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우르줄라 포츠난스키 지음, 안상임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지오캐싱(Geocaching)!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보물찾기 게임을 경험한 바 있을 것이다. 내 유년의 기억에도 소풍의 즐거움 중 하나가 보물찾기 시간이었다. 이런 어릴 적의 추억을 하이테크의 시대에 맞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어른들의 놀이로 발전된 것이 지오캐싱이다. GPS수신기(요즘 스마트폰엔 기본)를 활용하여 지도좌표(Map Datum, 세계적으로 WGS84방식을 쓴다고 한다)에서 캐시(cache, 은닉물을 일컬음, 방수용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사용)를 찾는 야외 활동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캐시 속에는 로그북(logbook, 찾은 날짜를 기록하는 종이나 수첩)과 함께 간단한 물품이 들어있는데, 그냥 가져가도 되지만 일반적으로 가치가 비슷한 물품을 넣어두는 것이 매너라 한다. 그러니 보물은 바뀌어도 보물 상자는 항상 그 위치에 존재하게 되고 게임은 계속 진행형이 되는 것이다.

 

파이브(FÜNF)! 독일어권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는 스릴러 범죄소설이다. 어떤 목장에서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 여인의 발바닥에 새겨진 알 수 없는 문자와 숫자... 당연히 이것은 지도좌표... 이를 수사하는 주인공 여형사 베아트리체와 플로린 형사, 좌표 지점에서 발견되는 일련의 메시지와 소름끼치는... 그리고 이어지는 실종... 더 이상의 내용은 앞으로 읽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자. 미스터리 추리소설은 스포일러(spoiler)가 정말 책 읽을 맛을 떨어뜨린다. 어쨌거나 다섯 단계의 플롯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참 탄탄하다는 것을 느낀다.

 

흥미진진! 지오캐싱이라는 소재가 완전히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적절한 서스펜스를 유지하게 하는 좋은 장치가 되었다. 살인자(owner)가 누구인지 얼른 유추할 수 없으면서도 말미에 여러 사건들이 깔끔하게 맞물리는 정리의 단계도 꽤 괜찮았다. 잘 엮어나가다가 말미에 허탈하게 매조지하는 몇몇 스릴러 소설보다는 확실히 나아 보인다. 이 소설이 인기를 얻고 영화화된다면 지오캐싱를 보급화 하는데 큰 역할을 하겠구나~하는 생각도 했고... 

 

A급 스릴러? 완전 A급 스릴러 소설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싶다. 분명히 흥미롭고 스토리가 잘 짜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전개의 전개, 즉 살인자가 특정 형사를 지적인 승부 파트너로 지목하여 어떤 특별한 교감을 나누면서 위기와 결말로 치닫는건 스릴러 영화에서 너무 흔하게 봐온 작법(作法)같다. 조금은 식상함에도 불구하고 이 <파이브>는 스릴러(연쇄살인)소설의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 공식을 매우 잘 살려낸 우수작으로 여겨진다. 잔혹하지만 음란함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고... 또한 지오캐싱이 건전한 모험심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청소년이 읽더라도 크게 문제없는 심리 스릴러 범죄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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