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의 시대 - 21-22세기 미래 예측 보고서
로버트 J. 실러 외 지음, 이경남 옮김, 이그나시오 팔라시오스-후에르타 기획 / 알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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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 후의 세계? 100년 전 일제하의 구한말 시대와 지금의 대한한국을 비교해 보면 대략 엇비슷하게 추정할 수 있으려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100년 전과 지금의 한국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 100년 후의 세계는 솔직히 나는 상상이 잘 안 된다. 10년이면 상전벽해라 하여 강산도 변한다는데 100년의 시간 지평은 어림짐작이 어렵다. 한 30년 정도까지는 지금의 과학적 성취와 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어찌 유추해 볼 수는 있겠다. 작금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내 보편화 될 것으로 보이는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는 그려진다. 조금 더 시간의 공간을 확장하면 수소자동차나 무인자동차까지는 끼워 맞출 수 있으나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이다.

 

<새로운 부의 시대 In 100 Years : 21-22세기 미래 예측 보고서>의 밑바탕엔 1930년 경제학자 케인스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유명한 케인즈가 <우리 손주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이란 100년 후 세계를 예측한 글을 발표했나보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런던정경대의 한 교수께서 앞으로 "100년 뒤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작금의 경제·사회학 석학 10분에게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가 이룩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환경에 대한 지식의 진전사항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들만 모아 미래를 예측하게 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_이 책엔 과학 분야가 주가 아니다. 이 말은 SF영화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첨단기술의 발전 예측은 없다는 거다. 고로 책이 좀 고루한 면이 있다_

 

몇몇 테마는 아주 관심 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나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중국에 대해 석학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뭐 특별한 것은 없더라. 권리혁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중국이 더 포용적인 방향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20~30년 뒤 추진력을 잃고 말거라고 예단하네. 하지만 그 뒤 '부와 자위적 사회'란 측면에서는 2113년에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부유해질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도 여전히 개인이든 나라든 빚에 허덕이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위기에 시달릴 것이라 하니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 보인다. 미국에게 21세기는 내리막길의 시발점이 될 거라는 전망이 얼른 눈에 들어왔다. 세상은 돌고 돈다하니 두고 볼 일이다.

 

다음 200년 동안 인류가 어려운 고비를 맞게 된다면 그것은 환경이나 에너지나 전통 경제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요인이나 전쟁, 갈등 등 사회적인 요인에서 비롯될 확률이 더 높다. _5장 색다른 위기의 출현 186쪽_

 

지식 경제에서 승인의 경제(역량권위나 신용도를 입증해야 하는 경제)로의 진행은 조금 흥미로웠지만 이 책에서 특별한 것을 얻은 것은 없다. 다만 공통적으로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음을 느꼈다. 이 문제는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하는데 미국도 어깃장거리고 있다는 걱정을 읽을 수 있더라. 그래도 지금의 석학들이 100년 후의 미래를 어떻게 진단·예측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_책의 기획·편집이나 지질은 이 출판사의 명성만큼이나 괜찮았다._ 
인간사 100년이란 길고도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길고도 아주 길어 보이는 100년의 흐름도 한 인생의 삶에서 바라보면 덧없이 짧기만 하여 그저 한 순간의 바람이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그 유의미에 따라 참 상대적인 개념이란 걸 새삼 실감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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