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북유럽! 최근 이슈를 생각해보니 핀란드식 교육 관련 기사, 이케아 디자인과 인테리어, 밀레니엄·네메시스 등 북유럽 스릴러 소설, 벼락 망치의 주인공 천둥신 토르 등등이 떠오릅니다. 특히나 북유럽 신화는 어떤 영감을 주는 모멘트가 많더군요.

 

  이왕 북유럽을 떠올렸으니, 떠올린 생각을 좀 더 짚어가 봅니다. 핀란드나 우리나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살아남기 위한 탈출구로 '교육'에 목숨 걸다시피 하고 성과 또한 엇비슷한데, 그 방법론이 다르다지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주입하는데 공을 들인다면 그들은 아이들을 더욱 자유롭게 자라도록 이끌어간다더군요. 그래서 "한국 교육의 성취는 경쟁의 결과이고, 핀란드 교육의 성취는 협동의 결과"라고들 하더군요. 몇 년 전부터 잘나가는 핀란드식 교육을 우리 교육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무수히 있었나 봅니다. 수준별 수업이나 교과 교실제, 근자에 회자하는 고등학교 문과·이과 폐지도 이런 연장선에서 바라봐야할 것 같고, 나아가서는 분명 '무학년제, 개별화된 교육과정' 이런 안(安)들이 나올거라 봅니다. 그런데 그거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2012 학교에서의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는 예상대로 꼴찌지만, 핀란드도 밑에서 6위라는 걸. 물론 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요. 이 분야와 관련하여 <지식채널e>의 "핀란드의 실험", 이거 볼만 했습니다.

 

  다음은 공룡급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한국 진출이 불러온 시끄러움을 생각해 봅니다. 그 단순한 듯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과 기본에 충실한 품질이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더랬죠. 그동안 별스런 경쟁자가 없어 제품 질에 비해 상당히 거품이 끼다시피 한 우리 가구업체들의 당황스러움을 오히려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이케아의 디자인을 보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디자인이 묘하게 섞혀있는 듯합니다. 저는 '북유럽의 젠(禪)스타일'로 인식하고 맙니다. 그런데 저런 스타일이라면 우리 가구업체도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자연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디자인은 우리 또한 품격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아~ 갑자기 구창모의 노래 하나가 떠오릅니다, 아픈 만큼 성숙 해지고……. 아무튼 우리 가구업체가 부디 이케아의 후폭풍을 견뎌내고 살아남길 응원해 봅니다.

 

  스릴러 소설. 전 추리소설은 좋아하지만 인간의 잔혹함을 일깨우는 호러, 스릴러 소설 이런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어두움이 엄습하면 괜히 심란함만 더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쩌다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레오파드>를 읽으면서 푹~ 빠져들었습니다. 읽어야할 순서가 거꾸로 되긴 했지만 이 책에 이어 <스노우맨>과 <레드브레스트>까지 내달렸습니다. 내친김에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까지 저절로 탐독하게 되었더랬죠. 인간의 흉포함 이면에 얽혀있는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와 고통이 잘 그려졌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지역의 춥고 습한 지리적 여건이 특유의 느와르적 감성을 키운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구요. 출판가에서도 북유럽 스릴러 소설을 일종의 트렌드로 부각시키고 있느니만큼 좋은 소설이 더 많이 소개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요 네스뵈의 신작 <네메시스>도 상당하다는데 시간나는대로 손에 잡아봐야겠습니다.

 

  어벤져스2의 촬영으로 시끄러운 서울. 여러 비판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울의 촬영지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단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초상권이니 고소니 다소 자존심 상하는 대목이 없지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의 개량적 평가는 지금의 잣대로 쉽게 들이대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죠. 따지고 보면 서울시의 결정이 대단한 게 아니라 꾹~ 참아준 서울시민이 박수 받아야할 일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각설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슈퍼히어로들 중 천둥의 신 토르가 바로 북유럽 신화의 메인 주인공이지요. 북유럽의 신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때론 나약하면서도 때론 아주 강한 캐릭터가 특징이더군요. <반지의 제왕>이나 <아바타> 등이 북유럽 신화의 키워드(신, 거인, 난쟁이, 엘프, 중간계, 세계나무, 절대반지, 최후의 날 등)를 차용한거라 하니 가히 21세기적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군요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란 책을 보는 순간 팍! 꽂혔습니다. 야~ 북유럽에 대해 뭔가 기본을 더 알 수 있겠구나~...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요. 제 기대수준에 턱없이 부족한 책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생 정도의 학생들이 보면 딱 좋을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저자는 북유럽 5개국에 살아본 적이 없는 분 같습니다. 그냥 이리저리 자료를 긁어모아 읽기 쉽고 맛깔스럽게 잘 편집한 책입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 누구나 들어온 내용을 조리 있게 엮었다는 느낌! 인터넷 서핑이나 구글링하면 나오는 정도, 해외전문 여행사에 가면 하나씩 얻을 수 있는 안내서 정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군요. 저로서는 많이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흔히 좀 똑똑하고 책 쓰는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이런 류의 책을 내는 경향이 있더군요. 책의 내용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중고생이나 북유럽 입문자들이 대략적 맥을 집기에 유용할거라는 건 인정. 초중고 도서관 비치용으로 적격), 제가 기대한 그런 책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책을 내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저는 이런저런 자료를 모아 짜깁기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에고~

 

  어쨌거나 북유럽에 대하여 저는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북유럽에 관한 책이 나오면 분명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겁니다. 그 지역의 신화나 역사, 문화와 사회제도가 우리 유교권과 너무나 다르면서 행복 지향적이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그 지역 사람들의 친환경적 삶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인성과 협력을 가르치는 그 마음의 근본,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이 좋습니다. 그쪽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여하간 감성이 내포된 깊이 있는 책이 아니라 단순한 지식을 결집한 얕은 책이어여서 실망했지만, 그래도 북유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즐거움이 함께한 책읽기였습니다. 여행의 신이 있을까요? 그 어떤 따스한 숨결이 바람처럼 찾아와 저도 북유럽! 그 전설의 땅을 거닐어 볼 기회가 오길 살짝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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