡았다.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1권 : 세계 경제의 기원 | 고대 경제사 上>은 "오늘날 전 세계 금융 권력을 지배하는 유대인, 그들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5천 년간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유대인의 역사 속 궤적을 추적한다!"는 명제로 세계 경제의 기원을 밝혀나간다. 10권의 시리즈로 기획한 모양인데, 1권은 '아브라함 시대의 다신교 사회'부터 시작하여 '페니키아, 히브리, 그리스의 상권 각축'까지, 즉  유대인의 제1차 이산이라는 바빌론 유수기 이전까지의 서남아시아(中近東)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인류 최초의 도시라는 예리코와 고도로 발달한 수메르 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책을 통해 알고 있지만, 이런 고대의 유적이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 책은 아주 매끄럽게 정리해 놓았더라. 덕분에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을 연결시킬 수 있는 좋은 배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내세 종교)와 다른 유대교(현세종교)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더라(122쪽 참고). 그리고 풍부한 이미지 자료를 삽입하여 읽고 이해하기 편한 기획도 돋보였다.

 

책의 핵심인 유대인들의 상업적 능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 재능은 솔로몬왕의 시대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더라. 솔로몬은 강력한 기병부대 창설로 육상교역로를 장악하여 무역이권을 챙겼고, 해상무역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통상관계를 증진하였다고 한다._중국측 자료에 의하면 솔로몬 왕 시대에 이미 많은 유대인이 중국의 유명 항구를 드나들었다고 하네._ 그 무엇보다 솔로몬의 군수품 중계무역이 눈에 띄었다. 왕은 길리기아 말을 사들여 군마로 훈련시켜 이집트에 팔고, 그 대금으로 이집트의 우수한 전차를 사들인다. 다시 그 전차에 훈련된 군마를 묶어 북쪽에 있는 헷 사람과 아람사람의 왕에게 팔고 그 대금으로 다시 말을 사들였다. 이게 바로 비교적 고난도의 중계무역 아닌가. 그것도 꽤 남는 장사... 이후 중계무역은 유대인 특유의 장기가 되었다고 이 책은 서술하고 있다(302쪽 참조). 이후 고난의 시대를 거치면서 유대인의 핏줄에 이런 상업적 마인드가 쌓인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정말로 쉽게 읽힌다. 그만큼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문장을 가다듬은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경제관련 서적이 맞나~ 싶을 정도로 폭넓게 지역 문명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다. 유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경계를 벗어나 관련 있는 저변의 상식까지 저절로 알게 해 준다. 특히 내용에 적절한 이미지를 삽입함으로써 그 이해도를 넓히게 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10권으로 구성되었다는 전체를 아우르면 정말 괜찮은 책일지 몰라도 이 책만으로 유대인의 경제사를 꿰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저 출발점일 뿐이다. 저자의 여러 책을 참고삼았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중간을 넘어가니 여러 부분에서 이야기가 중복되기도 한다. 물론 테마별로 엮으니 그렇겠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흥미롭게 읽히는 대단한 책이다. 유대인의 부에 대해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에게는 아주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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